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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중의 블록체인 돋보기] 블록체인 게임도 게임성이 먼저다 ②

  • 정리=이준수 기자 omega@khplus.kr
  • 입력 2019.07.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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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 시대를 연 파판7
또 하나의 새로운 기술을 마주한 게임기가 있었다. 고용량 매체 CD-ROM을 탑재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다. 이전에서 언급했듯 시장을 독식했던 절대 강자 닌텐도의 패착 중 하나는 저장 매체인 롬 카트리지에 대한 고집이었다. 게이머의 눈높이는 점점 높아지는데, 고화질의 방대한 콘텐츠를 담기에 롬 카트리지는 생산 단가도 비쌀 뿐 아니라, 용량도 턱없이 작았다.
닌텐도는 소니와 공동으로 슈퍼패미컴용 CD-ROM을 개발하고 있었으나 라이선스 문제나 기존의 독식 체제에서 굳이 모험을 감행할 필요 없다고 판단,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다. 분노한 소니는 개발중인 CD-ROM 매체를 활용하여 독자적인 게임기를 개발했다. 그것이 바로 ‘플레이스테이션’이며, 1994년의 일이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출처: 넥슨컴퓨터박물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출처: 넥슨컴퓨터박물관)

물론 초창기부터 플레이스테이션이 현재의 위상을 갖춘건 아니었다. 닌텐도의 독점 계약에 묶여있던 게임들이 많았던 탓에 초기 출시 타이틀은 적었다. 하지만 흘러가는 시대 앞에 롬 카트리지는 CD-ROM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고용량의 매체, 대량생산이 가능한 이점, 저렴한 생산 단가 등을 갖춘 CD-ROM을 찾아 플레이스테이션의 파트너가 되는 게임들이 차차 늘어났다.
그러다 결국 1996년 1월 세간을 놀라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파이널판타지(Final Fantasy)의 개발사 스퀘어(현 스퀘어에닉스)가 신작인 ‘파이널판타지7(이하 파판7)’을 플레이스테이션 용으로 출시할 것이라 발표한 일이다. 
 

파이널판타지7은 시리즈 중 명작으로 손꼽힌다 (출처 : https://www.gamespew.com)

일본의 국민의 게임 시리즈인 데다가,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3D 그래픽을 보여준 ‘파판7’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고, ‘파판7’을 플레이하기 위해 사람들은 플레이스테이션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플레이스테이션1은 후속작 출시로 판매를 중단한 2004년까지 1억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치밀한 보상 설계가 필요한 때
플레이스테이션과 버추얼보이의 흥망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플레이스테이션의 CD-ROM은 고화질의 그래픽과, 고음질의 OST를 담게 해주었으나, 버추얼보이의 3D는 2D만도 못한 비주얼을 선사했다. 이로 비추어 볼 때 블록체인은 게임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부분에 적용하는 것이 최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위해, 혹은 자금 유치를 위해 블록체인에서 돌아가도록 하면서 게임성을 포기해선 안된다. 
게임성을 포기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면, 블록체인으로 다른 종류의 재미를 줄 수 있도록 하면 될 일이다. 블록체인에서 그리고 그 부분은 보상 설계와 맞닿아 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블록체인 게임은 코인으로 아이템을 사고 팔거나, 특정 행동의 대가로 코인을 지급하는 형태에 머문 수준이다.
지금은 알을 먹은만큼 스코어가 쌓이는, ‘팩맨’의 시대가 아니다.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보상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콘텐츠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치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그렇게 게임성을 높여 게임 자체의 만듦새를 높이고 볼일이다. 
잊지 말아야한다. 플레이스테이션이 파이널판타지를 만나게된 건, CD-ROM으로 본연의 가치를 높인 이후의 일이었다.

 

[경향게임스=이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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