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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의 기적, 팀 리퀴드 챔피언 IG 3:1로 꺾고 결승 진출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05.17 23:20
  • 수정 2019.05.17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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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 일어났다. 약체팀 팀 리퀴드가 챔피언 IG를 3:1로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충격적인 결과에 관중들이 폭발했다. 북미와 한국 중계진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라며 극찬을 보냈다. 중계방송을 보던 북미 시청자들은 "내가 이 자리에 있었다(I WAS HERE)"라며 경기를 칭송했고, 타이페이 관중들조차 '팀 리퀴드'를 외쳤다. 

팀 리퀴드는 당초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출발한 팀이다. 시드 조차 받지 못한 약소팀인 셈. 상대 IG는 그룹스테이지 9승 1패. 이른바 무적으로 불리는 디팬딩 챔피언이다. 예선전에서도 팀 리퀴드는 IG를 상대로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패배했다. 사실상 팀 리퀴드가 단 1세트라도 가져올 수 있을지가 사전 관전 포인트였다. 

실제 경기흐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첫 경기에서는 전라인에서 IG가 이득을 굴린다. IG는 한때 글로벌 골드를 6천골드까지 앞서면서 스노우볼을 굴린다. 한가지 차이점은 팀 리퀴드의 분석. 팀 리퀴드는 닝의 동선을 사전에 예측하고 움직이는 장소마다 와드를 깐다. 닝이 오는 동선을 노려 끊어먹기를 시도하고, 이를 원천 봉쇄해버린다. 그러나 라이너들의 기량덕분에 IG는 스노우볼을 굴리는데 성공한다. 바론 획득수도 2회. 열심히 공성에 임했지만 수성대장 더블리프트의 시비르가 라인을 깔끔하게 클리어 해내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진다. 누가 봐도 IG의 압승이 나올만한 장면이다. 그런데 한타 장면이 어설펐다. 상대를 끈질기게 추적하던 IG는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고 임팩트의 니코가 궁극기를 작렬시킨가운데 한타가 폭발하면서 역전각이 나온다. 그대로 바론을 먹은 팀리퀴드가 승리하면서 게임을 가져온다.

두 번째 경기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이번에는 팀 리퀴드 바텀레이너 더블리프트가 베인을 픽한 가운데 미드라이너 옌슨이 오리아나를 픽했다. IG측은 닝의 동선이 읽히는 점을 모르는 듯 동일한 전술로 임한다. 라이너들이 폭발하면서 라인전을 이끌어내지만 팀 리퀴드는 소위 '뒤로 눕는 플레이'를 거듭하면서 버티기에 돌입한다. 버티고 버티던 팀 리퀴드는 또 한번 상대를 유인하는데 성공한다. 탑 라인에서 적들이 옹기종기 몰린 사이 충격파가 폭발, 일발 역전에 성공하면서 또 한번 4천골드차이를 뒤엎으며 승리한다. 경기 도중 캐스터가 점프하는 장면은 그리 흔하지 않은 듯 하다. 

세 번째 경기는 절치부심한 IG가 쇼케이스를 벌인다. 기,승,전, 루키로 게임은 귀결된다. 르블랑을 뽑은 루키는 무서웠다. 라인전을 터트리는데 이어 렉사이를 픽하고 맵을 넘나들던 엑스미시를 저격하는가 하면, 고비때 마다 더블리프트 저격에 성공. 탑클래스 미드레이너로서 자신을 어필한다. 경기장면은 단순한 스크린샷 한장으로 요약 가능하다.

네 번째 경기는 요약이 쉽지 않다. 경기를 관전한 북미 유저들에 따르면 코어 '더 갓' 장전(CORE 'THE GOD' JJ)가 대부분 장면에서 기가막힌 CC를 걸어 싸움을 여는 가운데, 엑스미시 스카너가 난입해 궁극기로 숨통을 끊어 놓는 경기였다. 지난 경기에서 AD케넨으로 버티기를 하던 임팩트는 AP케넨으로 전환, 위협적인 딜러 역할을. 옌슨은 럭스를 픽해서 CC기와 딜, 그리고 결정적인 장면에서 기가막힌 실드를 걸면서 게임을 보완한다. 전설적인 선수 더블리프트는 카이사를 픽했다. 더블리프트는 전판 '무한의 대검'빌드를 타면서 실패를 본 점을 깨달은 듯 이번에는 폭풍의 갈퀴를 가져가면서 안정성을 더했고 이 피드백이 그대로 적중했다. 

대다수 주요장면은 동일한 흐름이다. 코어장전이 기가막힌 도발에 성공하고, 팀리퀴드는 이를 기반으로 이득을 굴린다. 경기 스노우볼은 한없이 굴러가고 25분경 글로벌 골드는 1만까지 차이난다. 차근차근 이득을 굴려 타워를 깨고, 3억제기를 쳐낸 뒤 본진으로 진격, 숨통을 끊어내면서 경기를 마무리 짓는다. 

이번 승리로 북미 LCS는 리그 진출팀 역사상 메이저대회 결승에 진출한다. 무관의 제왕 더블리프트가 처음으로 결승에 서게 되는 셈. 이 외에도 수많은 기록들이 이번 경기에서 다시 쓰였다. 어쩌면 수 많은 북미 '리그 오브 레전드'팬들이 드디어 현실로 다가오는 지도 모를 일이다. 방송 도중 점프하는 캐스터도, 채팅창에 이 날을 기념하는 글과 스크린샷과 인증샷을 찍는 유저들이 나오는 것도 납득이 갈만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팀 리퀴드가 우승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팀은 내일 오후 4시부터 진행되는 SK텔레콤 T1과 G2이스포츠간 경기결과에 따라 승자와 결승전을 갖는다. 두 팀 모두 IG에 못지 않은 강팀으로 상대하기가 쉽지 않은 팀들이다. 이번에도 언더독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우선 내일 경기를 먼저 주목해보자. 

한편, 팀 리퀴드와 IG간 4강 경기는 트위치 북미 채널기준 23만 4천명, 유튜브 북미 채널 기준 16만명이 관람했다. 현지시각 오전 7시경부터 진행되는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국내에서도 경기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트위치기준 11만 8천명이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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