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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유저 타깃 게임 인기] 충성도 높고 왕성한 소비능력 가져 차세대 블루오션 각광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8.08.0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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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향 인디 게임 ‘어이쿠 왕자님’ 가능성 제시 … 게임시장 확대에 업계 관심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들이 모여 개발한 게임의 판매량이 일반 게임사들이 내놓은 PC 패키지 타이틀 판매량을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한‘어이쿠 왕자님 ~ 호감가는 모양새(이하 어이쿠 왕자님)’이라는 이름의 이 게임은 여성 유저를 타깃으로 하는 육성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이다.



‘어이쿠 왕자님’은 여성 유저 타깃 게임답게 기획부터 그래픽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이 여성 개발자들로 구성돼 화제를 모았다.
‘어이쿠 왕자님’은 단순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인디게임이라는 점보다 게임에 가장 관심이 없다는 국내 20대 여성 유저 시장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업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여성향 장르로 불리는 이러한 여성 유저 타깃 게임들은 여성 유저층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비단 게임 판매 뿐 아니라 다양한 수익모델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에 이러한 여성향 게임 유저 시장이 최소 10만 명에서 많게는 50~60만명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어이쿠 왕자님’은 과거 ‘프린세스 메이커’와 비슷한 방식의 육성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주인공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는 점. 언뜻 생각하면 오히려 남성 유저가 더 좋아할 것도 같지만, 실은 이러한 설정이 더욱 여성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철저히 여성을 위한 게임
또한 ‘어이쿠 왕자님’은 엄연히 말하면 19세 이용가 게임이다. 남성끼리의 동성애 등 성적인 묘사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게임인 만큼 정식으로 심의를 받지 않았지만, 자체적으로 철저하게 미성년자에게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어이쿠 왕자님’은 일반 PC게임 못지않은 스케일을 자랑한다. 66개의 멀티엔딩이 존재하고, 그래픽이나 원화 표현력 역시 수준급이다. 기획단계를 포함해 14명의 아마추어 개발자가 1년 정도 개발을 진행한 만큼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클라이언트 용량 역시 400메가를 훌쩍 넘어간다. 이는 최근 출시되는 캐주얼 온라인게임과 비슷한 수준이다.
‘어이쿠 왕자님’을 개발한 ‘대인배들’이라는 아마추어 개발팀은 이 게임을 인터넷을 통해 2만 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개발팀은 정확한 판매량에 대해 공개하기를 꺼려했지만, 이후 있었던 패치 관련 게시물이 약 3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보아 최소 수 천 장이 팔려나간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디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화제가 될 정도로 상당히 많이 팔려나갔다.


 


또한 ‘어이쿠 왕자님’은 아마추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캐릭터 상품이 출시돼 게임 못지 않은 높은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도서판매 사이트 ‘리브로’를 통해 판매된 ‘어이쿠 왕자님’ 관련 일러스트북을 비롯해 공책, 컵, OST 등은 전부 품절됐다. 개발팀 측은 애당초 소량을 준비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도 아직 구입하지 못한 유저들이 개발팀에 끊임없이 추가 생산을 요청할 정도라고 밝혔다.


시장 잠재력 무궁무진
‘어이쿠 왕자님’이 이렇듯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은 게임이 철저히 20대 이상 여성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이쿠 왕자님’을 구입한 유저들 중 90%는 여성 유저다. 오히려 10%의 남성 유저가 구입했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로 여성 유저 층에 맞춰 개발했다는 것이 개발팀 측의 설명이다.



기존 여성 유저를 타깃으로 하는 상용 게임은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각종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강조한 반면, ‘어이쿠 왕자님’은 근본적으로 20대 여성 유저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를 전면에 내세워 높은 호응을 얻었다.
‘어이쿠 왕자님’이 이토록 높은 인기를 끌자 업계에서는 20대 여성 시장에 대해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여성향 게임이라고 불리는 게임을 소비하는 20대 여성 유저층이 기존 10~20대 남성 유저층에 비교해 훨씬 높은 게임 충성도와 강력한 소비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유저층은 한번 자신이 선택한 게임에 대해 쉽게 바꾸려하지 않는 무한한 충성도와 그와 관련된 적극적인 소비행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여성향 시장이 처음 형성된 일본 게임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여성향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인기 여성향 게임의 한정판 패키지가 1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고가에 팔리고 있으며, 게임 내 등장하는 성우와의 팬미팅 자리는 언제나 표를 구하지 못한 여성 유저들로 아우성이다. 심지어 일본 여성향 게임을 즐기는 국내 마니아들은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이러한 행사에 참가할 정도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프린세스 메이커’가 대표적인 여성향 게임으로 꼽히고 있다. 물론 ‘프린세스 메이커’는 남성의 시점에서 플레이되는 게임이기는 하지만 철저하게 남성 중심의 게임들 속에서 그나마 여성 유저들에게 맞는 게임 요소가 많았던 것. EA코리아가 선보인 ‘심즈2’의 경우 확장팩을 포함해 20만장 이상이 팔리며, 지금까지도 침체된 국내 PC패키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여성향 온라인게임 업계 관심
최근 몇 년간 온라인게임 시장이 정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게임사들은 이러한 여성 유저층을 본격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게임 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성 중심의 유저들만 가지고는 더 이상 시장 확대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여성 유저를 위한 게임을 표방하며 여러 커뮤니티 게임이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게임이 여성 유저를 타깃으로 하면서도 정작 여성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이유로 이들 게임 역시 대부분 남성 개발자가 개발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러나 ‘어이쿠 왕자님’을 비롯해 해외 유명 여성향 게임의 경우 철저히 여성 개발자가 게임 개발 전반에 고루 포진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도 이러한 여성향 온라인게임은 블루오션으로 평가 받고 있다. 비단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온라인게임은 남성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여성 유저를 위한 온라인게임은 전무하다는 것이. 심지어 여성향의 발생지인 일본에서조차 아직까지 이를 온라인게임과 접목시키려는 시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러한 여성 유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연구를 통해 기존 온라인게임 못지 않은 본격 여성향 온라인게임이 개발된다면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을 정도의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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