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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뷰 신화! 중국 휩쓴 게임 드라마 '전직고수' 주목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12.26 15:11
  • 수정 2019.12.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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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e스포츠를 소재로한 드라마가 중국 대륙을 휩쓸었다. 지난 7월 출시된 드라마 '전직고수'이야기다. 텐센트가 제작에 참가, 자사 웹을 통해 첫 공개한 '전직고수'는 서비스 4시간만에 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고, 15일 총합 누적조회수는 10.3억뷰에 달한다. 출시 5개월차인 현재까지 중국에서만 약 20억뷰를 달성했다. 중국 전체 인구(13억명)보다 드라마 조회수가 더 높았다. 

드라마는 가상으로 구성된 온라인RPG '룽야오(영요)'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룽야오'는 10년 넘게 인기리에 서비스되는 온라인 게임. 동시접속자수 1억명을 돌파하며 하나의 '사회'를 보는 듯 하다. 게임 속에서 유저들은 길드로 모이며, 길드는 모인 유저들을 기반으로 성장한다. 성장한 길드는 대기업 스폰서를 구해 하나의 기업처럼 활동한다. 이 '길드'에 '취직'하기 위해 전문 학원이 등장할 정도다. 이렇게 형성된 길드들이 서로 각축전을 벌이며 '지배권'을 다툰다. 승리하는 길드는 가입자수를 다수 보유하며, 이 것이 곧 권력으로 자리잡는다.

권력은 경쟁을 낳았다. 계속되는 이권 다툼을 정리하기 위해 '룽야요'는 프로 스포츠로 변모한다. 각 길드 소속 대표주자들이 프로 구단을 설립해 프로 구단끼리 경쟁을 통해 승자를 가린다. 각 구단이 승리하면 길드 가입자수가 늘어나며, 반대로 연전 연패하면 인기가 떨어져 구단 운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입는 식이다. 이제 프로 구단이 길드를 쥐고 흔드는 시대가 됐다. 프로 구단에서 탈락한 이들은 길드로 들어가 서포트를 하며, 반대로 길드 소속 게이머들이 프로의 세계에 뛰어들기도 하는 등 상호 보완이 유지되는 구도다.  

이 같은 구도 하에 절대 고수 '엽추'가 등장한다. 그는 프로 스포츠팀 '가세'를 이끌고 전체 리그를 재패한다. 통산 우승회수 3회. 타인이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다. '리그 오브 레전드'스타 '페이커'에 비견할만한 존재다. 그에게도 단점은 있다. 오직 게임만 할 뿐 무대 인사나 광고 등과 같은 팬 서비스는 전혀 없다. 리그 2군 주장보다 실 수익이 떨어지자 구단은 그를 내치고 새로운 주장을 영입한다. 낙담한 엽추는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 새로운 선수들을 모으고 훈련하면서 자신을 추락시킨 팀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간다. 

드라마는 e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무협지'나 '스포츠 드라마'처럼 보인다. 중국을 휩쓰는 7대 길드는 무림 문파를 연상케 하고, 문파에 맞서 싸우며 혁신을 부르짖는 고수는 심기일전해 판을 뒤엎는다. 주인공은 중요한 시기에 조력자를 얻고, 기존 고수들이 아군으로 합류하면서 성장하다가 큰 좌절을 맞보고 다시 일어서서 성공을 향해 달린다. 전형적인 드라마 문법을 따르는 셈이다. 오히려 이 점이 인기를 끌어 게임을 모르는 이들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됐다.

'전직고수'는 중국에서 서브 컬쳐가 메인 스트림으로 오르는 역전 현상을 보여준 사례다. 이를 기점으로 '테니스의 왕자'와 같은 유명 IP들이 드라마로 제작돼 중국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한동안 '서브 컬쳐'드라마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알함브라의 궁전' 와 같이 게임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등장해 인기를 끌기도 해, 한동안 '서브 컬쳐'열풍이 계속될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전직고수'는 넷플릭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반응은 평범한 편. 전문 평가사이트 imDB에 따르면 '전직고수' 평점은 8.2점을 기록했지만 평가자수가 적은 점이 단점이다. 드라마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편이다. 특히 드라마 속에 표현된 게임적 표현들이 공감을 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 속에서 메인 콘셉트로 쓰이는 '권력 구도'나 'PK', '아이템 루팅', '현금 거래', '사기'등과 같은 요소들은 콘솔게임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 납득하기가 어려운 설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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