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절반만 돌아온 ‘미르’의 추억
[리뷰]절반만 돌아온 ‘미르’의 추억
  • 변동휘 기자
  • 승인 2019.08.28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르의 전설2 어게인(넷블루게임즈)

국산 1세대 온라인게임으로 많은 유저들의 추억 속에 자리잡은 ‘미르의 전설2’가 다시 돌아왔다.
넷블루게임즈가 지난 8월 27일 출시한 ‘미르의 전설2(미르2) 어게인’은 원작의 요소들을 모바일로 옮겨온 것이 특징이다. 비천성과 몽촌토성 등 게임 내 지역들부터 돌문이 열리는 오프닝 등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재현하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자동전투 등의 요소로 인해 콘텐츠 동선 등에 있어서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미르’의 옛 풍경을 떠올리게 하기엔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현지화 측면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BM(비즈니스 모델)이나 U·I(유저 인터페이스) 등에 있어 소위 ‘중국산 양산형 게임’의 느낌이 진하게 남아있다. ‘미르’가 가장 성공한 곳이 중국이기는 하지만, 국내 유저들의 추억에 호소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디테일까지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의견이다.
 

사진=넷블루게임즈
사진=넷블루게임즈

‘미르2 어게인’은 지난 2017년 ‘열화뇌정(개발사 소주선봉)’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먼저 출시돼 큰 인기를 얻은 타이틀이다. 넷블루게임즈가 위메이드의 물적분할 자회사 전기아이피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에 출시했다. ‘미르’라는 네임밸류 때문일까. 국내서도 사전예약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출시 이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원작의 재현
실제로 살펴본 ‘미르2 어게인’은 원작의 요소들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해 애썼다는 인상이다. 게임 오프닝에서 돌문이 열리는 장면부터 캐릭터 생성 등 대부분의 화면이 원작과 일치한다. 그래픽 품질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PC와 모바일이라는 디바이스 차이를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각 캐릭터와 무공들도 추억을 환기시키는 요소다. 원작과 똑같이 전사, 술사, 도사로 구분되며, 각 스킬들도 거의 그대로 구현돼 있다. 특히 도사의 경우 무공인 폭살계와 신수 소환 등 거의 이전과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다. 술사의 경우 뇌혼격이나 금강화염장, 아공행법 등 일부 스킬이 제외돼 있어 플레이 경험에 차이가 있지만, 원작에서 자주 사용했던 강격이나 빙설풍 등은 그대로 있어 반가움을 자아냈다.
스킬 레벨업 방식도 그대로다. 포인트를 얻어 찍는 것이 아니라, 해당 스킬을 지속적으로 사용해 숙련도를 올리는 식이다. 원작 ‘미르2’와 마찬가지로 각 스킬은 최대 3레벨까지 수련이 가능하다.

새로운 플레이 경험
‘미르2’가 모바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바뀐 것들도 존재한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플레이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 동선이 그것이다.
과거 ‘미르2’는 상당히 ‘진득한’ 맛이 있는 게임이었다. 사냥하고, 무공 수련도 하고, 폐광에서 곡괭이를 들고 광석을 캐는 등 상당한 시간을 요구하는 게임이었다. 그런데 ‘미르2 어게인’은 이 부분에 대폭 수정이 가해졌다. 30레벨을 만드는데도 최소 1~2주는 걸렸던 원작과 달리 70레벨까지도 눈 깜짝할 새에 올라간다. 콘텐츠 사이클이 상당히 빨라진 것이다.
 

이같은 차이를 만든 주 요인은 자동전투라는 분석이다. ‘미르2’는 모든 것을 유저가 직접 수동으로 해야 했던 시절의 게임이다. 게다가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밸런스이고, 1레벨 올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매우 길었다. 때문에 기자가 ‘미르2’를 즐겼던 2000년대 초반에는 불법 프로그램인 ‘매크로(패턴 입력을 통해 단순 작업을 자동으로 반복하는 프로그램)’도 암암리에 성행했을 정도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의 경우 이미 자동전투가 하나의 편의요소로 정착한지 오래다. 심지어 당시의 매크로보다도 더욱 고도화됐으며,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콘텐츠 진행 속도도 빨라졌고, 이는 플레이 경험의 차이로 이어진다. 이는 ‘뮤’와 ‘뮤 오리진’ 등 원작 온라인게임 I·P 기반의 타이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아쉬운 디테일
외산 게임을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척도 중 하나는 ‘현지화’다. 여기서 현지화란 단순히 번역과 같은 피상적인 요소만을 담는 개념이 아니다. 콘텐츠 동선 배치와 BM 설정 등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 세부적인 내용들까지 포함된다.
‘미르2 어게인’의 경우 이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특히 BM을 살펴보면, 전형적인 중국 게임의 그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보이는 VIP 시스템부터 첫 결제 보너스 등 수 년 전에 유행했던 모델이 그대로 적용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VIP 시스템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반발 심리가 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분명한 마이너스 요소다.
 

이 점은 위메이드에도 숙제가 될 전망이다. 최근 자사의 ‘미르’ I·P 사업을 국내로 확장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에게 있어 이같은 라이선스 타이틀의 의미는 실질적인 매출보다는 I·P에 대한 관심 환기 차원일 것이다. 하지만 이후 이같은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단계를 생각한다면, 가치 제고 차원에서 이같은 디테일까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