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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핀공장과 워라밸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19.12.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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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65호 기사]

아담 스미스(Adam Smith, 1723~1790)는 최초의 근대적인 경제학 저술로 유명한 '국부론'을 발표한 학자이다. 이 국부론에는 유명한 ‘핀공장 이야기’가 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한 사람이 수작업으로 열심히 핀을 만들면 20개를 만들 수 있다. 10명의 직원이 열심히 핀을 생산하면 200개의 핀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10명이 핀의 제작 공정을 나누어 맡은 부분만 작업하여 생산하면 4,800개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각각 만들었을 때보다 분업해 생산했을 때 월등히 생산 효율이 좋다는 이야기이다.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제작 과정을 보다보면 유독 개인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나 정보를 동료와 공유하지 않고, 혼자만의 자산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보를 독점하는 것이 자신의 생존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것은 동료와 경쟁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혼자만 정보를 독점해 경쟁 우위를 가지려 함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경쟁 속에서 살아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적으로 등수를 받고, 대학 입학에서도 경쟁해 당락이 결정된다. 경쟁이 익숙해 사회에서도 경쟁 우위를 가지고자 하는 경향이 그대로 들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핀공장 이야기’처럼 경쟁보다 분업과 협력이 월등히 효율이 좋다. 10명의 사람에게 경쟁을 유도해 생산량을 증대시켜도 한사람이 100개의 핀을 만들 수는 없다.

활발한 정보의 공유는 협업과 분업을 활성화하고, 작업 효율을 증대시킨다. 개인의 정보를 공유하면, 본인 역시 새로운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정보의 공유는 스스로의 정보를 정리하는 효과도 발생하며, 팀 전체의 효율도 증가할 수 있다.
최근 ‘워라밸’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워킹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우리나라는 근로시간이 길기로 유명하다. OECD 전체 국가 중에서도 Top3 안에 들어가는 수준이며, 근무시간으로 경쟁하는 국가가 멕시코, 러시아 같은 국가이다. 국민 소득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독일, 스웨덴 같은 부자 국가가 아니라 멕시코, 러시아 등과 오래 일하는 것으로 경쟁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국민 소득이 높아질수록 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워라밸에 대한 요구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워라밸은 근무 시간의 감소가 필수적이며, 이는 작업 효율의 개선 없이는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지금부터라도 주변의 동료와 활발한 정보의 공유를 시도해보자. 그것이 게임의 퀄리티를 높이고, 근무 시간을 줄여주고, 나의 삶의 질도 높여줄 것이다. 용꼬리보다 뱀머리가 더 폼 날지는 몰라도 삶은 질은 용꼬리가 더 좋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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