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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 라이프] 그리운 사람을 만나는 새로운 방법

  • 정우준 기자 coz@khplus.kr
  • 입력 2020.02.12 13:07
  • 수정 2020.02.1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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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가상현실)·AR(증강현실) 기술은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넘는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 게임 속 세상에 접속하고 돈과 여유 없이 꿈꾸지 못했던 여행도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콘텐츠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만나기 힘든 스타나 셀럽들과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는 데이트도 이용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VR·AR 기술은 이제 시공간을 넘어 그리움의 영역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즉, 세상을 떠나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이들을 가상현실을 매개체로 마주하는 기회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볼 수 있어 기쁘다’는 의견과 ‘그리움만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상충하는 만큼, 여전히 기술의 효용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해보인다.
 

사진=에이펀인터랙티브
사진=에이펀인터랙티브

■ AR로 돌아온 ‘사람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추모를 위한 AR기술을 선보인 기업은 SK그룹이다. 지난 2018년 8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고(故) 최종현 회장 20주기 추모행사’에서 에이펀인터랙티브의 디지털 휴먼 기술과 SK텔레콤의 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고인을 현실세계로 모시고 온 것이다. 당시 AR 홀로그램 기술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고 최종현 회장은 따뜻한 목소리로 아들과 딸, 손녀들 외에도 행사 참석자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으며, 이후 최태원 SK회장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가깝고도 먼 이웃인 일본에서도 AR기술을 활용해 고인의 모습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묘지 비석을 판매하는 양심석재의 모바일 앱 ‘스폿 메시지’는 이용자가 지정한 지도 위의 특정 지역에서 고인의 사진과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또한 생전에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장소나 고인이 묻혀있는 묘지에서 그리운 모습을 생생하게 마주한다는 점이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인들의 가슴을 울린다는 후문이다.
 

출처=MBC 공식 유튜브 채널
출처=MBC 공식 유튜브 채널

■ VR에서 ‘너를 만났다’
특히 지난 6일 밤 MBC에서 방영된 특집 VR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는 우리 사회에 VR 추모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데 성공했다. 해당 방송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딸 ‘나연이’와 아이를 그리워하는 엄마 ‘장지성’ 씨가 주인공으로, 3차원 가상현실 공간에서 당시의 모습으로 구현된 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엄마의 사연이 수많은 국내외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와 같은 기적을 가능케 한 장본인들은 국내 VFX 기업 비브스튜디오스다. 과거 사진과 영상, 음성 등 나연이의 자료를 수집하고 사실적인 CG 제작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휴먼을 구현해냈다. 여기에 연기자가 참여한 모션캡쳐 데이터가 생생한 나연이의 움직임으로 탄생했다. 방송 직후 유튜브에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은 이미 1,000만 뷰를 돌파했으며, 수많은 시청자들이 나연이 엄마의 블로그에 응원글을 남기는 등 파급력 또한 상당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어머니의 그리움이 더 커질 것 같다’는 걱정 어린 의견들도 등장해, 향후 VR 추모 콘텐츠가 고려해야할 점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 [VAR 라이프]는...
5G 시대와 함께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일반인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VR·AR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게임·방송·영화·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VR·AR 관련 이슈를 다뤄본다.<편집자주>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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