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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로 그려낸 게임 세상 이야기

'스톤 스토리 RPG'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08.12 16:34
  • 수정 2019.08.1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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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계에 복고풍 열풍이 한창이다. 이른바 '레트로 감성'에 따라 2D 도트 그래픽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이 연일 대박을 터트린다. 핵심 재미만 유지한다면 그래픽은 크게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든다. 그런데 시간을 한참 더 뒤로 돌린 게임이 등장했다. 1970년대. 오직 문자(ASCII코드)만으로 그림을 표현하던 그 시절 게임이 2019년도에 출시됐다. 1인 개발자 가브리앨 산토스가 출시한 '스톤 스토리 RPG'가 그 주인공이다. 
 

게임은 검은 화면에 회색으로된 문자로만 구성돼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두 키보드에서 볼 수 있는 글씨를 조합해 그림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이를 GIF애니메이션처럼 한땀 한땀 찍어내 동영상으로 만든다. 이 방법으로 개발자는 게임을 개발해 냈다. 

게임은 지난 2014년 유튜브를 통해 최초 공개된다. 당시 동그라미와 X표시만으로 구성된 그래픽을 움직여 박쥐를 사냥하는 게임으로 출발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성장 요소를 넣고, 시나리오를 넣은 뒤 대형 몬스터를 엮어 게임을 완성했다. 총 8개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면서 몬스터를 모두 사냥해 세계를 구원할 때 까지 모험하도록 준비돼 있다. 
 

제작기간 대부분은 텍스트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데 투자됐다. 개발자인 가브리엘 산토스는 앞서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실패하면서 홀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부분을 연구하다가 이 장르에 빠져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에도 텍스트(ASCII 코드)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관련 그림과 애니메이션에 인터넷 팬들이 열광하는 모습에 착안해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시간동안 공을 들여 표현해낸 세상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움직임은 문자로 만들어낸 그림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정교하다. 때문에 관련 게임 그래픽에 극찬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게임은 거기까지가 한계다. 냉정하게 보면 'ASCII'코드를 사용한 게임 그래픽 외에 별다른 장점을 찾기가 어렵다. 실 게임 플레이는 자동 전투로 진행된다. 일종의 '방치형 게임'처럼 캐릭터가 모험하면서 몬스터를 때려잡고 아이템을 획득한다. 획득한 아이템을 조합해 장비를 바꿔 나가면서 상대를 만난다. 각 상대별로 약점이 될만한 무기를 들고 싸우며, 상대를 쓰러뜨릴 때 까지 모험은 계속된다. 그렇다보니 필연적으로 원하는 장비를 찾기까지 소위 '단순 반복'작업이 계속된다. 반복 작업끝에 얻는 보상은 'ASCII'코드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서서히 감흥이 떨어지면서 마법이 풀린다.

현재 '스톤 스토리 RPG'는 스팀을 통해 1만6천4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참신한 게임을 수집하는 유저들이라면 한번 쯤 구매해 볼만 하다. 반면 한동안 정신 없이 빠져들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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