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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R 김호규 지사장 “게임산업 허리 구축 ‘자신’”

5년간 50개작 투자해 42개 작품 생존 ‘주목’ … 연간 10개 작품 꾸준히 투자할 것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09.26 13:26
  • 수정 2019.09.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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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61호 기사]

신작 기근. 대작 편중현상. 캐주얼게임 성장.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은 분위기가 다르다. 하루에도 수십개씩 신작이 쏟아지던 과거와 달리 비교적 소수게임들이 시장에 선을 보이고, 그마저도 중국발 게임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흐름이 이어진다. 매년이 위기라지만 올해 유독 위기라는 말이 나돈다. 퍼블리셔들은 대작을 원하고, 재계는 굵직한 M&A이슈를 다루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생존을 위한 희망을 이어간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그저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 회사를 유지할 정도로만 돈을 벌면 좋겠다. 작은 소망하나로 오늘도 게임을 개발하는 팀들이 있다. 그런 이들을 주목한 엑셀레이터가 등장했다. NHN출신 멤버들이 글로벌 큰손들과 결합해 만들어낸 기업 ‘글로벌탑라운드(GTR)’이야기다. 오랜기간동안 게임바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이들은 이제 게임산업 줄기를 타고 올라가, ‘뿌리’에 초점을 맞췄다. 새로운 투자 방식을 제안하는 GTR 김호규 지사장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흐름이 크게 변하고 있죠. 대작 게임들 뿐만 아니라 비교적 캐주얼해보이는 그래픽과 콘텐츠로도 얼마든지 인기를 끄는 시대입니다. 캐릭터 뽑기나 자동사냥이 없더라도 게이머들은 얼마든지 좋아해주고, 그것이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형성한 시대입니다. 시대가 변한다면 저희도 변해야 하죠. 그렇게 탄생한 것이 GTR입니다.”
 

목표는 ‘함께 성장’
GTR은 기업이 설립된 초기 프로토타입을 보고 투자와 컨설팅을 지원하는 기업이다. 기본적인 아이디어와 방향성을 보면서 성장 여부를 가늠하고 이를 돕는 역할을 자처한다. 기존 투자자 들이 상용화 직전, 테스트직전, 퍼블리셔를 찾기 직전에 투자를 택했다면 이들은 더 거슬러 올라간 단계에서부터 투자를 시작한다.
“올해 5월부터 투자 지원팀들을 모집했는데 300개 기업이 참가를 신청했습니다. 대부분 프로토타입 형태로 게임아이디어를 선보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내부에서 심사를 거쳐서 좋은 게임들을 찾고 이를 발굴하고 완성하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1차적 목표입니다.”
GTR은 투자 유치자들을 ‘패밀리’라 부른다. 투자단계에서 지분관계를 만들고 함께 행동하기 때문이다. 특히 GTR이 투자를 한 기업끼리 일종의 ‘커뮤니티’를 구축해 서로 돕는 관계를 만든다. GTR은 24시간 커뮤니티내에 상주하면서 기업들이 필요한 일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일종의 스포츠 매니지먼트나 연예기획사가 떠오르는 설명이다.
 

“그렇죠. 필요하면 다 합니다. 게임 개발외에 계약관계와 조건협상, 마케팅 전략, 내부 데이터 분석 및 통계, 외부 테스트, 홍보, 해외 전시를 돕기도 하고 해외 진출도 기획합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패밀리들 끼리도 서로 돕습니다. 크로아티아에 위치한 회사가 브라질에 위치한 회사를 도와 게임을 함께 만들고 각 지역에 론칭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목표는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개발팀이라도 첫 작품부터 성공하는 일은 쉽지 않다. 또 게임을 만들다가 포기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를 잘 아는 GTR은 개발팀의 문제를 알고 이를 다독이기도 하면서 완성까지 응원한다. 설사 실패했다 할지라도 그 다음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라고 김 지사장은 설명했다.
 

