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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신들린 플레이에 e스포츠 팬 찬사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05.15 11:49
  • 수정 2019.05.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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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 밤 무패 우승을 꿈꾸는 IG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SKT T1이 진검 승부를 치렀다. 한치 앞도 물러서지 않는 자존심 대결. 서로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세계적인 e스포츠 스타 '페이커'가 신들린 활약을 선보이며 게임을 승리로 가져왔다.
양팀간 대결은 경기전부터 화제에 오른 경기다. 사실상 미리보는 결승전이라는 평가다. SKT T1은 '리그 오브 레전드'전통의 명가로 최근 성적이 떨어지는 가운데 절치부심하며 다시 부활을 선언. 2019시즌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IG는 지난해 롤드컵 우승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팀으로 자리잡은 팀이다. 두 팀간 상대전적은 4:0으로 SKT T1의 우세. 그러나 MSI2019에서 최강 IG는 단 15분만에 SKT T1을 제압, 현 챔피언으로서 위용을 알렸다. 

MSI2019 5일차 마지막 경기에서 양 팀은 또 한번 정면 승부에 나선다. 전승 우승을 노리는 IG, 그리고 15분57초의 굴욕을 지우려는 SKT T1. 두 팀은 서로 자존심이 걸린 맞대결에 임한다. 경기 내용역시 치열하다. 서로 CS한개라도 뺏기기 싫은 듯 치열한 맞대결을 선보인다. 덩달아 팬들은 CS하나라도 앞서면 흥분했고, 킬이 나오면 경기 관전창은 폭발했다. 그 만큼 몰입도 넘치는 경기였다. 

경기 초반 클리드가 탑라인을 공략하며 퍼스트 블러드를 땄다. 덕분에 SKT는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것도 잠시 각 라이너들간 대결에서 변수가 겹치면서 조금씩 CS가 밀리기 시작한다. 특히 SKT T1 클리드가 공격적으로 운영하면서 사냥보다 라이너 봐주기에 치중하는 사이 닝은 크게 성장한다. 공교롭게도 앞선 경기에서는 SKT T1 클리드가 사냥에 치중했고, IG 닝이 공격적으로 갱킹을 다니는 그림을 보여 완벽히 상황은 반전된다. 

경기 스노우볼은 '귀환 타이밍'에서 부터 굴러간다. 두 탑라이너와 미드라이너 모두 충분히 돈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귀환할 생각이 없다.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CS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을 아는 듯 서로 타워를 붙들거나 정글러를 호출하면서 칼같은 CS먹기에 돌입한다. 심지어 마나가 거의 떨어진 상황에서도 이는 그대로 유지된다. 

첫 스노우볼 장면은 닝과 더샤이가 사이좋게 SKT T1블루로 진격, 이를 스틸하면서 부터 시작된다. 분명히 마나가 없는 상황에서도 페이커는 물러섬이 없었다. 타워를 붙들고 끈질기에 CS를 수급. 상대적으로 CS가 뒤쳐지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 장면을 지켜본 정글러 닝은 미드 라인으로 진격, 다이브에 성공하는 듯 했다. 그 순간 페이커는 기가막힌 점멸과 함께 갱킹을 회피하고 속박을 건 가운데 클리드가 난입해 킬을 먹는다. 두 번째 킬. 클리드는 이로서 날개를 단다. 상대 조합인 신짜오, 사일러스, 조이 등 이동기가 부족한 챔프들인만큼 클리드가 성장해 경로를 가로막고 버티면 게임은 한결 수월하게 흘러가는 그림이 틀림 없다. 특히 이 타이밍에 백업을 온 칸이 미드라인 CS를 먹으면서 백업했고, 탑 CS가 점차 벌어지면서 스노우볼이 굴러간다. 

흐름은 여기서 결정된다. 칸은 지속적으로 미드라인으로 내려와 라인에 개입하고 압박을 주며, IG는 갈리오와 신짜오를 동원해 압박을 풀려한다. 이후 미드라인에서 칸과 페이커가 합작해 갱킹을 하면 받아치기를 시도하는 형태다. 거의 모든 장면에서 이득은 SKT T1에게로 흘러갔다. IG는 기동력싸움에서 뒤지면서 스펠을 다수 사용해야했고 이 스노우볼이 조금씩 굴러가기 시작한다.   

기가막힌 장면은 더 있다. 칸은 탑라인에서 더 샤이를 도발하면서 아슬아슬하게 킬각을 내줬다가 빠지기를 반복, 사일러스를 아예 탑라인에 묶어버린다. 그러면서도 CS에서는 우위. 라인전에서 만회를 원했던 더 샤이는 타워를 깨고 칸을 사냥하는데 혈안이 돼 있었고, 실제로 좋은 장면을 다수 선보이며 타워를 가져온다. 댓가는 컸다. 미드라인부터, 정글, 바텀이 모두 터져버리면서 게임 스노우볼은 크게 굴러간다. 
 

이미 이득을 다 취한 SKT T1은 이제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시야 싸움에 돌입한다. 바론사이드를 장악하고 끊어 먹기를 하는 가운데 1:3:1 운영에 돌입한다. 다만 최근 경기에서 보였던 움직임과 달리 라이즈는 궁극기로 싸움에 합류하고, 칸은 CS대신 한발 더 빠르게 움직여 교전에 합류하는데 주력했다. 

IG의 숨통은 바텀에서 끊겼다. 바텀라인에서 라이즈가 합류해 킬 전과를 올린 뒤, 그대로 칸이 합류 궁극기로 3인을 묶었다. 데마시아를 외치며 클리드가 돌격해 3킬을 따내면서 게임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단계까지 오른다. 

최후 결전은 역시 바론 앞 한타였다. 마타 브라움 궁극기가 적 바텀듀오를 저격한 가운데 불안한 교전이 시작된다. 보이스콜에서는 '뒷라인이 안좋다'는 불안한 음성이 오갔다. 순간 칸이 진입해 적진영을 묶고 페이커가 등장한다. Q,E,평에 한명씩 녹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적진영을 쓸어 담는다. 이현우 해설은 "대장군님이 나가신다"를 외쳤다. 김동준 해설은 "으아아아아아! 클리드!"를 외쳤다. 성승헌캐스터는 "페이커"를 외쳤다. 게임은 끝났다. 

페이커가 미쳐 날뛰는 경기였다. 경기 숨은 공신은 테디다. 테디는 바텀 라인에서 내내 밀리는 듯 했지만, 찬스때마다 W+궁극기 콤보로 주요 챔프들의 체력을 바닥내 버렸다. 비교적 리치가 짧은 챔프들이 뒷걸음을 치는 사이에 쏠쏠한 딜을 꽂아 넣으면서 전체 딜량에서도 페이커와 대등한 딜량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위 '뻥딜'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지표다.

기가막힌 승리였다. 스트리밍 사이트 기준 인터넷 시청자수는 약 20만명에 달했다. 팬들은 이 승리에 열광하며 승전보를 전한다. 각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페이커글이 끊이지 않는다. 다시 한번 팬들이 결집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는 5월 18일 오후 4시 SKT T1은 G2와 4강전을 펼칠 예정이다. SKT T1이 왕좌 탈환에 성공할 것인가. 또 한번 팬들은 페이커를 외칠 것인가. MSI 2019가 절정으로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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