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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회복 도전 '바즈테일4 감독판' 28일 출시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08.26 17:31
  • 수정 2019.08.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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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정도의 길을 갈때 사도의 길을 간 제작진이 있다. 내로라는 영웅들이 삐까뻔쩍한 갑옷을 입고 세계를 구할 때, 도둑질로 연명하고 도망치고, 비겁한 길을 택하는 도둑들을 그렸다. 영웅이 죽으면 전 세계가 떠들썩하게 장례식을 치르고 여신이 나타나 은총을 내릴때, 제작자가 튀어나와 '게임 참 못하네'하곤 비웃는다. 독특한 콘셉트로 '패러디게임'계를 대표하는 RPG '바즈 테일'이야기다. 출시 직후 부터 온갖 게임 풍자와 블랙코미디, 사회현상마저 다루면서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별의 별 기가막힌 패러디들을 내놓고도 게임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오랜 공백끝에 이 시리즈가 지난 2018년 9월 돌아와 팬들 앞에 섰다. 결과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제작진은 오래 살 수 있을 듯 하다. 시리즈가 가장 욕을 먹었던 이유 중 하나는 소위 '발적화' 시스템. 게임은 느려서 플레이 하기 어려웠으며, 심지어 1시간에 한번씩 게임이 꺼지는 등 도저히 게임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거듭된 패치 끝에 게임을 할 수 있을 지경까지는 왔지만 차라리 게임이 끊겨서 못할 때가 더 재미있었는지도 모른다. 게임은 온갖 괴상한 퍼즐들을 끌어 모아 집어 넣었다. 시나리오를 풀어 나가다 보면 퍼즐이 나오고, 퍼즐을 풀면 또 퍼즐이 나오며, 새로운 퍼즐을 풀기 위해서는 또 다른 퍼즐을 풀어야 한다. 분명히 RPG인데 장르를 퍼즐게임으로 표기해야한다는 의견이 공감을 샀다. 

 

톡톡튀고 재미있어야 할 캐릭터 연기는 소위 '발연기'여서 음성이 나올때 마다 사운드를 끄는게 나았고, 엔딩에 가까워질수록 산으로 가는 스토리텔링은 산으로 갔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복합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30분동안 낑낑대면서 퍼즐을 풀었는데 크리티컬 오류가 뜨면서 게임이 튕긴다. 화를 식히고 다시 접속해 빠르게 클리어해 10분만에 해결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는데 이번엔 또 다른 퍼즐이 등장한다. 애써 화를 참으며 퍼즐을 풀려고 대충 둘러보다가 튕겼다. 어째어째 참으면서 퍼즐을 풀었더니 성우가 나와서 발연기로 '칭찬'한다. 다음 시나리오를 전개하려고 몇 번 전투하고나니 게임이 튕겼다. 다시 이를 악물고 전투를 끝낸 내자 퍼즐이 나왔다. 퍼즐을 풀고 나니 발연기로.... 제작진은 분명히 오래살 수 있을 것이다. 

열받은 팬들을 위해 개발팀은 새로운 버전을 출시한다. 오는 8월 28일 '바즈테일 4:디렉터스 컷'을 출시한다. 개발자들의 선택에 따른 밸런싱과 게임 편집이라는 뜻이다. 제품 소개란을 통해 이들은 '그간 유저들로부터 받은 수천가지 피드백을 수용해 게임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적화를 거쳤고, 새로운 장비를 더했으며, 엔딩 에피소드를 추가해 게임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당당히 '디렉터스 컷'을 붙인 만큼 이번에는 조금 자신있는 게임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다만 '바즈테일4'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던 게이머들의 마음을 돌리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도전한다. 

현실적으로 이들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현재까지는 '긍정' 보다는 '부정'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본편'을 산 유저들의 분노가 식지 않아, 이를 진화하기 어려워 보인다. 개발사측은 게임성으로 밀어 붙일 기세다. 개발팀의 수명연장프로젝트가 이어질까. 아니면 전설적인 게임 답게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8월 28일 작두가 열린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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