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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호모 루덴스 ‘놀아야 인간이다’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0.02.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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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1호 기사]

인간을 정의하는 단어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가장 대중적인 단어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일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생각이라는 특성이 인간을 정의한다는 의미이다. 그 외에도 ‘호모 파베르(Homo Faber)’도구를 쓰는 사람,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두발로 걷는 사람 등이 있지만, 오늘은 게임과 관련 있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의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호모 루덴스는 놀이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호모루덴스는 1938년 네덜란드의 출신의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에 의하여 주창됐다. 요한 하위징아는 본인의 저서에서 놀이는 본능을 넘어 인간을 구분하는 중요한 특성이며, 다른 무엇의 목적도 아닌 순수한 주체라고 말했다. 또한 인류 문명은 이런 놀이적 특성을 근간하여 발전했다고 말했다.
선사시대의 제의문화나 음악, 춤 등이 이런 놀이에서 출발했으며, 수학과 철학도 이런 놀이를 근간으로 한 논리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시는 언어적 놀이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경제와 정치 역시 놀이에 근간을 둔 경쟁 속에서 발전해 오늘날의 모습을 가지게 됐으며, 현재도 이런 놀이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외 춤, 미술, 신화, 종교 등 다양한 인류의 문명은 이런 놀이적 인간의 특성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놀이가 인간의 본질적 특성이라면 놀지 못하는 사람은 문제가 있다. 인간의 본질적 특성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은 문제가 있다고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놀지 못하는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놀이는 인간의 본질적 특성이며, 따라서 놀지 못하는 사람은 인간의 본질적 특성이 결여된 사람이다.
이런 놀이의 기본적인 특징은 첫째 자발적이어야 하며, 둘째 그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너무 놀이에 빠져있다고 고민한다. 그러나 그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이라면 자발적으로 순수하게 놀이를 즐길 수 밖에 없다. 놀이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문화를 익히는 데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현대 문화는 다양한 놀이 문화의 발전형이며, 그 기초인 놀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이 그 이상의 것을 잘 한다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현대의 아이들은 이런 놀이 문화를 즐길 여유가 없다. 입시 위주의 교육 문화에서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공간적 시간적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런 제약 안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바로 게임이다. 부모들은 게임에 너무 몰입하는 아이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는 아이를 더 걱정해야 한다. 인간의 본성에서 아이가 벗어나 크고 있다는 징조이다. 아이를 사회 부적응자를 만들고 싶지 않다면 적당히 놀게 해야 한다. 놀아야 인간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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