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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문체부 주도 ‘선수권익보호’ 강화 움직임

계약서전수조사·상벌의원회 등 제도 개선 … 신뢰 회복 위한 시간과 노력 필요

  • 이준수 기자 omega@khplus.kr
  • 입력 2020.02.0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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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0호 기사]

LCK가 선수 권익 보호를 위해 본격적인 변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라이엇 게임즈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와 함께 전반적인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LCK 외 향후 타 종목 역시 제도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의 폭로로 미성년자인 ‘카나비’가 부당한 계약을 진행했다고 알려지며 시작된 그리핀 사태는 이후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중심이 된 공청회로 이어졌다. 이후 청와대 청원 20만 명을 달성하며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직접 답변이 진행됐고, e스포츠계의 오래된 불공정 관행을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e스포츠 팬들은 적극적으로 나서며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을 바탕으로 하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에 라이엇 게임즈는 문체부와 협회와 손잡고 선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임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e스포츠에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리핀 사태로 e스포츠 전반에 걸쳐 진행된 불공정 계약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카나비’의 이적 과정에서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할 협회와 라이엇 게임즈 역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협회는 팀과 선수 간 계약의 중심이 돼야 할 표준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했고, 라이엇 게임즈는 이적 과정에서 계약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이적을 허용해 거름망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협회와 라이엇 게임즈는 e스포츠 팬들의 비판을 수용하고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구조적 개선 ‘집중’
그리핀 사태 당시 팬들이 놀랐던 점은 계약서가 어떤 내용으로 이뤄졌는지 라이엇 게임즈와 협회 모두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단 사실이었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에는 계약이 체결되면 팀과 선수가 공동으로 ‘예’, ‘아니오’ 답변 중 하나를 선택해 작성하는 ‘선수계약요약표’만 제출하면 됐다. 팀과 선수 간 계약이 공정하게 이뤄졌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선이 기저에 깔렸던 셈이다. 향후 제도적 개선을 통해 비슷한 사례를 방지한다는 것이 라이엇 게임즈의 입장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향후 계약 체결 시 ‘선수계약요약표’를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막 전 로스터 제출 시 등록된 감독, 코치 및 선수 전원의 계약서 사본을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략적 자진신고(선수계약요약표)에 그치는 게 아니라 리그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실제 계약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실제 계약 과정에서 불공정한 요소를 배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0 LCK 스프링 시작 전까지 계약서 전수 조사를 진행, 불공정한 계약 요소를 모두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 라이엇 게임즈는 국회 공청회를 통해 e스포츠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 라이엇 게임즈는 국회 공청회를 통해 e스포츠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또한 운영위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분쟁조정위원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분쟁조정위원회는 협회가 구성을 담당하며, 민원·고충·중재 요청이 접수되면 접수처가 이를 상벌위원회·중재위원회·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게 된다. 이들 의원회의 심의 후 분쟁조정위원회가 최종적으로 권고안을 상정한다. 뿐만 아니라 징계에 대한 이의 제기, 소명 및 재심 제도 도입하는 등 제도적 개선을 통해 향후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는다는 것이 라이엇 게임즈와 협회의 입장이다.

진정성 있는 자세 ‘요구’
라이엇 게임즈와 협회, 문체부까지 나서 제도 개선 계획을 밝혔지만 여전히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제도 개선의 핵심이 될 e스포츠 표준 계약서의 경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e스포츠 선수 표준계약서 개발 연구 위탁용역 입찰’을 진행했지만 유찰됐고, 기간 역시 4월 30일까지로 짧아 심도 깊은 논의의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다. 또한 그리핀 사태를 통해 조규남 전 대표와 서경종 스틸에잇 대표의 경영관계 정리 역시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는 점도 지적받는다. 라이엇 게임즈는 2020 LCK 스프링 이전에 조규남 전 대표와 서경종 대표가 스틸에잇 및 그리핀의 경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현재 그리핀은 김가을 단장을 영입하며 경영진 교체에 대한 라이엇 게임즈의 요구에 응한 상황이다.
 

▲ 한국e스포츠협회는 분쟁조정위의 기본 구성안을 공개했다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 뿐 아니라 향후 제도 운영에 있어서도 공정함을 유지해야 할 전망이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이들이 선수 등록제와 표준 계약서를 통해 선수로 인정받고, 향후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시스템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만 떠난 팬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e스포츠 팬들은 제도 개선 뿐 아니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인력 외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영입해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주장도 내세우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후속 조치들을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선수 권익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저희의 약속이 말에 그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드리겠다”며 “이러한 실천이야말로 LCK와 e스포츠를 변함없이 사랑해 주시는 팬들에 대한 도리이며, 팬들로부터 다시 신뢰 받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향게임스=이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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