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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살리고 싶어요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07.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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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57호 기사]

데니스는 올해로 13살난 꼬마 아이다. 게임 ‘포트나이트’를 좋아한다. 때문에 트위치를 켜고 방송(@ztlTV)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과 대화하곤 했다. 그런 그가 지난 7월 4일 갑작스러운 고백을 한다.
“아버지가 암에 걸렸어요. 3기고, 곧 4기가 될 거라고 합니다. 아버지를 돕고 싶어요.”
데니스는 하루 10시간씩 방송하면서 도네이션(기부)를 받아 아버지 치료비로 쓰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해외 커뮤니티를 통해 전파되면서 이슈가 됐다. 데니스는 졸지에 인기 스트리머가 됐다. 순식간에 2만 팔로워가 모이고 끊임 없이 도네이션이 줄을 이으면서 치료비가 모금된다.

2일만에 총 1만 3천 캐나다 달러(한화 약 1,200만 원)가 모였다. 방송 도중에는 한 기부자가 2,626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최근 어머니를 암으로 잃어 데니스는 같은 슬픔을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소년은 놀랬다. 엄마를 불렀다. 이내 방송에는 아빠가 출현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힘든 일이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방송 내내 한번도 웃지 않았던 데니스는 아빠를 보며 웃는다. 힘겨운 표정인 아빠는 데니스를 쓰다듬는다. 소년은 조금이나마 웃음을 되찾았다.

데니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방송중이다. 동료 스트리머들이 도움을 주면서 마라톤 방송은 이어진다. 게임을 좋아했고, 그것 하나밖에 할 수 없었던 소년은 게임으로 힘을 얻었다. 온정의 손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혹자들은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사회성이 결여돼 있으며 자기중심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당장에라도 게임은 그만둬야 할 사회적 악처럼 포장한다.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해외 통계기관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 세계 22억 명이 게임을 한다. 미국은 국가 인구 중 70%가 게이머라고 한다. 이미 게임을 하는 인구가 다수다. 어쩌면 자기중심적이고 사회성이 결여된 집단은 다른쪽이 아닐까.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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