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곤의 G멘토링]철지난 기억의 역습
[배성곤의 G멘토링]철지난 기억의 역습
  • 정리=윤아름 기자
  • 승인 2019.07.05 11: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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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는 좋은, 또는 실력 있는 개발자였다. 9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중반까지는 꽤 상당한 성적을 낸 게임을 몇 번 만들어냈다. 회사는 돈이 아쉽지 않았고 투자자는 넘쳐났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였다.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밤을 새서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코딩을 했다. 오랜 세월 손발을 맞춘 개발자들이 주위에 있었고, 팀워크는 완벽한 것처럼 보였다. 게임의 완성도나 그래픽의 수준이 나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회사는 참패를 반복했다. 이유가 무얼까. 
내 기준에서 본다면 허탈함 그 자체다. 말도 안 되는 수준의 게임을 개발한 여타 개발사의 흥행 성적과 비교해 본다면 말이다. 그 회사 개발자라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저런게 게임인가. 저런걸 게임이라고 내놓는 것이 맞는 것인가. 유저들에게 창피하지도 않은지.’ 같은 개발자로서 선배로서 안타깝고 화가나기까지 할 것이다. 

위 사례는 필자가 소위 온라인 시대를 지나 모바일 초기까지의 시대를 풍미했던 개발자들이 가지고 있을 괴리감을 표현해 본 것이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어쩌면 지금 정체기에 접어들거나 위험에 빠진 우리나라 개발사들이 가지고 있는 의문이 아닐까 싶다. 소위 뼈를 갈아 넣어 만들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개발에 공을 들이지만 결국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사라지는 많은 게임들을 보며 필자는 말도 안 되는 이유 한 가지를 떠올렸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이다. 그대들이 잘못한 것은 없다. 잘못이라면 아직 혈기 왕성하고 실력 넘치던 시절의 개발자의 스탯을 온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지 못한 것 아닐까.’
어쩌면 게임이라는 것은 크게 변하지 않는 패턴의 플레이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시대의 트렌드에 따라 끊임없이 유저의 감성 패턴을 맞추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즉, 겉으로는 크게 변함없어 보이지만 유행처럼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필자를 포함한)가 2,30대부터 게임을 만들던 세대임에도 나이가 4,50대에 접어들었다면, 게임 개발이라는 분야는 손에서 내려놓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러운 생각이다. 지금의 2,30대가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최적화된 개발 감성과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세대 아닐까. 

그럼 누군가는 이런 대꾸를 할 것이다. ‘손 놓고 죽으라는 말이야?’ 그런 뜻은 아니다. 
사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 급격히 퇴화하는 기능들이 있다. 예를 들어 트렌드 인지력, 적응력, 체력, 기억력, 순발력 같은 것들이다. 신체 나이의 차이는 있겠지만 무조건 젊은 사람보다 덜해지고 감각이 무뎌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본다. 

가끔 필자가 이런 얘기를 할 때 ‘삼국지’를 예로 드는 경우가 많은데 무력이 최고로 강한 장수를 꼽으라면 단연코 여포라고 믿는다. 그는 일기토로 관우, 장비가 다 붙어서도 당해내지 못하던 일대의 명장이다. 그런 무장이라도 나이가 한참 들어서 젊은 시절의 조자룡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극단적인 비유이기는 하지만, 결국 체력, 무력의 저하는 나이가 좌우한다. 

게임의 개발이라는 부문은 결국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을 통해 준비되는 경험과 통찰력, 네트워크 능력 등을 통해 좋은 개발자와 팀을 발굴하고 자금과 전략, 방향을 도와줄 수 있는 쪽의 포지션을 빨리 찾아가는 것이 오히려 흥행하는 게임을 만들어 내는 주역이 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축구에서도 11명의 조화가 스타플레이어 1명 보다 중요하듯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후배들에게 맡기고 성과에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자리에서 있을 수 있는 선배 개발자들이 필요한 시기가 이제는 도래한 것 같다.
 

* 배성곤 대표
+ 스프링컴즈 대표, 코파운더
+ 광운대 스마트융합대학원 초빙교수 
+ 전, 액토즈소프트 부사장 
+ 클래게임즈, 이엔피게임즈, 탭조이 등 경영 고문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편집자 주>

[경향게임스=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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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2019-07-11 17:45:17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건지....별로 공감되지 않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