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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 #3] 게임문화, 미래세대 핵심 소통도구 ‘기대’

  • 강남=정우준 기자 coz@khplus.kr
  • 입력 2019.12.16 18:43
  • 수정 2019.12.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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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독립된 미디어로서 게임이 지니고 있는 예술적 가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2월 16일 서울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2019 게임문화 융합연구 심포지엄: CONVERGENCE(융합)’을 진행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이날 세 번째 섹션의 주제는 ‘GAME+CULTURE’로, 윤혜영 카톨릭대 교수와 도영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윤태진 연세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먼저 윤혜영 교수는 최근 트랜스미디어 현상 속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위치를 연구했다. 여기서 ‘트랜스미디어’란 미디어 간의 경계선을 넘어 서로 융합되는 현상을 의미하며, 다양한 예술적 요소들이 결합된 미디어이자 유저 참여형 문화를 지닌 게임에게 적합한 방향성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게임업계에서도 I·P 확장이라는 이름으로 ‘선형 모델’에 해당하는 트랜스미디어 시도가 존재했다. 다만 그동안에는 개발자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이나 장르, 플랫폼 중심의 모델에 한정됐다면, 근래에는 이종 미디어와의 융합이나 게임의 내적논리가 다른 미디어에 전이되는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윤 교수는 선형 모델을 비롯해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망형 모델’, 사용자가 외부 미디어를 넘나드는 ‘큐레이터 모델’, 사용자의 게임 수용이 창작 형태로 구현되는 ‘프로슈머 모델’, 게임의 메커니즘이나 다이나믹스가 이식되는 ‘게임성 전이 모델’ 등으로 구분했다.
윤혜영 교수는 “지금까지 게임은 개발자를 중심으로 폐쇄적이고 독립적인 미디어의 위치를 차지했다”며, “향후 산업적 부가가치 증대 차원을 넘어, 미디어 간의 교류를 통해 게임문화가 사용자들과 새로운 소통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도영임 KAIST 교수는 게임의 예술적 경험에 대한 가치평가를 위한 연구 결과를 간략하게 공개했다. 우선 게임의 예술적 경험은 비주얼이나 사운드로 구현되는 ‘시청각적 경험’과 이용자의 플레이로 인식되는 ‘게임플레이 경험’이 결합된 형태다. 이에 따라 크게 감각양식과 내러티브, 상호작용성, 확장성 등 4가지 대분류로 나눠볼 수 있다.
특히 창작자와 이용자가 게임의 예술적 경험을 인식하는 방식에서는 유사성이 발견됐다. 기본적으로 창작자들은 예술가적 자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인게임과 메타게임 요소들을 고려한 시도들을 선보인다. 또한 메카닉의 정교화나 감각의 세련화, 서사적 메시지 전달 등을 통해 예술성을 부여하고 있다. 스팀의 게임 리뷰 분석에 따르면, 이용자 역시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스토리를 호평하고, 도전과 극복의 서사를 지닌 독특한 플레이 경험을 선호한다. 
반면, 국내와 해외로 구분하면 일부 차이가 발견됐다. 국내 창작자와 이용자는 도전과 동기부여, 보상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예술적 경험으로 보는 반면, 해외 창작자들은 개인의 삶이 담은 여정이나 자신의 인격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시도에 초점을 맞춘다. 도영임 교수는 “게임이 또 다른 사회적 언어로 작용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게임 개발자들이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창작자로서 지위를 확립하고, 게임을 활용한 예술 감수성 교육 플랫폼 제공이나 온·오프라인 게임예술 채널 구축 등 소통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뒤이어 윤태진 연세대 교수는 매개자 이동을 중심으로 게임문화 트렌드 변화를 살펴봤다. 우선 매개자란 게임 생산과 소비 사이, 혹은 그 주변에서 유형적인 콘텐츠를 직접 매개하거나 무형적인 문화형성 및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자를 이야기한다. 전통적으로 게임언론과 평론가, 정책 입안자들이 해왔던 역할인 셈이다. 
다만 최근에는 이들이 지닌 권력이 1인 크리에이터들에게 이양되고 있다. 정책과 언론은 불가피하게 산업 지향적 성격을 지니게 되고, 소비자 영향력이 커질수록 전문성 높은 유저나 크리에이터들의 힘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e스포츠는 하나의 독립된 문화로 분리되고 있으나, 게임사가 최상위 포식자로 위치한 산업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의 지원으로 막강한 힘을 얻은 크리에이터는 게임문화의 영역을 상징하는 요소다. 실제로 10~40대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크리에이터들은 이미 소비자들을 대표하는 안정적인 직업군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윤태진 교수는 “게임문화 3.0시대로 들어서면서, 산업으로 성장한 e스포츠와 문화로 자리매김한 크리에이터가 양측으로 끌어당기는 현상이 생겨났다”며, “궁극적으로 언론과 평론 등 전통적인 매개자들을 어떻게 산업 지향적인 행보에서 벗어나, 일반 유저들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게임문화의 영역으로 옮겨올 수 있을지 고민해야할 시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경향게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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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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