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I·P의 게임화
소설 I·P의 게임화
  • 김상현 편집국장
  • 승인 2019.11.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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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63호 기사]

“구상만 한 2년 정도 한 것 같네요. 기존 게임 판타지와는 다르게 저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주인공이 시련을 이겨내면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좀 더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몬스터, 인스턴스 던전 등을 기존 MMORPG 시스템에서 착안한 건 사실이지만, 모티브가 된 MMORPG는 없습니다. 모두 제 상상 속의 창조물들이죠.”

‘달빛조각사’ 원작 작가 남희성씨를 만났던 것이 지난 2014년 3월, 아직은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어느 날 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터뷰 내내, 낯설어하던 그의 모습은 아직도 기자 뇌리에 선명하게 박혀있다. 그의 대표작인 ‘달빛 조각사’는 2006년 인터넷 사이트 연재를 시작한 이후, 가장 짧은 기간에 각종 순위 베스트에 등극할 만큼 독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먹고살기 위해 게임을 업으로 삼아야 했던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게임 생활기는, 천편일률적이었던 게임 소설의 틀을 벗어나 NPC와 유저의 조화를 이루어 내는 데 성공했다. 거기에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간결하고 명쾌한 묘사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구성으로 세공된 작품은 매 권마다 독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면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남희성 작가는 ‘달빛조각사’의 게임화에 대해서 “좋은 개발사를 만난다면 고려할 수 있지만, 게임에 맞춰 스토리를 변경하고 싶진 않다”며 “달빛조각사 소설의 유쾌함과 감동을 게임에서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시, 그의 진솔한 모습과 ‘달빛조각사’의 세계관이 이끌려 기자는 게임 개발사들을 찾아다니면서 게임화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의 용단이 있기 전까지 수 많은 회사에서 퇴짜를 맞은 에피소드는 아마 기자만 알고 있는 비밀일 것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소설 I·P의 게임화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소설보다는 웹툰에 게임사들이 더 관심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송재경 대표가 ‘아키에이지’ MMORPG를 개발하면서 스토리와 세계관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달빛조각사’ 모바일게임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기자의 노력도 살짝 ‘생색’ 내고 싶다.

‘달빛조각사’ I·P를 가지고 거의 1년 가까이 게임 개발사들의 문을 두드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임으로서 충분히 매력이 있다는 기자의 판단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가치를 알아본 송재경 대표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게임의 성적을 떠나서 우리나 게임산업 역사에 남을 충분히 가치 있는 도전이었다고 서로를 격려하고 싶다.
‘달빛조각사’ 모바일게임의 성공이 무협·판자지 소설 시장에도 활력을 일으키고 있다. 굳이 게임 I·P가 아니더라도 소설 I·P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기자 역시, 최근 몇 년 간 이 소설이 게임으로 나오면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눈여겨보는 작품이 있다. 최근 작가들이 매니지먼트 회사에 소속되면서 I·P에 대한 관리가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게임으로 본격적인 진출은 더딘 편이다.

혹자들은 ‘달빛조각사’라는 I·P가 좋아서가 아니라, 송재경이 게임을 개발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I·P의 파워가 분명히 성공에 일조를 했다는 것이 기자의 확신이다.
소설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세계관과 게임의 재미는 분명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새로운 I·P 확보의 활로가 열린 만큼, 기자도 다시 한번 적극적으로 좋은 소설 I·P 를 갖고 게임사들을 만나 볼 계획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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