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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존키트] 그들의 혁신법 - 경험혁신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0.02.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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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0호 기사]

1m 남짓한 박스에 포장돼 현관 앞으로 배달되는 매트리스, 지금은 너무나도 익숙한 온라인 판매지만, 2014년에는 선뜻 투자가 나서지 않았던 비즈니스 방식이었다. 당시 투자자를 구하지 못한 캐스퍼의 5명의 공동 창업자는, 각자의 신용카드 대출로 모은 50만 달러로 회사를 시작해 지금은 11억 달러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캐스퍼의 성공은 파괴적 혁신에서 기인한다. 캐스퍼의 공동 창업자들은 5분 남짓한 시간을 누워보는 것으로 매트리스를 구매하는 오프라인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매트리스 가격의 거품에 주목했다.

그들은 매트리스에서 스프링을 제거하고 폼 매트리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했다. 물론, 이 제품에는 인간의 숙면을 돕는 과학이 녹아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50만 원대의 제품은 1미터 남짓한 박스에 포장돼 고객에게 무료로 배송된다. 이렇게 쉽게 매트리스를 구매한 고객에게 캐스퍼는 새로운 경험을 제안했다. 1개월간 사용 후 만족스럽지 않으면 이유를 불문, 환불 처리를 해줬다. 이때 발생하는 배송 비용도 회사가 지불했다.
이렇게 캐스퍼는 오프라인 매트리스 시장을 파괴시켰다. 단 하나의 오프라인 매장도 없이 모든 구매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된다. 고객은 자신이 실제 사용하게 될 주택에서 사용하며 경험을 했고, 이러한 경험은 SNS를 타고 자연스럽게 공유됐다.

캐스퍼는 2014년 이후 한해 평균 80%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시장 생태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미국 내 최대 오프라인 매트리스 유통 업체인 Mattress Firm이 파산 보호 신청을 했으며, 미국 전역에 3,300여개가 넘는 매장 중 900개를 폐점하기로 발표했다. 이 같은 유통의 변화는 오프라인 고마진 전략을 펼쳤던 시몬스, 템퍼, 썰타 등의 제조업체에게도 큰 타격이 됐다.
캐스퍼 이후 온라인 매트리스 구매는 새로운 유통 표준이 됐고, 경쟁자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리스 슬립, 터프트앤니들, 에잇트 슬립, 월마트의 올스웰, 아마존의 아마존베이직스 등의 새로운 온라인 매트리스 브랜드들이 속속 생겨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캐스퍼는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새로운 고객 경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품 판매를 위한 과거의 오프라인 매장은 아니다. 자사가 마련한 숙면 기능성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수면 센터, 체험 존이다. 캐스퍼는 제품의 합리적인 가격과 효과에 대한 자신감을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 박병록 칼럼니스트는 게임 전문지 기자를 시작으로 게임/IT 업계와 인연을 쌓아왔다. 이 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게임과 IT 분야에서 VC, 스타트업 코파운더, 스타트업 창업 등의 경험을 했다. 실패를 통해 얻은 스타트업의 생존 노하우를 코너를 통해 전하고자 한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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