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스컬', 나약한 해골의 꿈 ‘세상을 바꾸다’

스팀 글로벌 차트 탑10 진입 인디게임계 쾌거 … 전 전남대 게임동아리 ‘PIMM’ 7명이 개발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03.02 11:1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령 772호 기사]

전남대학교 게임동아리 ‘PIMM’소속 멤버들은 지난 2018년 게임 개발사 사우스포 게임즈를 설립한다. 당시 회장이었던 박상우 대표가 제안해 일어난 일이다. 박 대표는 팀원들의 실력을 보고 게임 개발사를 설립키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진행된 프로젝트는 ‘스컬’. 스켈렉톤을 주인공으로하는 횡스크롤 플랫포머 액션게임이었다. 그렇게 개발된 게임은 각종 인디게임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입소문을 탄다. 이어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해 목표금액대비 600%모금에 성공하면서 명실상부한 인디게임계 기대작으로 낙점된다. 이어 네오위즈게임즈와 퍼블리싱에 성공하면서 날개를 달았고 지난 2월 19일 공식 출시까지 성공한다. 출시 직후 게임은 국내 스팀 스토어 1위, 글로벌 스팀 차트 10위권에 등극했다. 국내 유저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반응이 왔다. 현재 가장 핫한 게임 ‘스컬’을 만나 봤다.
 

인간은 강했다. 함께 힘을 모을줄 알았다. 하나된 인간들은 새로운 왕국을 세우고, 나머지 종족들을 ‘마족’이라며 배척했다. 생존을 위해 마족들도 뭉쳤다. 마왕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 조금씩 성장한다. 끝 없이 번영할 줄 알았던 인간은 시기와 배신, 권력다툼으로 내란이 일어나고 세상은 혼돈에 빠진다. 어느날 ‘용사의 아들’이 마족에게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분노한 용사는 군대를 일으켜 마왕성을 침공한다. 마왕과 그의 세력들은 이제 인간의 포로가 된다. 그런데 포로에서 빠진 한 마족이 있었다. 꼬마 스켈렉톤(리틀본). 너무 약했던 탓일까. 운이 좋아서일까. 살아남은 꼬마 스켈렉톤은 이제 마왕과 동료들을 구출하기 위해 인간들을 향해 해골을 들이민다.

정통 횡스크롤 플랫포머의 향수
‘스컬’은 리틀본을 조작해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익히 알려진 ‘메이플 스토리’와 같은 게임을 연상하면 된다. 점프, 대시를 활용해 발판을 밟고 맵을 넘나들면서 적들과 전투를 치른다. 더블 점프로 벽을 넘나들고, 높은 벽을 밟고 더 높은 곳으로 점프하는 등 기본적인 플랫포머게임 조작법을 기반으로 한다.
 

▲  시작하자마자 죽어도 어색하지 않은 초반 난이도

대신 ‘리틀본’은 덩치가 작지만 특수한 능력들이 있다. 기본 스킬은 멀리 머리를 던지는 스킬. A버튼을 누르면 팔을 들어 머리를 잡고, 머리를 전방으로 던져 원거리 공격을 한다. 바꿔 말해 ‘리틀본’의 머리는 ‘착탈식’이다. 모험 과정에서 ‘머리’를 얻으면 캐릭터가 변신하며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도록 변경된다. 기본 ‘리틀본’은 친구의 다리뼈를 들고 휘두르는 약한 녀석이지만 머리를 바꿔 가면서 무시무시한 ‘용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다.

다양성 더한 로그라이크
게임은 다양성을 더하기 위해 로그라이크 시스템을 채택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맵은 모두 랜덤으로 구성된다. 전판에 보였던 스테이지라 할지라도 다음판에 보인다는 보장이 없다. 물론 등장하는 아이템들도 모두 랜덤이다. 번 게임을 플레이할 때 마다 다른 진행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스컬’은 초반 게임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기자의 경우 처음 게임을 시작한 뒤 불과 1분만에 죽었다. 정체모를 적들이 다양한 패턴으로 ‘리틀본’을 공격해온다. 원거리에서 총알을 발사하는 패턴은 기본이고 가만히 서 있으면 발 밑에서 가시가 올라온다. 그렇다 보니 정신없이 질주하면서 사냥하고 다시 질주하는 형태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혹여 죽더라도 문제는 없다. 사냥한 몬스터들과 점수에 따라 마석을 받게 되고, 이를 통해 캐릭터를 강화하면서 다음 단계를 밟아 나가게 된다. 모든 강화요소를 열고 나면 게임 난이도는 크게 떨어져 누구나 쉽게 클리어할만한 게임으로 변모한다.
 

게임 근간을 이루는 재미는 타 게임과 대동소이한 편이지만 한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 바로 연출력이다. 게임상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톡톡튀는 매력을 자랑한다. 흔한 몬스터 하나도 허투루 놓치는 법이 없다. 각 캐릭터만이 보유하고 있는 고유 몸짓과 패턴을 활용해 유저들을 괴롭힌다. 때린뒤에 잠시 멈추는 패턴이나, 돌진해오면서 피아 구분없이 들이박는 패턴과 같은 클리셰들은 기본. 보스 몬스터들이 보여주는 패턴은 ‘록맨’에서 봄직한 소위 ‘불합리’패턴들을 난사한다. 일례로 첫 번째 보스는 화면 밖에서 공격이 시작돼 바닥을 휩쓸고 지나간다. 두 번째 보스는 검 6개를 소환한 뒤 ‘리틀본’을 추적하는 미사일을 쏘는 식이다. 물론 파해법도 있다. 첫 번째 보스의 경우 자세히 보면 손을 휩쓰는 방향에 따라서 고개를 움직인다. 때문에 머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먼 거리에서 공격이 오는 식이다. 이렇듯 게임 자체는 작은 단서를 남겨두고 주의 깊게 찾아보면 클리어할 수 있을만한 거리들을 제공하는 형태로 제작돼 있다. 그렇다보니 숨겨진 요소들을 찾아 보고, 고민하면서 파해법을 찾아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짧은 볼륨에 아쉬움 남아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유일한 단점은 바로 ‘볼륨’이다. 현재 게임은 총 3개 스테이지로 제작돼 있다. 3개 보스와 히든 보스인 초대 용사 등과 같은 히든 보스, 견습 용사들이나 도적과 같은 서브 이벤트들이 전부다. 전체 플레이타임은 약 7시간 내외. 한창 게임에 재미를 붙이고 익숙할 때 쯤 게임이 끝나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다. 여기에 스컬과 인게임 아이템들 역시 종류가 제한적으로 인디게임 개발임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볼륨은 만족스럽지 않다.
 

▲  1스테이지 보스 이그드라실 양팔 공격은 머리를 보면 피할 수 있다
▲ 1스테이지 보스 이그드라실 양팔 공격은 머리를 보면 피할 수 있다

각 콘텐츠에 장시간 공을 들여 개발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 정식 출시이후 만족할만한 분량이 나올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개발팀에 따르면 현재 약 3개 스테이지를 추가로 작업하고 있으며, 신규 스컬을 비롯 전반적인 콘텐츠를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이르면 올해 1분기, 늦어도 2분기경에는 업데이트된 신규 버전들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관련 업데이트가 완료돼 볼륨이 늘어난다면 ‘스컬’ 플랫포머게임 마니아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될만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 작품을 플레이해본 유저들이라면 후속작도 기꺼이 구매하지 않을까.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