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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스톤 그리고 e스포츠, ‘Surrender’가 전하는 이야기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19.07.25 16:19
  • 수정 2019.07.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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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render’ 김정수 선수는 국내 최정상급 플레이를 자랑하는 하스스톤 프로게이머다. 국내 상금랭킹 1위의 자리 또한 2위와 2배 이상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그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지난 13일 토요일, ‘그랜드마스터즈 시즌1’ 아시아 태평양 지역 리그 우승을 통해 블리즈컨 행 글로벌 파이널 티켓을 따낸 그는, 이제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 SKT T1 Surrender 김정수 선수 (사진=경향게임스)

선수생활 5년 만에 국내 정상의 자리를 공고히 한 ’Surrender’ 김정수 선수, 뜨거운 햇볕 아래 추적이는 빗방울이 맺히던 어느 날, 그를 만나 ‘선수 김정수’, 그리고 e스포츠 하스스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인터뷰에 앞서, 그랜드마스터즈 APAC 우승을 축하드린다.
Surrender. 감사하다. 예전부터 꼭 블리즈컨에 진출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Q. 이번 대회서부터 ‘스페셜리스트’ 룰이 새로 적용됐다.
Surrender. 대회 룰에 있어 새로운 포맷이란 항상 흥미롭고,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 요소다. 하지만 보시는 시청자 분들께 있어서 대회에 한 두 가지 직업만 나오는 이번 룰이 흥미요소가 떨어지고 불만을 가지신 분들도 많은걸 알고 있다.

Q. 아무래도 신규 룰보다 기존 정복전이 더 재밌었다는 의견들이 많이 보인다.
Surrender. 정복전 같은 경우 서로가 서로를 카운터 치는 덱들이 있기에 다양한 직업을 볼 수 있었다. 반면 스페셜리스트 룰은 강력한 몇몇 직업만 기용하게 돼 아쉬운 부분이 있다.
 

▲ 사진=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즈 시즌1 APAC 공식 중계 채널

Q. 대회 초반 고전했지만 이내 무난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감이 있었나
Surrender. 우승을 충분히 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초반 부진으로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3주차에 진입하면서 스페셜리스트 룰에 대한 적응을 마친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또한, 1,2 주차에 경기를 치룬 선수들의 성향과 덱을 파악하고 준비한 점도 우승 요인 중 하나였다.

Q. 결승전 상대 ‘알루테무’ 선수를 상대로 특별한 전략이 있었다면
Surrender. 우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6명의 선수가 모두 법사를 자주 기용했던 부분을 파악해, 법사에게 유리한 도적 직업을 들고 갔다. ‘알루테무’ 선수를 상대로도 그런 카운터 전략이 잘 먹힌 것 같다.

Q. APAC 우승으로 블리즈컨 진출권을 따냈다. 소감을 나누자면
Surrender. 이번에 블리즈컨을 처음 가보게 됐다. 블리즈컨은 대회도 있지만 모든 블리자드 게이머들에게 꿈의 무대 같은 곳이 아닌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남은 시간동안 블리즈컨 그 자체를 즐기다 돌아오고 싶다.
 

▲ SKT T1 Surrender 김정수 선수 (사진=경향게임스)

Q. 지금의 메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현 시점에서의 밸런스는 어떤 것 같나
Surrender. 작년까지만 해도 하스스톤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많이 안 좋았다. 그런 부분에서 개발진이 느낀 바가 있는 게 아닐까. 이젠 카드 한 장으로 너무 큰 밸류를 만드는 식을 지양하고 있다. 많이 좋아졌긴 하지만, 전사의 ‘박사 붐’ 카드, 사냥꾼의 ‘줄진’ 카드 등 아직 사기성이 짙은 카드가 있다. 그 두 카드로 인해서 두 직업이 현재 강세기도 하다.

