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경일 이사장 “‘게임리터러시’ 공감 형성 앞장”

함께 즐기는 건강한 게임문화 확산 선도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9.06.24 12:19
  • 수정 2019.06.24 12:21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령 755호 기사]

WHO(세계보건기구)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를 놓고 각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관련업계과 학계 등을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하며 보건복지부의 KCD(한국질병분류체계)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그렇기에 정신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심리학자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인지심리학자로서 인기 TV 프로그램과 각종 강연의 명강사로 활약 중인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은 명백한 ‘과잉의료화’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사회적·문화적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적절하지 않은 결정으로, 청소년들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그는 이같은 ‘게임 과몰입’ 논란의 중심에 선입견과 세대 간 소통 부재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게임을 잘 알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통제 시도는 이를 문화로서 향유하는 젊은이들에게 수용될 수 없고, 이로 인해 세대 간 간극이 생겨나며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게임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이같은 선입견을 바로잡고, 부모·자녀 간 소통을 회복하는 것이 건강한 게임문화를 형성하는 첫 걸음이라는 그의 생각을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자.
 

▲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사진=김은진 기자)
▲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사진=김은진 기자)

김 이사장은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게임은 매우 흥미로운 매체라고 설명했다. 사람으로 하여금 집중을 하게 만들고, 기쁨, 슬픔, 분노 등 감정을 비롯해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적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점점 그 무게가 커지고 있는 만큼, 더 잘 알고 싶고 알아야만 하는 매체라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의 행복과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탄생하고 성장한 ‘심리학’이라는 학문과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과몰입’의 오해와 진실
하지만 다수의 기성세대는 게임을 곱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WHO의 게임이용장애 등재와 관련된 작금의 논란도 이같은 인식이 불씨가 됐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게임 과몰입’의 원인은 게임이 아니며, 오히려 ‘관계’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관계적인 문제가 ‘게임 과몰입’의 원인을 이루는 기초라 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지나친 통제와 간섭, 과도한 기대 등 다양한 관계의 문제가 있죠. 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것부터 출발하는 것이 과몰입을 대하는 효과적 자세라 하겠습니다.”
이 점을 근거로 그는 WHO의 게임이용장애 등재에 대해 강한 반대의 뜻을 피력했다. 문제적 게임 이용이 고립감, 학업 스트레스, 과도한 경쟁, 가정 폭력 등 여러 요인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고, 미국정신의학회(APA) 또한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WHO의 이번 결정은 인류의 복지가 아닌 의료산업에 봉사하게 될 것이며,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거부감이 훨씬 덜하다는 점에서 기성세대가 청소년들을 속박, 통제하는 수단으로 게임이용장애 진단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사진=김은진 기자)
▲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사진=김은진 기자)

아는 것이 힘이다
이같은 세대 간 갈등에 게임이 끼는 중요한 이유로 그는 기성세대가 게임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영화나 TV의 등장 때도 그랬듯,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거부 반응인 셈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김 이사장은 ‘게임리터러시’, 특히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제시했다. 실제로 게임과몰입힐링센터를 방문하는 청소년들의 사례들을 보면, 부모가 게임에 대한 지식을 가질수록 자녀의 게임과몰입과 유병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보호자들로 하여금 게임에 대해 좀 더 알게 함으로써, 자녀들을 통제하기보다는 이해하고 대화하는 해결방식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게임에도 적용된다 할 수 있겠습니다. 게임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게임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할 것이며, 특히나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그 핵심이라 하겠습니다. 청소년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접하고 유튜브를 보고 자라납니다. 그렇다면 우리 어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 짓고 떼어놓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원만한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에서 시작을 한다면, 해결을 위해 한걸음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사진=김은진 기자)
▲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사진=김은진 기자)

‘사회적 역할’ 강조
특히 김 이사장은 이같은 측면에서 게임문화재단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문화 발전을 위한 주춧돌을 세우는 것과, 사회적으로 염려하는 부분에 대한 방법을 찾는 것을 두 개의 큰 축으로 삼고 게임리터러시 교육과 게임과몰입힐링센터 운영 등 관련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게임리터러시 교육은 김 이사장이 직접 강연자로 참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게임의 문화적 가치, 중요성, 유용함을 이해하는 기본을 마련하는 것이 게임문화의 기반을 다지는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소통하는 즐거움을 주며 우리 일상과 함께하는 매체로서의 기능성을 알려나가겠다는 뜻이다.
이같은 활동들을 통해 게임을 문화로 바라보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비전이다. 사회적 공감대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문화로서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게임은 우리 사회를 둘러싸고 있고, 사회 곳곳에서 마주하고 있습니다. 게임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을 고심해 준비하겠습니다. 특히 게임리터러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학부모를 비롯한 청소년, 노령층 등 각계각층에게 다가설 수 있는 교육을 준비하겠습니다.”
 

▲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사진=김은진 기자)
▲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사진=김은진 기자)

Side Story-게임, 미래 세대의 ‘행복’
김경일 이사장은 자신이 게임문화재단의 수장직을 맡게 된 배경을 ‘행복’이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아주대학교 입학사정센터장으로 재직하며 많은 청소년들과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이들의 문화 속에 게임이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지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인생에서 콘텐츠, 특히 게임이 중요한 행복의 척도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 그가 내린 평가다.
김 이사장은 “미래 우리 사회의 기둥으로 자라나는 청소년과 청년들의 마음속에서 콘텐츠, 그 중에서도 게임이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지를 느꼈다”며 “이들의 행복을 위해 게임문화를 성장시켜 나가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필
■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대학원 심리학 박사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중앙심리부검센터장 역임
■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