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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게임 BM, 고도화 전략 집중분석

시장 트렌드 vs 무리한 과금 유도 게임 BM구조 ‘갑론을박’ 치열
지불목적 ‘뚜렷’ 특징, 혜택은 최대 ‘눈길’ … 경쟁력 위해선 ‘게임성+운영’ 선진화 필요

  • 이준수 기자 omega@khplus.kr
  • 입력 2020.03.0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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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2호 기사]

중국산 게임들의 BM(비즈니스 모델) 설계가 나날이 치밀해지면서 국내 시장에서 막강한 수익을 올려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바일 마켓 매출 상위 차트에서 이들 게임이 장기간 장악하는 까닭에 국산 게임들이 출시 일정을 조정하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등 이들을 견제하는 움직임도 적지않다.
관련업계에선 기존 중국산 게임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형 프로모션 등을 통해 국내 시장에 침투했다면 최근 출시하는 게임들은 고퀄리티 게임성과 이를 받춰주는 게임 내 BM 설계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게임은 BM으로 이용자 개인의 프라이드를 최대한 살려주는가 하면, 커뮤니티 결속력을 다지는 수단으로도 활용해 국내 게임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고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과금러를 양산한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중국산 게임의 BM설계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산업적인 측면에선 게임의 예술적인 가치만 추켜세울 수는 없다는 논리이다. 국산게임이 이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한 지 본지가 중국산 게임들의 BM모델을 철저 분석해 대응책을 제시해봤다.
 

최근 구글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AFK 아레나’로 인해 중국형 BM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니지’ 등 MMORPG가 강세를 보이는 한국 시장에서 방치형 게임인 ‘AFK 아레나’의 약진은 상위 이용자들의 과금에 집중한 것과 다르게 이용자의 수준에 맞게 기획된 BM의 힘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교해진 중국 BM, 한국 시장 정조준
이처럼 Pay to win(과금을 해야 이기는 게임)의 공식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해 온 중국게임들이 최근 게임 캐릭터의 강화, 재화 획득 등 기존 방식에 더해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용자들의 현금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AFK 아레나’의 경우 중국 특유의 VIP 시스템과 방치형 게임의 BM 모델을 그대로 따라간다. ‘AFK 아레나’만의 차별점은 게임 내에 있다. ‘AFK 아레나’ 내에는 랭킹보드가 존재한다. 랭킹보드에는 게임 내 등장하는 4개 종족의 랭킹과 메인 스토리 스테이지 진도 랭킹, 무한 도전 모드인 시련의 탑 랭킹이 등장한다. 많은 게임들이 최종 콘텐츠로 PvP에 집중하고, 상위 이용자들 역시 PvP 캐릭터 확보에 집중하는 것과 다르게 ‘AFK 아레나’에서는 PvE에도 랭킹 제도를 도입해 차별화를 뒀다. 상위 이용자 중 한명이 특정 포인트 혹은 특정 스테이지를 돌파하면 랭킹보드에 이름이 새겨지며, 같은 서버에 있는 이용자들에게는 인게임 재화가 제공된다. PvP 랭킹에 집중해야 했던 기존 게임들과 달리 ‘AFK 아레나’에서는 PvE 콘텐츠도 게임 내 명예를 제공하는 셈이다. 상위 이용자들은 과금을 통해 게임 커뮤니티에서 명예를 회득할 수 있는 만큼 공격적인 과금에 나서게 유도한다. 일반 이용자들 역시 랭킹 달성에 의해 주어지는 재화의 양은 크지 않지만 약간의 과금을 진행하면 캐릭터 뽑기 등에 도전할 수 있어 과금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줄어들게 된다.

▲ 중국게임들은 VIP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BM 고도화를 통해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0위 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샤이닝라이트’와 ‘왕비의 맛’ 역시 VIP 시스템을 기반으로 BM을 구축했다. ‘샤이닝라이트’에서는 VIP 시스템을 유지하면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고, 인게임 플레이를 진행할 시 소환권과 재화를 꾸준히 얻을 수 있어 뽑기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 다만 매일 소액 결제를 진행해야만 혜택을 유지할 수 있어 이용자들은 5,000원에서 12,000원 가량의 금액을 결제하게 된다. 심리적 울타리를 허물어 소액 결제를 유도하고, 이용자의 1달 이상의 장기간 단위에서 결제 금액 총량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방식이다.
선정적인 일러스트로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왕비의 맛’ 역시 VIP에 대부분의 편의기능이 묶여 있는 고전적 형태의 BM을 운영한다. 평생카드 등으로 초반부는 저렴하게 개방이 가능하나, 이후부터는 과금으로만 게임 운영이 가능하다. 후반부로 갈수록 과금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과금액이 커지는 경향성이 눈에 띈다.

