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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곤의 멘토링 칼럼] 모바일게임 퍼블리셔가 필요할까?

  • 정리=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19.05.23 13:27
  • 수정 2019.05.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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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론칭 후 결과를 받아 들고도 그 지표를 어떻게든 부정하고 싶은 개발사들의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필자가 모처럼 판교에서 라이트게임 개발을 하는 스타트업 후배와 저녁자리를 가진 날, 그의 이야기는 마음에 참 와 닿았다. 
어떤 퍼블리셔에서 자기네 게임 분석을 해보고 잔존율을 몇 퍼센트(%)만 개선하면 계약을 하겠다는 제안을 했는데 그 후배는 안 할 것이라고 했단다. 
이유는 이미 부족한 게임성 때문에 증명된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투입하는 열정이면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고 한다. 

필자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다. 가끔 잘 안된 게임의 리뷰를 하는 자리에서 대표들에게 왜 이 게임이 실패한 것 같냐고 물으면 대다수 홍보와 마케팅이 부족했다(일방적인 퍼블리셔 탓 또는 자체 서비스를 했어도 자금이 부족했다는 이유)고 말한다. 
게임의 어느어느 부분에서 밸런스에 문제가 있었고 게임성이 어땠는지 등의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설사 게임 얘기가 나와도 핵심 게임성의 밸런스와 재미요소 보다는 콘텐츠가 부족했다거나 업데이트가 늦어졌다는 부차적인 부분을 짚는 경우가 더 많다. 
단순하게 풀어보자면, 홍보와 마케팅이 부족해 유저가 모이지 않았고, 반대로 유저가 많으면 재미있는 게임인데 유저가 적으니 어쩔 수 없이 게임을 접었다는 논리이다. 

과연 그럴까? 모바일게임의 전환율과 잔존율, ROAS(Return on Advertising Spend, 광고비 대비 매출 회수율), LTV(게임 설치 후 고객 지불금액) 등의 수치는 이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확인할 수 있는 정보다. 전환율은 어떻게든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한 때 필자는 퍼즐 3매치 장르로 이를 69.7%까지 올리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물론 광고 소재에 없는 내용이 나오는 것을 확인한 유저들이 실망하여 나가면서 잔존율이 더 떨어지기는 했지만 주목할만한 수치다. 
단언컨대, ‘잔존율이 핵심 게임성“이라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잔존율은 게임을 계속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의 시대에 퍼블리셔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으로 변했다. 
퍼블리셔란 개발비를 어느 정도 회수시켜주고 초기 마케팅을 도와주는 정도 외에는 기대할 부분이 없다고 보는 것에 무게를 둬야한다. 이미 수치가 나왔는데 마케팅비를 아낌없이 투자해줄 퍼블리셔가 있을까. 
그런 입장에서는 론칭 전에 게임성과 디테일을 조금이라도 더 깊이 파고 직접 게임 론칭을 한 후 지표 개선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해야한다. 
또한 마켓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BM을 설계하는 등의 체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반드시’ 작은 게임 회사일수록 ‘꼭’ 필요하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결과는 본인들의 몫이지만, ‘퍼블리셔가 있으니까’라는 식의 안주하고 기다리는 모양새보다는 어렵고 힘들어도 직접 경험하고 결과를 받아드는 것이 회사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더 유익하다고 본다. 

필자와 만난 후배가 헤어질 때 했던 말이 유난히 가슴에 꽂힌다. 
“직접해서 성공해야 우리 회사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죠.”

그처럼, 반성할 수 있어야 나아갈 수 있다.

 

* 배성곤 대표
+ 스프링컴즈 대표, 코파운더
+ 광운대 스마트융합대학원 초빙교수 
+ 전, 액토즈소프트 부사장 
+ 클래게임즈, 이엔피게임즈, 탭조이 등 경영 고문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편집자주>

 

[경향게임스=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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