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중국 우한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인 비상사태로 이어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일명 우한 폐렴)’이 게임산업에도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직격탄을 맞은 영역은 바로 오프라인 이벤트다. 수많은 관람객들과 선수, 업계 관계자들이 직접 만나고 교류하는 행사 특성상, 자칫 잘못하면 질병 확산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매일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중국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리그인 LPL과 LDL의 스프링 스플릿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후속조치는 대회 주관사인 TJ스포츠와 분쟁위원회, 부서 의견을 취합한 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역시 ‘2020 LCK 스프링 스플릿’을 무기한 무관중 경기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선수와 관람객, 관계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인 예방조치로, 지난 1월 말로 예정됐던 티켓 판매와 미디어데이 역시 취소됐다. 라이엇 게임즈 측은 향후 상황 변화에 발맞춰 현장 방역 대책과 무관중 경기 해제 시점 등을 안내할 방침이다.
이달 6일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개최를 앞둔 ‘2020 대만게임쇼(TGS)’도 전시 일정을 여름까지 연기했다. 최근까지 ‘중국 후베이성 방문객 출입금지’, ‘마스크 미착용 관객 입장불가’ 등의 원칙 아래 개최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현지 인원 참석이나 최소 국내 인원 출장 등을 고려했던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 넷마블 등도 상황 변화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시진핑 중국 주석 방한에 따른 후속조치로 기대를 모았던 국산게임 판호 재발급 가능성도 미궁 속에 빠졌다. 지난 2일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 및 체류한 모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2월 4일 0시부터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는 조치를 발표한 이후,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대사와 중국 정부가 우려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비록 시 주석 방한을 고려한 제한적 조치지만, 향후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경우 판호발급 재개가 요원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반면, 주식시장에서 게임종목에 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파급력은 상반된 예측이 등장했다. 설 연휴가 끝나고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3% 이상 폭락하는 등 국내 증시에 파란불이 들어왔으며, 시진핑 주석 방한 연기 혹은 국산게임 판호 재발급 불발 등의 악재 예상으로 게임주 역시 주가가 지속적인 약세장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외부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인터넷과 게임, 콘텐츠 등 실내활동 연관 종목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사스’ 발생 당시 게임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업종 수익률이 80%를 상회했으며,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국내 확산 시점에도 전국적인 휴교령으로 국내 게임사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