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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규모 넘어 가치와 도전 이야기할 때

겜브릿지 도민석 대표

  • 정리=정우준 기자 coz@khplus.kr
  • 입력 2019.11.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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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64호 기사]

최근 ‘게임은 문화다’라는 구호가 게임업계의 화두다. 그런데 게임이 문화라는 사실을 왜 주장해야만 하는지 의아하다. 사실 현재 3040세대에게 게임은 너무나 익숙한 여가 생활이고, 우리 주변에는 게임에서 탄생한 신조어들, 규칙들, 문화들이 가득하다. 문화가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생각의 주요 양식이라면, 현시대에 게임은 당연히 문화로 인정돼야한다.

대중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준 영화와 문학작품들처럼, 이미 게임도 개인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한 사례가 많다. 일례로 ‘디스 워 오브 마인’은 전쟁에 휘말린 민간인의 시점에서 생존을 위한 도덕적 선택을 질문하고, 판매 수익으로 전쟁고아들을 돕는 행보를 보였다. 인도에서 만든 ‘미씽’은 게임의 힘을 빌려 여아인신매매를 알리고 예방하는 활동에 나섰고, 한국에서도 소방관들을 위한 기부를 진행한 ‘라이프 이즈 게임’이나 제주 4.3 사건을 다룬 ‘언폴디드’ 등이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게임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양산형 게임들은 과도한 현금결제와 확률형 아이템 판매, 게임과몰입 이슈에 정면으로 공격당하면서도 확실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양산화 게임의 비대화는 훌륭하지 못한 영화들의 특징을 답습하는 듯하다. 과연 게임이 제대로 문화콘텐츠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의 답은 훌륭한 문화콘텐츠들이 사회에 제공하는 가치를 게임이 제공할 수 있어야한다고 감히 생각한다. 게임으로 얻은 수익으로 사회공헌사업을 하는 수준을 넘어, 게임 자체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달하는 문화콘텐츠가 돼야한다는 의미다.
이제 대중은 거짓 광고나 과대 포장에 속지 않는다. 객관적인 후기와 평가에 의해 움직인다. 과거에 영광에 집착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미래세대가 만족하는 게임의 역할을 할 수 없다. 현재 한국 게임이 처한 현실은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문제가 아니다. 게임을 문화로 인정받지 못한 업계의 책임이고, 그 결과를 새롭게 데뷔하는 게임인들이 몸소 증명해야하는 상황이다.
지금이야말로 게임산업의 규모를 넘어, 가치와 도전을 생각하는 게임업계의 성숙한 문화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 겜브릿지 도민석 대표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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