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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저격 방송, 그들만의 삐뚤어진 카르텔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0.02.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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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1호 기사]

<경향게임스> 지령 769호에서는 단독으로 ‘인기 인터넷방송팀의 검은거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인기 인터넷 방송인이 업체로부터 소위 숙제방송(인터넷 방송을 통한 콘텐츠 마케팅)으로 돈을 받으면서, 환불사이트와 결탁 시청자들의 환불 수수료를 나눠가진다는 내용이었다. 본지 기자들은 이와 관련해 지속적인 취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들의 삐뚤어진 카르텔을 뿌리 뽑을 때까지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조금 지난 이야기긴 하지만, 한 게임사에서 인터넷 방송 집단으로부터, 하나의 제안서를 받았다고 한다. 자신들이 콘트롤할 수 있는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한 20여명이 되는데, 이들을 활용해서 론칭 준비 중인 그 게임을 띄워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제시한 금액이 상당히 컸다는 것이 게임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시에는 마케팅 비용이 충분치 않아서 그들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후, 나타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게임이 출시되자마자, 몇몇 인터넷 방송인들이 자사 게임을 개인 방송을 통해 저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게임 밸런스가 완전히 엉망이다”, “이걸 게임이라고 만들었냐” 등 수위 높은 표현까지 써가면서 분명히 시장에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저격의 물증은 없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게임을 플레이 해봤는데, 정말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방송 시점과 방송 크루에 팀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저격방송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는 없다는 것이 게임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요구를 계속해서 들어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다른 게임사의 경우, 이들의 숙제방송을 허락했다가 큰 피해를 봤다고 이야기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사 관계자는 “수억원의 돈을 들여서 그들의 숙제방송을 허락했다”며 “처음에는 매출 상승효과 등이 일어났으나, 숙제방송이 끝난 이후, 단체로 게임을 접고 다른 게임으로 갈아탄다고 했을 때, 너무나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계약기간이 종료된 상황에서 ‘게임이 더 이상 재미없다’며 의뢰를 받은 크루 전원이 다른 게임으로 갈아탄다는 방송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계약 기간이 끝난 상황이라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속앓이만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유명 인플루언서의 경우 구독자가 100만 명이 넘어가는 시대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말과 몸짓에 환호하며 광신도를 자처하고 있다. 이런 권력을 힘에 얻고 그들만의 삐뚤어진 카르텔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세력을 권력화하고 이를 악용해,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 선 없다. 1인 미디어를 방송사업자로 규정하는 법안이 장기간 동안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물을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대부분이 중소 게임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에 있다. 수년 간 개발 혹은 수십억원의 자금 투자해 힘들게 론칭한 게임이 몇몇 인터넷 방송팀들에 의해서 흔들리면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든지 비용대비 효과를 키워서 시장에서 게임을 알려보겠다는 이들을 이용해 자신들만의 이익만을 챙기고 있는 인터넷 방송 크루들. <본지>에서는 앞으로도 이런 크루들에 대한 철저한 팩트 체크를 통한 기사를 진행할 것이고 그들의 만행을 알리는데 앞장설 것이다. 아울러, 이런 인터넷 방송 크루들에게 피해를 입은 게임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제보를 부탁드리면서 정말 제대로 된 1인 미디어 문화 정착에 게이머분들도 함께 동참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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