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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찾아 보는 '가족의 의미'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01.2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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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왔다. 한해 시작을 알리는 날로 수천년동안 이어져 내려온 우리 민족 고유의 풍습이다. 이 기간이면 가족들이 모여 함께 음식을 나눠먹으며 묵혀둔 이야기 보따리를 푼다. 변화가 빠른 시대 흐름 때문일까. 명절을 지내는 분위기도 조금씩 변화하는 분위기다. 최근 기사보도에 따르면 제사 대신 성묘로 대체하거나, 음식을 직접 만드는 것 보다는 주문하는 집이 늘어나며, 1인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역귀성이 증가하는 등 설 풍경 역시 변모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가지 변하지 않는 점은, '가족'이 함께 모인다는 점. 단지 그 '가족'이라는 의미도 세월을 지나오면서 조금씩 변하는 듯 하다. 시대의 문화를 대변하는 게임속에서 '가족'은 어떻게 표현돼 있을까. 명절을 맞아 가족을 다룬 게임들을 다뤄 봤다. 

형제라는 이유만으로 

'갈등'을 주요 소재로 삼고, '사건'을 그려야하는 게임은 장르적 특성상 등장인물들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렇다보니 가족 관계자들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다. 

서로 죽이는 관계(?)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을 뿐, 우애 좋은 형제도 있다. 게임 '다크소울'에 표현된 여기 이 두사람, 로리안과 로스릭은 형제사이다. 몬스터처럼 보이지만 실은 두 사람 모두 왕자다. 그것도 걸출한 왕자. '다크소울'세계 내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영웅들이었다. 동생 로스릭이 저주에 시달리자 형 로리안이 저주를 나눠 받으며 두 사람은 평생을 함께 붙어 다녔다. 형 로리안 왕자는 다리와 목소리를 잃었고, 동생 로스릭 왕자는 병약한 몸으로 움직임이 둔하다. 두 사람은 한몸처럼 움직이면서 돈독한 우애를 자랑한다.

이들의 우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설정상 형이 먼저 싸움에서 목숨을 다하면 동생이 형을 부활시키며, 그들 두 사람을 동시에 죽여야만 스테이지가 클리어 된다. 

아름다운 우애를 자랑하는 형제지만 이들이 잘못된 길로 들어선 이유는 '왕권 다툼'에 따라 주변 사람들이 서로 왕위에 오르라며 끊임 없이 '압박'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한다.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성군이 될 자질이 있던 두 사람조차 '잔소리'를 버텨낼 재간은 없었다. 
누군가를 위하는 척 건넨 그 말 한마디'가 어쩌면 끔찍한 결말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이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는 어떤 존재일까. 직접 '낳아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그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는 세기말 원인불명 바이러스(곰팡이)로 인해 멸망 직전까지 내몰린 인류 이야기를 다룬다.

인류를 좀비로 변하며, 생존자들은 서로를 약탈하며 종말을 향해 달려간다. 주인공 조엘은 종말이 시작되던 시점에 아내와 딸을 여의고 홀로 남았다. 그러던 어느날 딸 '사라'와 비슷한 연령대인 '엘리'를 만나고. 조엘과 함께 여행하면서 딸처럼 조엘을 대한다.

고된 여정의 끝. 세상을 구원할 방법이 '엘리'의 몸속에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된 생존자들은 조엘과 엘리를 설득해 치료제를 만들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엘리는 필연적으로 목숨을 잃지만 세상은 구원받는다. 엔딩에서 주인공 조엘은 수술실로 들어가는 엘리를 업고 겹겹이 쌓인 경비들을 뚫고 탈출한다.

조엘에게는 인류의 생존보다 그 아이. 엘리가 더 중요한 존재다. 바이러스가 더 창궐해 설사 조엘과 엘리 두 사람(라스트 오브 어스)만 남는다고 할지라도 엘리를 잃을 수는 없다. 부모에게 아이란 그런 존재다. 

그러나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한 존재 '엘리'는 '라스트 오브 파트2'에서 사춘기를 겪는다. 정황상 조엘 가슴에 대못을 박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속에서 표현하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세상을 주더라도 바꾸지 못할 존재다. 감사하는 말 한마디를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로가 필요한 사람들 가족이 되다

가족이라고 해서 꼭 혈연 관계가 필요한것은 아니다. 서로 피 만큼이나 진한 사랑과 우정이 섞인다면 그것으로도 또 하나의 가족이 될지도 모른다.

게임 '레드 데드 리뎀션2'는 서부 개척시대가 저물어 가면서 은퇴를 꿈꾸는 '총잡이들'을 그린 게임이다. 주인공 아서 모건과 그 일당들은 보안관들의 추적을 피해 함께 생활한다.

할 줄 아는 일이라곤 총쏘는 일 뿐. 함께 총을 쏘던 사람들이 모여들고, 사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이들은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는 이들로 발전한다. 이들은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하며, 서로가 서로를 걱정해주고 지켜주는 관계가 된다.

그저 파트너 관계인줄로만 알았던 이들은 어느새서로 지켜주는 존재가 된다. 어느날 함께하던 구성원이 죽자 이들은 함께 분노한다. 떠난 이들을 추억하고, 밤새 이야기를 나누며 그를 기억하는 한편, 복수를 위한 계획으로 하나가 된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이지만 이들은함께하는 법을 배운다. 그저 '사람'이라는 것과, 서로 '믿는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가족이 될 수 있었다. 

지금 외롭다면, 가족의 위로가 필요하다면, 먼저 '믿음'을 건네 보는 것은 어떨까. 돌아오는 믿음이 '친구'로서, '가족'으로서 되돌아 올지도 모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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