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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게임 중독을 말하는 자! 게임을 아는가? Part 5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19.08.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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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58호 기사]

최근 황당한 뉴스가 있었다. 소수의 학부모들이 남성인 자녀가 연애나 포르노 같은 것에 빠져 사고를 칠 수 있다고 정관 수술을 시키고 있다는 기사였다. 부모의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10대 아이들의 성적 호기심은 당연한 것이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가 잘못한 것도 아니다. 가정과 학교가 아이에게 올바른 성에 대한 인식을 가르치고, 피임 등에 대한 정확한 성교육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뉴스에 언급된 부모들은 자신들이 편하기 위해 아이를 거세해 버린 것이다. 국가 권력도 인권의 문제가 있어, 성범죄자를 대상으로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일을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인권을 유린하며 자행한 것이다.

누구나 욕망은 있다. 욕망을 참는 것을 배우는 것이 보통 이야기하는 사회화이다. 우리는 대부분 항상 일정 수준 이상 참으며 살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욕망을 참지 못하면 범죄자가 되며, 대부분의 일반인은 범죄자가 되지 않기 위해 참으며 살고 있다. 이런 사회화 과정을 배우는 공간이 바로 가정과 학교이다. 가정과 학교는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수학과 영어를 공부하는 기계를 양산하는 공장이 아니다. 그런데 현재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수학과 영어를 잘하는 기계로 만들기 위해, 방해되는 사회화 과정을 생략하고, 법과 제도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심각한 직무유기이다.

위의 사례처럼 아이가 욕망을 참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여 미리 정관 수술을 시키는 것은 내 아이가 사회화 되지 못한 잠재적인 범죄자로 선언하고, 미리 교도소에 보내는 것과 같다. 또한 내 아이가 공부에 집중하고, 연애나 포르노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기를 바라는 부모의 삐뚤어진 욕망을 참지 못하고 저지른 범죄이다. 그런 일을 행한 부모가 사회화가 덜 된 인격이라는 반증이다. 최근에 자행되고 있는 게임 과몰입에 대한 논의 역시 마찬가지 이야기이다. 아이들의 학업에 방해된다는 논리 하나로 게임을 포르노 수준으로 평가절하 했다. 아이들을 잠재적인 범죄자 혹은 중독 환자로 만드는 것은 사회화가 덜 된 부모의 삐뚤어진 욕망이 저지르고 있는 범죄와 같다. 게임 과몰입을 이야기하는 수많은 사람 중에 내가 접한 경험으로는 게임이라는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냥 아이가 공부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싫을 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욕망을 접하게 된다. 게임은 그런 수많은 욕망의 대상 중 하나일 뿐이다. 게임이 다른 욕망보다 더 자극적이고, 몰입감이 높다고 해서 그것이 게임을 특별히 다른 대상과 분리해 더 규제해야한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더 이상 자격 없는 부모들이 부족한 아이의 사회화 과정에 대한 변명으로 게임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길 바란다. 욕망을 참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가정과 학교 의무이지 게임이 책임져야 할 의무가 아니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가정과 학교가 게임을 희생양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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