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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곤의 G멘토링]차이나드림, 이젠 꿈 깰 시간!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19.08.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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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양에 다녀왔다. 1997년에 백두산에 가려고 들렀던 시골이 지금은 세련된 도시로 발전해 있었다. 2001년 액토즈소프트를 통해 ‘천년’과 ‘미르의 전설’로 온라인게임을 접하고 수많은 퍼블리싱의 성공 사례가 만들어진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한국 게임 덕분에 기라성 같은 청년 재벌들이 탄생하고, 우리나라 개발사들도 큰 부를 축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좋은날도 끝이 있는 법. 처음에는 온라인게임을 베끼더니 나중엔 기술을 갈고 닦아 자기네 온라인게임으로 시장을 키우고 급기야는 모바일게임 시대가 도래하자 물량으로 우리나라 게임을 덮어버렸다. 더불어 중국 정부에서 판호 규제를 통해 한국 게임의 진출 자체를 막아주는 절묘한 한 수를 두어주니 대륙의 게임 시장은 거침없는 성장세를 타고 있다. 
이제 상해, 북경, 심천으로 대변되는 중국 메이저 시장에서 한국 게임에 대한 수요는 글로벌에서 흥행한 성적이 아니면 아예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지방 도시인 선양 정도에서나 한국 게임의 그래픽 정도를 인정할 뿐, 게임의 개발이나 기획에 대해서는 거의 수요가 없는 것을 이번 출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 게임사들의 중국에 대한 기대는 아직도 매우 높은 것 같다. ‘판호만 풀리면’이라는 희망 속에 자신들의 게임이 중국에 서비스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 기대 때문일까. 자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성공하지 못한 게임이 중국에서는 다를까. 인구가 많으면 대충 동시접속자 10만 명, 100만 명은 거뜬하다는 생각 때문일까. 일부 몇몇은 서비스할 기회가 없어서일뿐 모든게 판호 때문이라고 한다. 

일단 명확히 말해주고 싶다. 판호는 쉽게 안 풀린다. 또 풀려도 대기하고 있는 자국산 게임이 넘쳐서 우리나라 게임까지 순서가 오기까지는 심할 경우 몇 년 더 걸릴 것이다. 여기에 잘 나가는 회사들의 새치기도 심할 것이다. 정부 기관도 마찬가지다. 딱히 해결 방법도 없으면서 중국과의 교류 활성화(거의 네트워킹 파티 수준이다)에 투자하고 전시 행사에 기업을 내보내는 것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제스쳐를 취하지만 막상 제대로된 성과를 내는 경우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계약 상담 총매출이 몇백만불이고 다녀간 바이어가 몇이라는 등의 수치를 실질적인 성과로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혹자들은 전략적 MOU를 두고 성과로 지목할 수 있겠다. 하지만 사업가들은 다 알고 있다. MOU 자체가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럼에도 정부 기관은 MOU 자체가 실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이에 집착하는 모양새라 더욱 아쉬울 뿐이다. 
언젠가 필자가 중국 외의 국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더니 동남아 등 신흥 시장 타깃 포럼만 줄창 개최할 뿐 이들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은 전무후무했다. 신흥 시장은 아직 돈을 벌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포럼을 개최했다면 할 말은 없지만 당장 죽게 생긴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위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기에 답답한 노릇이다. 

중요한 핵심은 정부나 기업이나 차이나드림은 이제 끝났다고 인식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차라리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게임의 방향을 정하고, 회사의 전력을 집중하는 것이 맞다. 매출 목표에서 중국을 일단 빼두고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 다른 관점에서 중국 시장은 보너스의 영역으로 접어들었다. 운 좋게 잘되면 다행인 그런 시장인 것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게임을 잘 만들어내는 실력을 갖추자. 중국이 아직도 만만하고 쉽게 보이는가. 그렇다면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게임으로 먹고 살던 중국은 이제 없다.
 

* 배성곤 대표
+ 스프링컴즈 대표, 코파운더
+ 광운대 스마트융합대학원 초빙교수 
+ 전, 액토즈소프트 부사장 
+ 클래게임즈, 이엔피게임즈, 탭조이 등 경영 고문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편집자 주>

[경향게임스=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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