Q. 다음 확장팩 카드가 공개되는 중이다, 개중 하이랜더 카드가 눈에 띄던데
Surrender. 선수 생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을 시기가 하이랜더 사제가 강세였던 시즌이었다. 하이랜더 덱 플레이를 선호하기도 하고, 충분히 가능성 있는 덱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다시 하이랜더 덱이 메타의 중심에 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Q. 그렇다면 현재까지 나온 카드들을 봤을 때, 직업군 티어 변동이 예상되는 부분이 있나
Surrender. 우선 하이랜더 컨셉 카드를 받은 직업군이 넷 있다. 드루이드, 마법사, 성기사, 사냥꾼. 그중 마법사 카드는 흥미로워 보이지 않는다. 마법사를 제외한 세 직업은 연구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충분히 메타 덱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현 메타에서는 최하위 티어를 기록하고 있는 성기사는 가장 좋은 하이랜더 카드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초반 싸움에 힘을 실어주는 카드를 많이 받기도 했다. 아마 성기사 직업이 이번 확장팩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보지 않을까.
 

▲ SKT T1 Surrender 김정수 선수 (사진=경향게임스)

Q. 선수 김정수로서, 이제 꽤나 시간이 흘렀다.
Surrender. 20살 때부터 해외 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제 햇수로 5년차에 접어든다.

Q. 국내 하스스톤 프로게이머 상금랭킹 1위 자리도 오랜 기간 군림하고 있다.
Surrender. 그렇다. 현재 23만 달러 정도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2위와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분명 자랑스러운 기록이지만, 조금은 경쟁자의 부재가 아쉬울 때가 있다. 과거에는 정말 많은 경쟁자가 있었고, 나보다 잘한다는 평을 듣는 선수 또한 많았다. 그렇기에 더욱 강한 동기부여를 받으며 더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었다.

Q. 조금은 고독한 느낌인가
Surrender. 그보다는 현재 하스스톤 e스포츠 구조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있다. 현재는 그랜드마스터즈 리그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아무래도 신인 선수들이 발굴되기가 힘든 구조다. 어떤 e스포츠 종목이건 신인 선수들의 지속적인 유입과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랜드마스터즈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긴 하지만, 이 시스템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미 선수로서, 스트리머로서 크게 알려진 선수들보다는 새로이 하스스톤을 시작하고, 대회에 입상하기 시작한 선수들에게 포커스가 가면 더욱 좋지 않을까.

▲ 2017 HCT 하계 챔피언십 우승자 Surrender (사진=블리자드)
▲ 2017 HCT 하계 챔피언십 우승자 Surrender (사진=블리자드)

Q. 국내 하스스톤 프로게이머 같은 경우는 스트리머로서의 일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Surrender. 하스스톤이라는 게임 자체가 냉정하게 말해서, e스포츠 구단에 소속돼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않는 이상, 선수 생활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스트리머 반, 선수 반으로 활동하는 선수 분들이 대부분이다.

Q. 서렌더 선수는 선수생활에 더 집중하고 있다.
Surrender. 거의 유일한 것 같다. 현재까지는 스트리머 10%, 선수 90%의 비율로 활동을 하고 있다. 스트리머와 선수 사이에서 고민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선수 쪽에 더 큰 비중을 가져가기로 한 이유는 나 자신의 자존심과 같았던 것 같다. 스트리밍에 시간을 쏟을수록 아무래도 실력 저하나 대회 출전 기회 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또한 선수로서 전업으로 활동하기로 마음먹을 수 있었던 건 SKT T1에 입단한 부분이 가장 컸다. T1과 같은 거대 e스포츠 구단의 지원이 없었다면, 나 또한 전업 선수생활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드린다.
Surrender. 올해로 프로생활 5년차를 맞이하면서, 사실 팬 분들이 많다는 생각을 잘 못했었다. 하지만 대회에 입상한 후 팬 분들이 정말 많은 응원과 축하를 보내주셨다. 많은 사랑에 놀랐고, 또 감사했다. 항상 최고의 선수로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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