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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인터뷰] 평범한 이들에게 희망을 ‘강과장’

  • 이준수 기자 omega@khplus.kr
  • 입력 2019.10.1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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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내가 35살이나 처먹고 4평 원룸에 사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유튜브를 뜨겁게 달군 ‘강과장’은 진솔한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채널이다.
직장인 가계부라는 주제로 ‘일주일 0원으로 살기’, ‘소세지 한봉지로 일주일 버티기’ 등 짠내 나는 영상을 올렸던 ‘강과장’은 적금으로 2억 원을 모은 사실을 공개하는 등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감동을 주고 있다.
초중고를 졸업하고, 좋은 대학에 진학한다. 대학 졸업 후 괜찮을 직장을 갖고, 결혼을 한다. 첫 집은 아파트 전세로, 이후 돈을 모아 자기 집을 마련한다. 평범한 삶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꿈꾸는 삶인 당연한 일에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있는 ‘강과장’을 만나봤다.
 

 

Q. 본인소개 부탁한다
강과장. 서울 사는 30대 중반 남자로, 애니메이션 만드는 일 하고 있다.

Q.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강과장.
지난해 9월 게임 유튜브로 시작했다. 당시 ‘오버워치’를 주력으로 3개월 동안 270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대부분 실제 지인들과 게임하다 만난 사람들로 ‘여기까지인가보다’ 싶어서 유튜브를 그만하려고 했다. 작년 말 회사를 한 달 쉬면서 폐인처럼 살았다. 게임 만하고 배달음식 먹다보니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 생활습관을 잡아보자 해서 영상으로 가계부, 다이어트 식단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직장인 가계부라는 주제로 바꾸고 한 달 정도 지나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Q. 유튜브 하면서 삶의 변화가 있었나
강과장.
평생을 살면서 다이어트를 하고 요요가 오는 생활이 계속됐다. 유튜브 하면서는 몸무게 유지가 되더라. 유튜브 안 했으면 다시 돌아갔을 것 같다. ‘일주일 0원을 살기’ 영상처럼 원래 돈을 심하게 아끼는 편은 아니었다. 바쁠 때는 배달음식 위주로 먹던가, 부모님 해다 주신 음식 먹거나. 닭가슴살 고구마 먹기도 했다. 식비 아끼기 위해서 극단적으로 산 적도 있었다. 그냥 최대한으로 절약하는 삶이라고 보면 된다. 삶에 있어 긍정적인 면도 있어서 하는 것도 있지만 보는 사람이 늘어나서 부담감도 있다. 예전에는 스스로의 기준만 통과하면 됐는데,이제는 구독자를 생각하고 물건을 사게 된다. 구독자를 설득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반응이 나오더라. 어떤 것이 다수의 의견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좋은 댓글 10개보다 나쁜 댓글 하나가 나쁘게 다가오더라.

Q. 방송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강과장.
지끔까지 일을 많이 하고, 적금, 예금만 하는 삶을 살았다. 회사에서 커리어 쌓아서 연봉 올리는 것도 좋지만 경제 공부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금, 예금도 재테크의 한 종류지만 돈을 불리는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아놓은 돈을 불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돌아보니 이제 와서 공부하기에는 너무 많더라.
내 채널 시청자를 보면 25-34세가 많다. 또래거나 어린 친구들인 셈이다. 살면서 후회하는 부분들을 많이 얘기 했다. 외주하면서 건강 잃은 것. 살면서 후회했던 부분, 고민했던 부분을 이야기하다 보니 시청자들이 좋아하더라. 개인적으로는 실수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라 정신적으로 피곤한 부분이 있다. 나는 성격이 고민이 많고 예민한 편이다. 내 스스로가 힘든 시간 보내다 보니 힘든 사람들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어떤 고민이 많나
강과장.
유튜브 하고 나서 보니 내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생기고 금전적 이득도 생겼다. 너무 좋아서 잃기 싫어서 고민이 또 생기더라. 유튜브가 성장세가 한번 꺾이면 유지가 어렵다고 해서 고민이 많다. 계속 고민을 하다 요즘은 고민을 많이 내려놨다.

