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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업 가치평가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19.09.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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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60호 기사]

최근 게임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수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소유주들은 ‘투자 부재’를 첫 번째로 이야기할 것이다.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게임이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분류되면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투자금의 수십 배 혹은 수백 배를 이익을 냈다는 소문은 벤처캐피탈은 물론, 엔젤투자까지도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이런 호황기를 오래가지 않았다. 게임의 규모가 커지면서, 개발 기간과 투입돼야 할 자금이 기존보다 매우 증가했다. 기간과 금액이 늘어나면서 리스트 또한 매우 높아졌다. 소위 말하는 온라인 대작게임들의 시장 실패는 마지막 남아 있던 ‘투자’의 불씨까지 꺼트렸다.

그리고 모바일게임으로 시장 트렌드가 넘어오면서 투자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 캐주얼게임으로 시작된 모바일게임에 대한 연속성에 대한 물음이 가장 주요했다. 롱런에 대한 리스크가 계속해서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고,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주목됐던 것이 사실이다. 인디게임들의 새로운 도전, 대작 게임들로 재편, 절대적인 I·P(지적 재산권) 의존도가 늘어나고 있는 등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현재도 모바일게임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다. 초기 신작과 관련한 투자는 검토조차를 하지 않고, 그나마 개발자 대표의 레퍼런스가 좋으면 조금 관심을 보이는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 혹은 신생 개발사에서 아주 간혹 성공 사례가 나오고 나면 이후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연간 영업이익이 얼마라도 남기 시작하면 기업가치 평가에 대해서 대표들의 눈높이가 달라진다.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항목은 매우 여러 가지다. 여기서 전문용어까지 설명하는 것은 아닐 것 같아서 패스하도록 하겠다. 보편적으로 그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5년 간의 연간 순이익 평균×10’으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5년 간 평균 순이익이 10억 원이 나왔을 경우, 그 기업의 가치는 약 50억 원으로 책정된다. 단순 계산만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게임사는 이런 단순 계산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일단, 투자 혹은 M&A를 원하는 회사 중에서 5년 동안 유지를 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에서 5년 동안 흑자를 내는 중견 개발사를 찾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 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투자 혹은 개발사 인수를 위해서 1~2년 정도 흑자를 내는 기업들을 찾는 것이 보통이다. 연속성까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순이익에 대한 퍼(PER)를 10배 책정해준다는 말을 하는 순간 개발사 대표는 ‘NO’를 외친다. 게임은 콘텐츠 산업이기 때문에 제조업과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들의 중론이다. 현재 나오고 있는 매출 이외에 I·P에 대한 가치에 대한 평가 즉, 미래 기대감에 대한 가치를 플러스하기를 원한다.

개발사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된다. 내가 피땀 흘려서 개발한 작품에 대한 평가를 매출만으로 한다는 것에 대한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수 많은 회사들의 딜(DEAL)을 지켜봤고, 몇몇은 간접적으로 관여도 해봤다. 사는 사람은 최대한 ‘싸게’, 파는 사람은 최대한 ‘비싸게’를 외치면서 딜을 시작하지만, 서로에 대한 양보 없이는 절대 성사가 되지 않는 것이 M&A다. 게임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어떻게든 숫치화 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나, 실체는 아직 없다. 갑자기 대세가 된 I·P가 시장에서 광풍을 일으키면서 게임 기업 가치 평가는 더욱 오리무중으로 빠지고 있는 형국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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