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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C 2019’ 트리 “한국인의 ‘매운맛’ 보여줄 것”

  • 정우준 기자 coz@khplus.kr
  • 입력 2019.10.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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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컴투스의 글로벌 모바일 e스포츠 대회 ‘서머너즈 워 월드아레나 챔피언십(SWC) 2019’의 월드결선에는 유일한 한국 선수가 존재한다. 지난 2017년 첫 번째 SWC에서 ‘싸이(PSY)’라는 이름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던 ‘트리(TREE)’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출시 직후부터 한국의 친구들과 게임을 즐겨온 그는 거주지 기준으로 미국에서 출전하지만, 한국 서버에서 한국 길드원들과 활동하는 한국인 선수다. 최대한 자신에게 가혹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트레이닝을 하는 그가 올해 월드결선에서 만나는 첫 번째 상대는 바로 유럽의 다크호스 ‘로지스(ROSITH)’다. 이에 대해 트리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덱을 가졌지만, 맞춤형 전략으로 접근하면 승산이 있다”며, “목표는 우승이며, 한국인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사진=컴투스
사진=컴투스

다음은 인터뷰 전문.

Q. ‘서머너즈 워’는 어떻게 처음 접했나?
A.
미국에서 살게 된 지는 4~5년 됐다. 2014년쯤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함께 할 게임을 찾고 있었는데, ‘서머너즈 워’는 완성도 높은 수집형 RPG인데다 커뮤니케이션 및 길드 시스템과 채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친한 친구도 연락이 뜸하면 소원해지는데, ‘서머너즈 워’는 미국에 사는 나와 한국의 친구들을 연결해주는 게임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랫동안 서비스되면 좋겠다.

Q. 기존 ‘싸이’에서 아이디를 ‘트리’로 변경한 이유는?
A.
이번 대회에 앞서 아이디를 ‘트리’로 바꿨다. 사실 원래 초창기 쓰던 아이디는 ‘크리스탈 나무’였다. SWC 첫 번째 대회에 친구들과의 닉네임 변경 내기에서 졌는데, 엽기 사진이 가수 싸이를 닮아서 닉네임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상하게도 예전 닉네임이 그리웠고, 대회 신청 전에 ‘트리’로 돌아왔다. ‘트리’는 게임 속의 나무에 크리스탈이 주렁주렁 열리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Q. 한국인인데 아시아퍼시픽컵이 아닌 아메리카컵에 출전했다
A.
대회 참가가 거주지 기준이라, 첫해부터 지금까지 계속 미국에서 출전 중이다. 물론 첫 대회에는 한국에서 토너먼트를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서머너즈 워’에 미국 친구도 생기고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도 많아져서 아메리카컵 출전도 괜찮다. 한국에 못 간지 벌써 4년이 됐는데,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진출하지 못해 아쉬웠다.

Q. 아시아퍼시픽컵에 출전할 생각도 있나?
A.
미국 친구들은 내가 만약 아시아퍼시픽컵에 출전하면 나를 더 좋아할 것 같다고 우스개소리로 말한다. 현재 아시아퍼시픽컵 선수들은 경기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내가 절대 그 선수들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지역컵으로 출전하더라도, 나는 여기까지 올라올 실력을 갖췄다고 자신한다.

Q. 한국의 길드원들은 어떤 응원을 전했나?
A.
우리 길드는 실시간 아레나를 목표로 만들어졌는데, 길드원들 모두 굉장한 츤데레(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사람)이다. 겉으로는 “트리 져라”라며 놀리지만, 한국 시각으로 새벽 3~4시에 일어나 아메리카컵에 출전한 나를 응원해줘서 감동받았다. 좋아하는 것을 함께 얘기하고 즐기는 것은 행복하다는 사실을 길드 활동으로 깨달았다. 그런 의미에서 ‘톰신’이 아메리카컵 우승 후 길드원들의 헹가래를 받았는데, 그게 우승이나 상금보다 부러웠다.

Q. 지난해 아메리카컵 예선에서 ‘톰신’에게 패배하며 월드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에도 리벤지 매치에 실패했는데, 아쉬움이 남지는 않았나?
A.
작년은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내 실수로 밴을 잘못해서 패배했다. 올해도 내가 좀 더 잘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톰신’에게 졌다기보다 내 플레이를 못해서 패배한 만큼, 큰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 물론 내가 가진 몬스터를 ‘톰신’도 가지고 있어 상성이 좋지 않지만, 바꿀 수 없는 것을 이유로 들고 싶지 않다. 하지만 결승까지 올라가 재경기를 펼친다면, 이번에는 내가 승리를 차지할 것이다.

Q. 미국에서 ‘서머너즈 워’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A.
미국은 블랙프라이데이가 되면 하루 전부터 밤새 전자제품매장마다 개점을 기다리는 문화가 있다. 지난 2017년 SWC 월드결선 하루 전에도 큰 경기장을 한 바퀴 돌 정도로 긴 줄이 등장했고, 하루 종일 노숙을 하며 대회를 기다리는 일반 관객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극소수 팬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봤고, 평생 찍을 셀카도 그때 다 찍은 것 같다. 미국에서 모바일게임, 특히 e스포츠 행사가 그 정도 인기를 얻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들었다. 

Q. SWC가 3년째를 맞이했다. e스포츠로서 ‘서머너즈 워’는 어떤가?
A.
기본적으로 스포츠는 직접 플레이하지 않아도 경기 관람이 재밌어야 한다. 선수가 아닌 관전자로 ‘서머너즈 워’ 경기를 보면 재미있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겠지만, e스포츠로서 관객들에게 충분한 관전의 즐거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Q. 본인만의 특별한 경기 준비 방식이나 분석 노하우가 있나?
A.
최대한 객관적으로 나를 보려고 한다. 똑같은 밴픽으로 10경기를 할 때, 8판 이상 승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단순히 승리에 안주하지 않고, 운이나 개선점은 없는지 최대한 가혹하게 나 자신을 마주하려고 한다. 그래야 좋은 밴픽과 새로운 메타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Q. 첫 경기인 8강에서 ‘로지스’와 만난다. 올해 처음 출전하는 선수라 정보가 많지 않은데, 어떤 경기를 예상하나?
A.
‘로지스’ 선수와 토너먼트 경험이 없어서 평가가 쉽지 않다. 하지만 덱 자체로만 보면 상대하기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다. 빛, 어둠 속성 몬스터 덱 구성이 확실해, 만약 밴픽에서 실수한다면 충분히 질 수 있는 무서운 콘셉트를 가진 덱은 확실하다. 하지만 좋은 몬스터를 가지고 높은 승률의 검증된 덱만 기용한다면, 상대의 변칙적인 카운터 몬스터에 유동성이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맞춤형 전략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SWC 2019’ 월드결선에 앞서, 한국 팬들에 각오 한 마디 들려달라.
A.
올해 1등을 차지하고 싶다. 게임에서 왜 코리안이 무서운지 확실하게 보여주겠다.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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