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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홍콩 시위 문제에 "e스포츠서 정치적 발언 불가"

  • 이준수 기자 omega@khplus.kr
  • 입력 2019.10.14 15:07
  • 수정 2019.10.1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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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적 불안이 게임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지난 10월 7일 진행된 '하스스톤 마스터즈'에 출전한 홍콩 출신 프로게이머 'Blitzchung'이 승자 인터뷰 중 홍콩 시위의 구호 중 하나를 발언한 뒤 블리자드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또한 당시 방송을 진행한 캐스터와 해설 역시 발언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며 블리자드가 중국의 눈치를 보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블리자드 J. 알렌 브랙 사장(사진=경향게임스)
▲ 블리자드 J. 알렌 브랙 사장(사진=경향게임스)

블리자드는 'Blitzchung'의 발언 직후, 상금 회수 및 출전 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으며, 대회 VOD를 비공개로 돌리는 등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 블리자드의 이런 행보에 많은 게임 유저들은 비판적인 입장이다. 특히 이전 프로게이머 대리 사건에 4게임 출장 정지 등의 처분을 내린 것과 다르게 출전 정지 1년, 그랜드마스터 자격 박탈, 상금 몰수라는 강경한 처분을 내린 것 자체가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본 결과 아니냐는 지적이다. 블리자드는 첫 조치 당시 '대중을 불쾌하게 하는 행위'와 '블리자드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이유로 내세웠다. 명확하지 않은 규정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 셈이다.  직후 진행된 미국 대학대항전에서 우승팀이 홍콩 지지 피켓을 드는 모습이 방송을 탔지만 블리자드는 대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이중잣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팀은 우승 상금을 거부하기도 했다.   

블리자드의 행보에 미국 의회에서도 나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0일 미국 의회는 블리자드를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은 "블리자드는 이익을 위해 중국에 굴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미국 NBA 휴스턴의 로키츠 단장이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고 개인 SNS에서 발언한 직후, 중국 자본이 NBA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NBA 사무국이 이를 사과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 의회가 이를 지적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정치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퍼지는 모양새다.   

유저들의 반발에 미 의회까지 나서자 블리자드도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했다. 12일 블리자드 제이 알렌 브랙 CEO는 "중국과의 관계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Blitzchung'과 해설진의 징계 기간을 6개월로 단축하고, 상금 몰수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공식 e스포츠 방송에서 인터뷰는 정치적 견해를 말하는 공간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블리자드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반발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클래식 와우'의 흥행에 이어 블리즈컨을 통해 관심을 이어가고자 한 블리자드의 전략이 거대한 암초를 만난 셈이다. 

 

[경향게임스=이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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