게임산업 ‘판’깨기에 도전
이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서포트’를 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경력에서 기인한다.
“GTR에 근무하는 분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게임산업에서 근무해온 분들이에요. 각 지역에서 소위 ‘키맨’역할을 수행했던 분들이죠. 필리핀에서 게임산업을 하고 싶다, 브라질에서 게임산업을 하고 싶다 한다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분들이 저희 멤버입니다.”
이들이 보유한 인맥들은 혀를 내두를만하다. NHN초기부터 근무해온 이들이 쌓은 인맥은 둘째치고서라도 지방자치단체, 정부 등과도 함께 협업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름값’이 전부는 아닐터다. 50개팀 중 42개팀이 생존하는 일은 그리 흔한 수치가 아니다. 비법이 궁금했다.
“저희가 게임 라인업을 들고 가면 십중팔구 ‘어디서 이런 게임을 찾았느냐’고 묻습니다. 분명히 그분들도 니즈는 있지만 찾을 수 없었던 것이죠. 오히려 투자자는 틀에 박힌 게임들 보다도 더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게임산업 구조적인 결함이 만들어낸 문제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곳에 분명히 있지만, 보려 하지 않고,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보려 하는 이들이 ‘니치 마켓’을 만들어 냈다.
 

새로운 게임 유통문화 개척
이들은 이렇게 확보한 게임들을 기반으로 세일즈에 나선다. 잘나가는 엔젤(투자자)들이 그들과 함께 한다. 내로라하는 빅네임 퍼블리셔들도 그들 행사에 참가해 콘텐츠를 확인한다. 실제 계약도 자주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지금 저희 라인업 중에 가장 유명한 게임은 ‘렐릭헌터’입니다. GDC베스트 게임을 수상했고 120만명이 기다리고 있는 게임입니다. 작은 출발이지만 성공적으로 단계를 밟았습니다. 이 외에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라인업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국내에서도 훌륭한 게임들이 다수 있고, 저는 이 게임들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도와가면서 함께할 예정입니다.”
이달 초 GTR은 부산에서 투자지원자들과 함께하는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인디게임 개발사들이 대거 참가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다수 작품들에서 가능성을 본 김 지사장은 이후 단계를 밟는다.
 

“국내에서 선발된 게임들은 이제 타 국가에서 선발된 멤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일종의 워크샵 형태로 게임 하나를 주제로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죠. 게임의 재미, 앞으로의 진행방향, 또 저희가 초대한 퍼블리셔와 투자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서 선발된 팀들이 이제 저희 패밀리가 되게 됩니다. 함께 하는 패밀리들은 더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제 시작된 만큼 더 많은 팀들이 성장할 수 있을 때 까지 계속할 예정입니다.”
김 지사장은 이 과정이 반복되면 게임산업의 ‘허리’가 형성될 것이라고 믿는다. 잘 만든 게임들이 제대로 대접받고 유통 되고, 유저들을 찾아간다면 유저들 역시 이를 인정하고 반응할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시대 흐름이 변했잖아요. 게이머들은 틀에 박힌 게임만 좋아하지 않습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고 그 니즈를 충족시켜줘야 합니다. 준비는 돼 있습니다. 길을 모를 뿐이죠. 저희가 그 길을 열어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GTR은 이후 자사 이름을 내건 게임 테스트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계획이다. 더 많은 팀원들이 함께 개발하는 작품들에도 투자를 진행하면서 패밀리를 만들 계획도 염두에 뒀다. 이 과정을 거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겠다는 포부. 이들의 꿈을 지켜보자.

프로필
● 現 GTR 코리아 지사장
● 서틴스플로어 CSO
● 바이너리 CSO, VR PD
● 블루사이드 VR본부장
● 라인 게임광고사업, 커머스서비스기획, 게임플랫폼기획
● NHN 글로벌게임사업
● 네이버 사업기획, 경영전략
● 씽크프리 플랫폼개발, PM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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