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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기자의 프리토크-한국게임개발자협회 김광삼 회장] 인디게임 저변 확대 위해 민.관 공동 노력 절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8.08.0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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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인디게임의 참신성에 주목 … 산업 원동력으로 안착 필요

세계 게임업체가 인디게임을 주목하고 있다. 그들만의 독특한 게임성이 타성에 젖어 있는 게임업계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공룡기업인 마이크로 소프트가 지난 2월에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08에서 Xbox360 라이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아마추어들이 개발한 인디게임을 육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해외 메이저 업체들이 인디게임을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인디게임에 대한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할 때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한국은 뒤로 후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를 중심으로 인디게임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김광삼 회장은 개발사들이 현재의 시장만 바라보는 짧은 시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인디게임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 회장에게서 인디게임이 한국시장에서 뿌리 박고 안착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들어봤다.


현재 국내 인디게임 현실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메이저 개발사 중심으로 게임시장이 재편되면서 독립적이고 색깔 있는 작품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인디게임 공모전’이 인디게임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진행되고 있는 ‘인디게임 공모전’도 아마추어 게임 공모전이 없어지면서 그 의미가 변질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관련 학과 대학생들의 졸업 작품 전시회로 성격이 모호하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실험적인 작품이 줄어들면서 색깔 있는 작품보다는 학생들의 졸업 작품 전시회로 바뀌어 가는 것 같다”며 “제대로 된 인디게임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디개발을 위한 장 필요
국내에서도 인디게임들이 각광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PC패키지의 황금기였던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인디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 혹은 아마추어들이 꽤 두꺼운 층을 형성했다.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90년대 초, 인디게임이 각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김 회장은 당시만하더라도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한곳으로 모일 수 있었던 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게임인구는 지금에 비해서 훨씬 떨어졌지만 응집력은 매우 강했습니다. 통신으로 집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한정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천리안, 하이텔 등 소수의 플랫폼에서 유저들이 모였고 동호회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인디게임 역시 이런 한정된 공간에서 두터운 층을 이어나갔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서로 정보를 공유했고 활동 역시 활발했다. 이런 결과물들이 다시 한정된 플랫폼에 모이면서 유저들에게 직접 어필했다. 게임 유저 층 역시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지 않는 상황에서 색다른 게임을 접할 수 있는 인디게임이 열광했다.

“90년도 말 온라인게임이 주류 게임으로 성장하면서 인디게임을 개발하던 개발자들이 업체로 스카우트되게 됩니다. 대량의 인디게임 개발자들 층이 회사로 편입되면서 그 동안 강하게 응집됐던 층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고 그 명맥이 그대로 끊기게 됐습니다.”
이후 메이저 업체로 온라인게임이 재편되면서 더 이상 인디게임이 설자리를 잃게 됐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현재 인디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층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설 자리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는 “현재 인디게임을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시급한 것이 그들이 설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인디게임 공모전 이외에도 그들을 응집시킬 수 있는 사이트와 지속적인 컨퍼런스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지에서 양지로
개발자들의 장이 마련이 이뤄졌다면 그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 단순히 그들만의 축제로서는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들을 수면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궁금했다.

“인디밴드 음악을 듣기 위해서 우리는 홍대로 향합니다. 90년대 말, 인디밴드들은 홍대와 신촌 지역으로 모여들면서 그들만의 메카를 형성했습니다. 홍대 클럽이 인디밴드와 대중과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이죠. 인디게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유저들과의 가교 역할이 필요합니다.”
인디게임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 올릴 수 있는 다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인디게임 공모전’이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적지만 현직 개발자 혹은 아마추어 개발자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인디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신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완전히 새로운 게임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 역시 자신들의 게임을 유저들이 플레이하길 원합니다. 아무리 좋은 게임도 유저들에게 선보이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인디게임을 알리는 가교 역할이 인디게임 공모전이 될 수 있고 언론 혹은 업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메이저 업체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 상황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때문에 김 회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부터 고쳐나가기 위해 ‘인디게임 공모전’을 5회 차로 증가시켰다. 7월부터 매달 우수작품을 발표해 마지막 12월에서는 최종 우승작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그는 “미약하지만 이번 인디게임 공모전에서는 작년에 비해서 다양한 작품이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회차를 늘린 것이 인디게임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게임산업의 새로운 원동력 될 것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기자의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과연 인디 개발자들의 장이 만들어지고 유저들과의 가교가 형성됐을 때, 인디게임이 가져다주는 파괴력이 있을까 였다.

연간 온라인게임만 해도 수십개의 타이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유저들의 눈높이는 이미 최상을 향해 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아마추어들이 물론 몇몇 프로 게임 개발자들도 포함돼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만든 인디게임이 유저들의 호응을 일으킬 수 있을지 궁금했다.
“쉬운 게임 개발 툴이 많이 보급됐습니다. 플래시, XNA, 모바일 게임 개발 툴 등을 누구나 원한다면 쉽게 얻고 배울 수 있습니다. 퀼리티 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퀼리티의 문제가 없다면 유저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김 회장은 인디게임의 성공에 대해서 자신감이 넘쳤다. 현재 국내 유저뿐만 아니라 해외 유저들이 원하는 것은 그래픽적으로 퀄리티가 높은 고사양의 게임이 아니라 신선한 아이템과 게임성을 무장한 게임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디게임의 활성화는 유저뿐만 아니라 게임산업에 있어서도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타성에 젖어있는 메이저 개발사들에게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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