국내 게임사들, BM 개선 인식 ‘공유’
중국게임사들의 약진에 국내 게임사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대의 변화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기존의 BM을 유지하는 답습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해 출시된 ‘궁수의 전설’의 경우 광고와 인게임 BM이 균형을 이루면서 장기적 성과를 냈고, 이에 국내 게임들도 BM 고도화를 통해 중장기 서비스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게임들이 신선한 판매 방식으로 이용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고, 실제 매출 순위 상위권에 위치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국내 게임사들도 BM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BM을 기존과 다르게 구축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실무자에게 책임이 몰리는 구조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BM 관련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업계가 소극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중국게임들은 VIP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BM 고도화를 통해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수의 이용자에게 기대는 국내 게임사들의 BM 구조에 대한 아쉬움도 이어졌다. 유저친화적인 BM을 선보이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그야말로 실험적인 시도에 그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과금 규모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준비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국과 다르게 국내 게임들의 BM 구조는 단순하다는 것이다. 과금 타켓과 범위를 확장하는데 있어서는 중국게임이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중국게임에서 당연시되는 VIP 시스템에 대한 한국 이용자들의 거부감도 국내 게임사들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미 성공한 게임들의 경우 새로운 BM을 구축할 이유가 적고, 중소 개발사들은 인력과 자원의 한계로 기존 성공 모델을 따라가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중국 게임사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는 동안 한국에서는 정해진 성공 패턴만이 반복된 이유다.
중국에서 게임을 가져와 서비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과거 한국 기업을 통해 중국 게임이 서비스 될 때에는 기존 게임의 BM을 한국 시장에 맞게 변경해 사용해 왔지만 최근 중국게임사가 직접 서비스에 나서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BM을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 시장에서 중국 게임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이용자들이 중국식 BM에 익숙해졌고, 이를 국내 게임사가 따라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게임 개발, 운영이 해법 제시 할까
업계에서는 과금에 대한 이용자들의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고, 랜덤박스 규제 등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이전과 다른 BM 모델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BM이 게임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동력원 중 하나인 만큼,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글로벌 이용자들의 다양한 소비 패턴에 따른 폭넓고 다양한 과금 모델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단순히 BM 모델 개선 뿐 아니라 게임 자체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기술력이 성장한 만큼, 다양한 시도와 I·P 활용 등 한국게임사들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출시돼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꾼 ‘배틀그라운드’처럼 새로운 도전에 나서거나, 게임사들이 쌓아온 I·P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해결책이 될 전망이다. 넥슨의 경우 ‘테일즈위버’와 ‘바람의 나라’, ‘메이플스토리’ 등 PC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작품들을 활용해 ‘테일즈위버M’, ‘바람의 나라:연’, ‘메이플스토리 오디세이’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대표작 ‘세븐나이츠’를 후속작인 ‘세븐나이츠2’,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연달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국내 게임 업계는 ‘배틀그라운드’, ‘세븐나이츠’, ‘바람의 나라’ 등 콘텐츠 힘으로 이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 국내 게임 업계는 ‘배틀그라운드’, ‘세븐나이츠’, ‘바람의 나라’ 등 콘텐츠 힘으로 이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신작 출시와 BM 개선 외에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운영적인 부분이다. 중국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통이 힘들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 라인게임즈의 ‘엑소스 히어로즈’ 등이 운영 미숙을 지적받으며 한동안 홍역을 겪은 바 있다.
두 게임은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에픽세븐’은 고전 프로그램인 치트오매틱을 통해 해킹이 발생하며 10위권에서 100위권으로 밀려났고, ‘엑소스 히어로즈’는 페이백 문제가 발생하며 5위에서 현재 47위로 떨어진 상태다. 운영의 경우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게임사에 비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인 만큼,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경향게임스=이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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