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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 라이프] 가상현실 속 세상을 자연스럽게 걷는 방법은?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07.03 18:35
  • 수정 2019.07.0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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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은 가상의 현실을 다루는 분야다. 현실에 가까운 세계를 보여주는 점이 핵심. 일명 ‘몰입감’을 강화해 가상 세계에 빠저들도록 만들기 위한 장치들이 지금도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도 깊게 다루는 부분 중 하나가 ‘걷기’다. 실제 생활에서 그렇듯 가상현실 세상에서도 세계를 걸어다니면서 탐험해야만 몰입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분야가 만만치 않다.

피엔아이컴퍼니 윤은석 CTO은 “인간은 태어나서 몇 년 뒤 걷기 시작한다. 수십년동안 걸어다니기에 걷기 분야에서는 그 누구보다 전문가다. 그렇다보니 조금만 핀트가 어긋나도 바로 몰입감을 잃어버린다”고 언급키도 했다.  

최근 등장하는 솔루션들은 비교적 좁은 공간이라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한다. 인간의 인지능력을 활용한 트릭을 적용해 동선을 설계하고 자주 방향을 바꾸도록 만들거나 엘리베이터나 계단과 같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방법들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눈치를 채고, 몰입감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하드웨어’를 활용하는 움직임들이 과거부터 있어왔다. 금주 VAR라이프 코너에서는 가상현실 속 공간을 ‘자연스럽게’ 이동하기 위한 노력들을 담아 봤다.

■ 바닥이 움직인다? 

일본 쓰쿠바대학 연구진은 지난 2009년 자동 이동 솔루션을 선보인다. 사람의 움직임에 맞춰 로봇 발판이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발판 역할을 해주는 형태다. 사람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내딛기만 하면, 나머지 공간은 로봇이 움직이는 솔루션이다. 첫 공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 대학은 가상현실 세상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쓰쿠바대학 연구진은 관련 기술을 연구 및 발전시켜 좀 더 슬림하게 설계된 로봇과, 행동 반경을 넓혀 솔루션을 제작했다. 그리고 이를 VR랩을 통해 업그레이드 해 나가면서 일반에 공개했다. 현재 핫한 ‘로케이션 베이스(VR테마파크)’ 시장에 적용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야다. 현실적으로 소위 세팅비용과 유지보수 문제가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군사분야 가상현실 전문가 도담시스템 권순재 연구원은 특수 ‘런닝머신(트레드밀)’을 제작해 가상현실에 적용했다. 유저의 움직임에 맞춰 바닥이 자동으로 미끌어지는 형태로 솔루션을 잡았다. 유저는 앞으로 계속 걸어가면서 발판을 밀지만 결국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형태다. 이를 활용해 가상현실 상에서 시가지 전투를 벌이는 것과 같은 훈련법을 공개해 극찬을 받았다. 이 같은 시도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계는 있다. 아무리 현실과 유사하다고 해도 ‘제자리 걸음을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점이 과제로 남아 있다. 

■ '탈 것'이 주는 매력 

아예 다른 방향으로 틀어 몰입감을 잡고자 하는 기업들도 있다. 걷기 힘들다면 차라리 앉아서 가는 방법을 택했다. GPM 박성준 대표는 “어트랙션은 타기 전부터 매력적이어야 한다. 외관상으로 움직임을 추측하고 실제로 탔을때도 그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점이 흥행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 기업은 이를 근간으로 ‘롤러코스터’, ‘자이로 드롭’, ‘몬스터 스윙’과 같은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기를 탑승하는 곳은 도심 속 테마파크지만 눈에 보이는 공간은 색다른 가상현실 세계다. 까마득한 절벽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과 같은 체험을 제공한다. 일반 테마파크에서도 관객들이 기기에 탑승해 앉아서 즐기듯, 가상현실 테마파크에서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점이 핵심이다. ‘걷기’에 집착하지 않고 ‘체험’에 도전한 결과물이다.

피엔아이컴퍼니는 메카닉물에 초점을 맞췄다. 기기에 탑승한 뒤 게임을 즐기는 솔루션이 핵심이다. 이 때 양발을 사용해 탱크를 조작하듯 좌우로 회전하거나, 회피기동을 하면서 게임을 즐긴다. 로봇에 탑승한듯한 기분을 느끼도록 만드는 점이 핵심이다.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조작법이지만 게이머들은 불과 몇분만에 이를 학습해 조작을 한다고 피엔아이컴퍼니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VRAR엑스포, 지스타 등에서 이들은 관람객들의 극찬을 받았다. 새로운 몰입감을 형성했다는 평가다.

■ 미래를 보고 도전하는 VR기업들 

VR리딩기업 오큘러스(페이스북)은 아예 공간적 제약을 두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센서를 내부에 탑재한 뒤 언제 어디서든 기기를 쓰고 공간을 지정하면 그곳이 VR콘텐츠를 즐기는 장소로 만들었다. 그렇다보니 집안이 아닌 넓은 운동장이나, 체육관 등이 가상현실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현재 낯시간대에 동작이 원활하지 않은 점이 단점. 대신 시도는 계속된다. 

모인은 자체 센서를 활용해 수백평 규모에서도 원활하게 동작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수십명단위로 서바이벌게임을 즐기는 솔루션이 목표다. 군장을 매듯 PC를 등에 메고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는 솔루션이다. 네트워크 대역폭이 허락한다면 얼마든지 인원수를 늘릴 수 있다는 후문이다. 대신 1인당 장비 비용이 높은 관계로 이를 줄이는 과정을 진행중이다.

이 외에도 다수 기업들이 이 분야에 도전해 활약한다. 신발을 고쳐 발이 닿을 때 마다 가상현실에서 걷도록 만든다거나, 의자에 앉아 엉덩이를 움직여가며 이동한다거나, DDR장판을 이용하는 시도들도 있다.

가상현실 분야는 ‘꿈’을 이루기 위한 분야라고 한다. 현실과 진배없는 가상 속 공간을 즐기는 것은 인간이 가진 꿈이기에 이를 현실로 이끌어 내는 분야라고 한다. 이를 위해 수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도 기술 개발에 매진한다. 이러한 시도들이 조금씩 결과물을 낳고, 언젠가 유저들의 눈 높이에 맞아 떨어진다면 세상은 순식간에 바뀔지도 모른다. 인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도 개발실에서 부품을 깎고 있는 엔지니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 [VAR 라이프]는...
5G 시대와 함께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일반인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VR·AR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게임·방송·영화·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VR·AR 관련 이슈를 다뤄본다.<편집자주>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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