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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문화포럼 “다양한 분야와 게임의 순기능 접목을 주목해야”

  • 이태원=정우준 기자 coz@khplus.kr
  • 입력 2019.10.18 18:27
  • 수정 2019.10.1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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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에게 다소 낯선 주제인 게임의 순기능과 문화적 효용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0월 18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제5회 게임문화포럼 - 게임&’을 개최, 의료와 교육, 스포츠의 관점에서 본 게임의 가치를 소개했다.
 

사진=경향게임스

먼저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게임, 치료제가 되다’라는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강 교수는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게임이용장애’의 판단기준이 다소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게임 자체가 아니라 게임을 이용하는 행위에서 과몰입 문제가 발생하지만, 오히려 꾸준히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시각이나 인지능력 등이 향상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게임 이용의 관점에서, 강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로서 게임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여기서 디지털 치료제란 게임 소프트웨어 형식을 지닌 환자 치료 도구를 뜻한다. 실제로 실시간 전략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비게임 유저보다 전두엽이 활성화되는 연구결과를 얻었고, 이를 토대로 시야장애 환자들의 증상이 완화되는 임상실험 성과도 달성했다. 현재 그가 개발한 ‘뉴냅비전’은 지난 6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1호 디지털 치료제 확증임상실험 승인을 받기도 했다. 강동화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아직 태동기”라며,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된 디지털 치료제가 점차 고도화되면, 향후 의료진이 처방한 게임을 환자들이 모바일로 활용하면 개인별 데이터가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되는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이와 함께 송화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최은주 교사는 실제 수업에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적용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교육현장에서 게임을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우선 최 교사는 교육적인 내용과 게임의 형식이 충분히 결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자신의 수업에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하나둘씩 도입했다. 예를 들어 각 턴마다 과자를 배분하고 먹을지 여부를 선택하는 방법으로 인류 생존을 위해 자연을 소비하는 과정을 설명했고, 오염된 물고기를 의미하는 다른 맛의 과자를 추가해 환경오염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개념을 전달했다.
특히 아이마다 사전지식의 격차가 벌어지는 역사 분야에서도 게임을 활용한 교육 효과가 확인됐다. 최 교사는 4주 간의 시간 동안 3그룹으로 나눠진 아이들이 다양한 활동으로 포인트를 모으고 마지막 대결로 최종 승자가 결정되는 RPG 방식으로,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를 몸소 체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게임 형태로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학생들 역시 높은 참여율과 몰입도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최은주 교사는 “게임이 지닌 다양한 특성과 요소들은 충분히 교육과 함께 갈 부분이 많다”며, “많은 교사들이 학생과 신경전을 하지 않고, 지금도 웃으면서 함께 수업하는 날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이외에도 박성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 교수는 미래 사회에서 e스포츠의 성장 가능성을 조명했다. 우선 박 교수는 스포츠라는 단어의 개념에서부터 강연을 시작했다. 미국은 스포츠가 철저하게 경쟁과 규칙이 존재하는 신체적 활동을 의미하지만, 유럽은 몸과 정신이 건강해지고 사회적 관계가 구축되는 모든 신체활동을 스포츠라고 부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e스포츠를 비롯해 제한적인 신체의 움직임에도 결과가 만들어지는 모든 활동은 스포츠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아울러 박 교수는 “현재 주류 스포츠 시장 상황으로 인해 e스포츠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주요 수입원이 방송 중계권이지만, 스트리밍 시장의 확대로 인해 중계권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OC는 지속적으로 3대3 농구, 스케이트보드, 서핑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종목들을 올림픽으로 끌어들이는 상황이다. 이는 곧 4억 5천만 명의 시청자가 존재하고, 선수와 관중의 오버랩 비율이 탁월한 e스포츠 산업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배경인 셈이다. 또한 현재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이 기존 주류 스포츠산업의 구조로 변해가고 있고, 이를 향유하는 소비자층의 다양화도 발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박성희 교수는 “향후 IOC는 기존 스포츠 종목을 VR(가상현실)·AR(증강현실)로 디지털화 시키는 작업에 주목할 것”이라며, “즉, 게임과 공간, 네트워크의 확장이라는 개념 속에서 e스포츠는 디지털화된 콘텐츠를 매개로 한 미래 스포츠(fSports)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제5회 게임문화포럼 - 게임&’에서는 기조강연과 주제강연에 이어, ‘게임&음악: 게임 속 음악세계’를 주제로 7인조 오케스트라 ‘Bella ensemble’이 바람의 나라와 카트라이더 등 국산 게임음악에 클래식을 접목한 공연도 펼쳐졌다.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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