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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 교수 “게임과몰입, ‘관계’가 핵심 요인”

  • 용산=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9.06.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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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문화재단은 6월 3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게임과몰입힐링센터 5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첫 발제강연을 통해 게임과몰입의 촉발은 게임보다는 기저에 있는 ‘관계에서의 스트레스’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이날 ‘게임과몰입은 무엇인가’에 대한 발제강연을 진행한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과몰입에 대해 기존에는 도박이나 알코올 등 모든 것에 대해 유난히 과하게 몰입하는 현상은 한국에서 많이 주목해왔다. 한국인들은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특성이 있으며, ‘놀 때조차 부지런하다’는 것이 외국 심리학자들의 평가다. 한국인의 뇌를 조사해보면 낙천성이 떨어지며, 낙천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근면성실한 특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김 교수는 2014년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중앙심리부검센터에 근무한 경험을 소개했다. 이곳은 자살의 원인을 탐색하는 일을 하는데, 한국인의 자살에는 독특한 특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난 등이 자살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꼽히는데, 실제로는 무엇인가를 만났기 때문에 촉발요인이 힘을 발휘했으며, 심리부검 결과 한국인의 자살에는 6개월 이내 가까운 지인의 자살이 선행됐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강한 관계적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모든 것을 관계로 묶어 해석하는 경향이 있고, 이것이 모든 안좋은 것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몰입과 과몰입에 대해 그는 몰입의 연속이 과몰입이 아니며, 둘의 원인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몰입은 영어로 ‘flow’로, 과제의 난이도와 실력 모두 높아지며 매우 긴 시간에 걸쳐 내적 동기가 투여되는 정신적 경험이다. 이른바 ‘득도’한 상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과몰입은 즉시적으로 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병적 게임 과몰입은 충동조절장애 등으로 분류되기도 하며, 그 원인에 대해서는 게임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상은 부모와의 잘못된 관계에서 출발하며, 부모의 지나친 통제와 간섭, 또는 과도한 기대 등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게임이 문제라는 생각에 머물게 되면 그 원인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그는 설명했다.

게임을 미워하는 이유로 그는 물리적인 것에 더 지불하려 하지만 실상 선택은 디지털을 더 선호하는 점에 주목했다. 게임은 대부분 물리적인 형태로 존재하지 않기에 이같은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중독’, ‘질병’ 등 명사가 주는 낙인효과도 있다. ‘사람을 죽였다’와 ‘살인자’의 경우 반응이 다르며, 이 중 명사인 ‘살인마’라는 점에 대해 더욱 나쁜 평가를 내리게 된다. 명사는 수많은 언어활동 중에서 생각이 필요하지 않아 더이상 언급하지 않기 위해 쓰이며, 게임에 대해서도 이같은 낙인을 찍게 되면 문제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스스로 없애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일 교수는 “욕구에 대한 사회적 관점이 너무 쉽게 결정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하게 된다”며 “눈에 보이는 촉발요인으로 보이는 게임에 집중해 정작 중요한 관계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보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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