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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썸 편의점', 사랑이 넘치는 편의점에 어서오세요!

‘기적의 분식집’ 테일즈샵 차기작 출시로 승승장구 … 유니티엔진, 음성지원 등 파격적 변화 ‘주목’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02.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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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0호 기사]

인디게임 열풍이 휘몰아 치기 전 국내에서는 이른바 ‘동인게임 제작팀’들이 존재했다. 주로 일본문화의 영향을 받은 이들이 게임을 개발해 출시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일부는 전문 개발사가 됐다. 체리츠와 같은 팀이나 클럽BS(인티브소프트)는 그렇게 전설이 됐다. 그 외 동인계를 대표하는 팀들도 여전히 동인게임을 개발해 온라인상에서 판매중이다. ‘테일즈샵’은 현역 동인게임 전문 개발팀 중 한팀이다. 자체 엔진을 개발해 비주얼노벨 게임을 대거 개발했고 스마트폰 게임으로 출시돼 매출을 거두면서 안정적인 운영에 성공한다. 지난해 스팀을 통해 출시한 ‘기적의 분식점’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트리면서 이 팀은 스타개발자 반열에 오른다. 물 들어 올 때 노 저으랬던가. 이들은 후속작 ‘썸썸 편의점’을 발표, 전설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에도 게임은 ‘대박’을 터트렸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부점장)인 주인공은 평범한 나날을 보내는 청년이다. 어느날 특이한 어플리케이션인 ‘썸썸 어플’을 받게 된다. 놀랍게도 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3명의 여성을 소개 받게 되고 그야말로 게임 속에서나 가능할법한 달콤한 사랑 이야기가 시작된다.

편의점 경영+연애 시뮬레이션
‘썸썸 편의점’은 테일즈샵 이전작품인 ‘기적의 분식점’과 유사한 게임성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주인공은 편의점을 경영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며, 번 돈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는 식이다. 사랑과 일.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는 행운아로서 게임을 풀어 나가게 된다. 게임의 핵심은 ‘썸’을 타는 것.
 

▲  편의점 경영과 사랑을 동시에 쟁취하자
▲ 편의점 경영과 사랑을 동시에 쟁취하자

매력적인 주인공 3명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다리기를 이어나가다가 결국 마음에 드는 주인공을 선택하는 구도다. 알콩 달콩한 사랑 이야기가 스토리 전반을 지배하지만, 특정 장면에서는 아침드라마 뺨치는 막장 스토리가 전개되기도 하고, 양다리를 시도하다가 게임이 강제 종료되는 등 다사다난(?)한 게임 스토리를 즐겨볼 수 있다.

동인계 스타의 야심작
시나리오를 집필한 Zad는 다년간 동인계에서 활약한 스토리라이터다. 전설적인 대작들이 대부분 그의 손에서 탄생했는데 ‘절망희’시리즈나 ‘타르타로스 온라인’, ‘기적의 분식점’등과 같은 작품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간 절제된 문체와 아련한 사랑이야기를 중심적으로 써왔다면 이번엔 좀 더 가벼운 느낌으로 대중적인 시나리오를 풀어 내기 위해 노력한 작품에 가깝다.
 

▲ 주옥같은 대사와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재미를 더한다
▲ 주옥같은 대사와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재미를 더한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참가한 ‘kero(우케로)’는 전작 기적의 분식점에서 대세 캐릭터 ‘필리아’를 그려낸 인물이다. 이번에는 총 3명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켜 자신의 실력을 또 한번 발휘한다. 게임 명칭 그대로 ‘썸’을 타는 캐릭터들의 감정을 표현한 일러스트들이 명품. 관련 커뮤니티와 스팀 평가란에는 ‘일러스트를 샀더니 게임을 주더라’거나 ‘눈호강의 극치’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업그레이드 완료, 도약 꿈꾸는 테일즈샵
기술적인 변화도 있었다. ‘기적의 분식점’으로 성공을 거둔 테일즈샵은 ‘썸썸편의점’을 개발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나간다. 가장 큰 변화는 게임 엔진이다. 테일즈샵이 사용한 기존 엔진은 비교적 노후화된 엔진으로 비주얼엔진에만 특화된 엔진에 가깝다. 빠른 개발속도가 장점인 반면 게임 해상도가 1280x720 해상도만 지원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소화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엔진이었다.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테일즈샵은 유니티를 택한다. 이로 인해 게임내 해상도가 대폭 업그레이드 됐으며 가용 자원이 크게 늘었다.
 

▲ 슬며시 미소짓게 만드는 사랑이야기를 들어 보자
▲ 슬며시 미소짓게 만드는 사랑이야기를 들어 보자

공격적인 투자는 더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문 성우들을 대거 고용해 한글 음성을 지원하게 됐다. 이 외에도 다채로운 동인행사나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등에 부스를 열고 게임 내용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게임 알리기에 나선다. 전작으로 벌어둔 돈을 그대로 투자해 게임을 개발한 셈이다.

비주얼노벨 시장 ‘수면 위로’
테일즈샵이 개발한 ‘썸썸편의점’은 한때 국내 스팀스토어 3위에 올랐다. ‘기적의 분식점’이 등장 직후 ‘폭발’했다면 이번 작품은 스테디셀러로서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로 인한 변화가 성공을 견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스마트폰이나 닌텐도 스위치 등 멀티 플랫폼으로 발매될 가능성과, 글로벌 현지화를 통해 해외 시장이 진출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매출은 더 뛸 것으로 보인다. ‘기적의 분식점’에 이어 ‘썸썸편의점’도 궤도에 진입한 점은 테일즈샵 개발력과 비주얼노벨 장르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다. 관련 마니아들이 서서히 결집하고 있어 ‘퀄리티’만 제대로 받쳐줄 경우 다음 작품 역시 매출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  한 유저의 절절한 후기가 가슴을 저미게 한다
▲ 한 유저의 절절한 후기가 가슴을 저미게 한다

혹자들은 이들을 ‘신데렐라’ 혹은 ‘원히트 원더’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 보면 이들은 다년간 동인 업계에서 활약하며 노하우를 쌓았고, 서서히 성장하면서 시장을 견인했다. 꿈을 보고 오랫동안 달려온 장인 정신이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된 셈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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