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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활용한 진짜 교육, '가능한 걸까?'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19.12.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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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65호 기사]

기자는 게임전문지 편집장이기 전에 한 가정의 가장이고, 한 아이의 아빠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그렇겠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교육이라는 카테고리에 굉장히 집중하게 된다. 기자 역시, 아이의 게임 플레이에 대해서 관대한 입장을 보이지만, 게임에 아이가 과몰입하게 되면 아무래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기자의 아이가 게임을 플레이할 때, 꼭 묻는 것이 있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 재미와 흥미가 느껴지냐는 것이다. 이는 아이와 게임으로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아이가 어떤 요소에 몰입을 하는지를 알아야 향후,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임 자체 플레이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는 아이는 매우 드물다. 그 행위를 하면서 주어지는 보상에 아이들은 집중하게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계속해서 적정 수준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예를 들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지 못하거나, 멀티 플레이에서 상대방에게 계속 진다면) 그 게임에 대한 흥미는 금방 떨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브롤스타즈’를 플레이하는 아이 중에서는 부모에게 대신 플레이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 자체 플레이 재미보다는 트로피를 모으는데, 더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이런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면 부모들이 콘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주제를 좀 바꿔보자. 최근 게임을 활용한 교육에 관심이 높다. 전용 타블릿을 개발해, 게임과 교육을 접목시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일정 부분에 있어서 효과를 보고 있지만, 기자가 봤을 때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껴진다.

학습과 게임에 대한 ‘괴리’를 좁히지 못하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학습에서 얻는 재미 혹은 흥미는 게임에서 얻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게임을 교육에 접목시킨다고 해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생각부터가 잘못됐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특히, 이런 교육용 게임을 개발할 때, 한쪽 전문가만이 참여해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육 전문가와 게임 로직을 완벽하게 이해한 전문가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야하는데, 이 둘 사이의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게임의 단순 재미와 흥미를 학습에 끼워 맞추기 보다는, 두 개의 좁혀지지 않는 입장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한 예로 ‘브롤스타즈’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현재 시중에 출시돼 있는 교육용 게임을 플레이하라고 한다면,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게임의 재미에서부터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브롤스타즈’ 안에 교육적인 미션을 수행하게 하고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진다면 아마도 아이들은 훨씬 더 집중하고 학습에 대한 의지를 불태울 것이다. 물론, 이런 로직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기자도 알고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전문가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매번 똑같은 단순 재미만을 흉내 내서는 절대로 아이들에게 다가설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4차산업혁명시대, ‘게임’은 타 산업과의 융복합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그러나 단순 짜깁기만으로는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게임을 활용하기 전에 먼저 게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자신들이 할 수 없는 영역이라면 게임 개발자를 영입해서라도 좀 더 디테일한 계획과 시너지를 시뮬레이션 해야 한다. 진짜 ‘교육용 게임’이 출시돼 아이들과 부모들이 좀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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