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곤의 G멘토링 컬럼] 스타트업의 품격
[배성곤의 G멘토링 컬럼] 스타트업의 품격
  • 정리=윤아름 기자
  • 승인 2019.06.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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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스타트업의 번성기라 할만하다. 쉽게 성공하기 어려워진 게임업계의 환경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개발사를 위한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느끼는 점은 몇 년 전에는 들어서 알만한 회사가 꽤 있었는데 최근에는 처음 보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인재들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그런 상황에서 몇 가지 사례들이 우려되어 고민이다. 

우선, 이른바 ‘C레벨(기업 VIP임원을 뜻함) 놀이’를 하는 스타트업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의미이냐 하면 직원 5~10명 규모의 스타트업을 미팅 갔는데 그 곳에서 필자가 받은 명함에는 CEO, CTO, CSO, CMO 등의 직책을 갖고 있었다. 
이제 ‘꼰대’가 된 필자가 최신 트렌드를 이해 못하고 왜곡된 시선을 봤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의 성과를 시장에서 인정해준 회사가 아니라면 첫 출발부터 화려한 타이틀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그 직책을 부여받아 이미 성공한 회사의 임원처럼 여유로운 마음으로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회사가 성장하면 언젠가는 외부의 좋은 인재를 영입할 기회가 있을 것이고 필자 경험상, 창업자인 나보다 실력있는 전문가를 무엇보다 모시고 싶어지게 된다. 그러나 이미 좋은 자리는 스타팅 멤버들이 다 차지하고 있다면 대표에겐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될 지도 모른다. 
젊다고 해서 C레벨 타이틀이 무리라는 생각은 절대 아니다. 그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회사를 이끌어가는 청년 사업가들을 필자는 많이 만나봤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회사의 외실보다 내실, 즉 스스로의 열정과 패기, 인내를 믿고 나아간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성공한 대기업 스타일의 운영 방식을 따라가는 것이다. 조직원에 대한 복리후생과 대우는 당연히 더 좋으면 좋은 것이 맞다. 그런데, 아직 매출도 나오지 않은 회사가(특히 투자자의 돈까지 받아서 운영하고 있다면) 어느 정도는 성공하기 전과 후의 확실한 기준을 정해서 차근차근 개선해 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투자를 받자마자 회사의 인테리어를 근사하게 꾸미는가 하면 외제차로 바꾸는 대표들을 종종 보았다. 
이와 같은 사례는 시장의 입장에서 봤을 때 스스로 개발한 게임으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조직의 경우라면, 그 기업의 가치는 1도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세 번째는 홈런 정신이다. 한방에 팔자를 고치겠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만드는 분들이 더러 있다. 일 년에 몇 개의 게임이 예상외의 흥행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런 탓일까. 너무도 쉽게 매출 목표를 수백에서 수천억원으로 공언하고는 한다. 따지고보면 로또 당첨자도 매주 몇 명씩은 나올 때가 있다. 그런데 반대로 보면 게임은 그 이하의 성공 확률인 것이다. 야구로 말하면 일단 번트를 치고 출루를 하거나 1루타라도 치고 출루를 한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타이틀을 갈고 닦는 것이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방망이를 짧게 잡는 것이 어쩌면 홈런의 기회를 얻을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은 인내의 싸움이다. 매출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금이 바닥나고, 개발이 지연되고, 개발자가 뽑히지 않고, 프로젝트가 좌초하는 등의 수많은 난관을 맞이하고 변수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다.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곳이 바닥이 아닌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 어쩌면 스타트업은 실패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털고 다시 시작하는 회복력이 최고의 덕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 배성곤 대표
+ 스프링컴즈 대표, 코파운더
+ 광운대 스마트융합대학원 초빙교수 
+ 전, 액토즈소프트 부사장 
+ 클래게임즈, 이엔피게임즈, 탭조이 등 경영 고문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편집자주>

 

[경향게임스=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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