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세돌, 한돌에 첫 대국 승리 … NHN “인간-A·I ‘조화’가 핵심”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9.12.18 16:25
  • 수정 2019.12.18 16:3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A·I(인공지능) ‘알파고’에게 유일하게 승리한 인간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九단이 또 한 번의 ‘세기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이와 관련해 12월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제1국에서 이세돌은 NHN의 바둑 A·I 한돌에게 92수 불계승을 거뒀다.
 

사진=NHN
사진=NHN

이번 대국은 이세돌의 고별전으로, ‘알파고’와의 대국에 이어 또 한 번 A·I와의 승부로 치러져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경기 규칙은 접바둑 형태의 ‘치수고치기’로, 첫 대국에서 이세돌이 먼저 2점을 놓고 시작하되 7집 반을 한돌에게 주는 방식이었다. 
이는 같은 조건에서는 인간이 A·I를 극복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양 쪽이 모두 공감한 상황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NHN 측의 설명이다. 

대국에 나선 한돌 3.0의 ELO 레이팅은 4,500점 가량으로 평가됐으며, 이는 프로 바둑기사나 지난 2016년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 리’, 2017년 커제를 상대한 ‘알파고 마스터’를 넘어서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돌의 착수는 인터넷 바둑 형태로 진행됐던 국내 프로 바둑기사들과의 릴레이 대국과는 다른 형태로 진행됐다. 개발사 NHN 서비스 IB 운영파트 이화섭 대리가 대리착수를 맡았으며, 그는 모니터를 보면서 한돌이 원하는 자리에 바둑돌을 놓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한돌의 우세를 예상한 것과 달리, 승부는 흑돌을 쥔 이세돌의 승리로 결정됐다. 이세돌은 최근 10일간 두 점 바둑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비적인 바둑으로 한돌에게 맞섰다. 중반 들어 한돌이 맹렬한 공격을 펼치면서 이세돌의 대마가 위험하다고 생각된 순간, 이세돌의 ‘씌우는 맥점(78수)’에 한돌은 자신의 돌이 죽는 ‘장문’을 파악하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백돌의 요석 3점이 오히려 죽어버린 것이다. 순식간에 승률이 곤두박질친 한돌은 몇 수를 더 두다가 92수만에 패배를 인정했다.
 

▲ 이세돌 vs 한돌 제1국 기보 (사진=NHN)
▲ 이세돌 vs 한돌 제1국 기보 (사진=NHN)

승부를 가른 78수는 프로 기사라면 흔히 두는 맥점이지만, 현재 세계 최강의 바둑A·I라는 중국의 ‘절예’나 벨기에의 ‘릴라제’로도 못 본 수라는 것이 NHN 측의 설명이다. 때문에 한돌의 실수를 유발한 이세돌의 ‘신의 한 수’에 많은 이들의 감탄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지난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 당시에도 78수가 분수령이 됐던지라, 기묘한 우연의 일치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NHN 측은 승부보다는 인간과 A·I의 조화에 초점을 맞췄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금까지는 인간과 A·I의 대결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인간과 A·I가 공존하며 서로에게 이롭게 조화를 이뤄가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평소 동등한 조건에서 대국하는 ‘호선’을 학습해온지라, 치수고치기 규칙으로 진행된 이번 대국은 한돌에게도 도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국은 한돌의 개발사 NHN에게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돌에 사용된 알고리즘이 바둑을 넘어 보드게임이나 퍼즐 장르 등 게임사업 전반에 걸쳐 폭넓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다. 게임 이외에도 응용 가능한 분야를 찾는 것을 미션으로 설정한 NHN 기술연구센터도 이번 대국을 복기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사진=NHN
사진=NHN

한편, 이세돌과 한돌의 대국은 19일과 21일 두 차례 더 진행된다. 제1국에서 이세돌이 승리함에 따라 오는 19일 펼쳐지는 제2국은 서로 동등한 조건인 ‘호선’으로 대결한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