Q. 영상에서 얼굴 공개하지 않는 이유
강과장.
원래는 공개 안 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원래는 기록의 용도였기 때문에 콘텐츠 발전하면서 얼굴 공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잘생기고 예쁘면 도움이 되는데 내 외모는 크게 도움이 안 될거라고 생각했다. 얼굴 공개했더니 일부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상상을 막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더라.(웃음) 얼굴 노출되는 콘텐츠 필요하다면 언제든 공개할 용의가 있다.
 

Q. 직장생황을 하면서 유튜브 성공하는 것이 많은 이들의 꿈이다. 주변에서 반응은 어떤가?
강과장.
회사와 연봉 협상할 때 여쭤봤는데 괜찮다고 하더라. 회사에서는 제약을 하지 않는 편이다. 유튜브로 인해 업무적으로 불성실하거나 성과가 없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다. 본부장님 딸이 내 영상을 보고 본부장님한테 알려준다고 한다.
친구들은 신기해하고, 콘텐츠에 대한 고민, 고충보다는 수익에 관심이 많다. ‘10만 넘으면 얼마 번다는데 회사 왜 다니냐?’같은 질문도 많다. 가족한테도 말할 생각이 없었는데, 애니메이션 업계가 비젼이 밝은 분야가 아니다보니 평소에 걱정이 많았다. 유튜브 성과가 난다고 알려드리면 걱정을 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려드렸다. 다만 영상에서 내가 갖고 있는 고충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오히려 더 걱정을 하지 않을까 싶다. 아는 사람이 많아지다보니 콘텐츠가 한정적으로 되는 부분이 많다.

Q. 유튜브 하면서 달라진 점은?
강과장.
이전에는 일 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그만둘까 생각을 했었다. 주기적으로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온다. 이직을 하지 못한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었다. 유튜브 하면서 평생 해오던 일 외에도 밥 먹고 살 정도로 일을 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자신감이 생겼다. 회사일 하면서 어느 순간 머리 쓸 일이 없어졌다. 워낙 오래 해서 손에 익숙해 진 탓이다. 유튜브를 하면서 생각하거나 기획하고 하는 부분이 생겼고, 꾸준히 머리 굴리는 일이 생기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본업만 보고 달려올 때는 고민이 많았는데, 다른 일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다.

Q. 앞으로 다루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강과장.
재테크 공부하면서 초보자의 기준으로 영상을 만들고 싶었는데, 올해 1년 동안 영상 만들면서 공부를 못했다. 초보자들 기준으로, 지식 전달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생각을 해보는 기회를 줄 만한 영상을 만들고 싶다. 추가로 힐링 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책도 읽을 계획이다.

Q. 방송 시작하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강과장.
신기했던 순간은 있었다. 처음으로 거친 악플이 달렸을 때, “나에게 이런 악플이 달린단 말이야? 나는 일반인인데?”라는 생가이 들었다. 다른 채널에 댓글 달았을 때 ‘형이 여기서 왜나와?’라는 댓글이 달릴 때도 신기했다. 유튜브 보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이 된 셈이다.

Q. 총몇명 '나천재' 캐릭터 만든 것이 기억에 남는다.
강과장.
‘총몇명’, ‘장삐주’ 채널을 많이 보고, ‘슈카월드’를 롤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분야에 지식을 쌓아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멋있다. 최근에는 ‘상남자1’이라는 병맛 요리 유튜버가 신기하다. 이 외에 ‘말왕’, ‘키다리형’, ‘피지컬 갤러리’도 많이 본다. 갑자기 월드 클래스로 발돋움한 ‘사나고’도 많이 본다.

 

Q. 어떤 채널,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지 목표가 궁금하다
강과장.
목표라고 할 것은 없고, 멘탈 관리 하는 선에서 오래오래 하고 싶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10분이라도 보는 동안 힐링 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Q.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말
강과장.
아직까지도 나는 스스로가 일반인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처럼 유튜브 보던 사람이다. 내 “채널이 재밌으니까 보겠지”라는 생각은 없다. 채널을 시청해주는 사람들에게 고맙다. 시청자들 덕분에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마냥 고맙다. 재밌는 영상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경향게임스=이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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