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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활자 바이러스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0.03.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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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2호 기사]

현재 대한민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로 어수선하다. 언론에서는 연일 정부의 무능력, 방역 미흡, 중국인 입국 금지 필요성 등의 문제 제기를 쏟아내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이슈가 코로나 바이러스 뉴스에 묻혀 보이지도 않는다. 전직 대통령의 법정 구속과 보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뉴스 등 작지 않은 뉴스들이 주목받지 못하고 묻혀버렸다. 게다가 언론의 주장에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다보면 생각 없는 정부 편들기 취급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 필자는 확증편향이 있다는 말도 들었다. 필자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확증편향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과 확증편향 발생 과정, 원인 등을 강의하는 내용에 포함하고 있는데 말이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성어를 들어본 독자가 많을 것이다. 한비자에 나오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 위나라의 한 신하가 다른 나라에 다녀오게 되면서 왕에게 한 이야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수도 한 중심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사람이 말하면 믿지 않지만, 3명이 연속해서 말하면 믿게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없는 호랑이도 3명이 말하면 있는 것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우리 언론이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해서 전하는 이야기는 없는 호랑이를 만들고 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기준으로 1천명이 넘는 확진자가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인 것 같은 뉘앙스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기준으로 중국에서 감염된 것이 확인된 국내 중국인은 없다. 정작 진짜 확진자 증가 원인에 대해서 심도 있게 분석한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입국 금지 하지 않은 정부의 방역 정책 실패라는 결론에 끼워 맞추는 기사만 난무할 뿐 근거는 부족하다. 입국 금지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 실효성이 없다는 전문가 주장도 존재하지만, 막아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만 월등히 많이 기사화된다. 현재 우리 정부는 나름 잘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모든 부분에서 완벽할 수는 없으나,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관련 기관 종사자에게 위로와 격려는 하지 못할망정 일방적인 매도를 자행하는 것은 공포 조장이고, 주객전도이며, 마녀사냥이다.

필자는 게임인의 한 사람으로서 현재의 언론 행태에서 데자뷰를 느낀다. 최근 몇 년간 게임은 중독 물질로 매도당했다. 게임이 아이들의 정서를 파괴한다는 식의 공포 조장을 목격했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 인성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의 일탈이 게임 탓이 되는 주객전도도 봤다. 아이들이 공부 안하는 악의 근원이 게임이라는 마녀 사냥도 당했다.
한쪽에 치우친 증거만 취사선택하여 편향된 결론을 내리는 것이 확증편향이다. 부족한 근거와 데이터만을 제공하며 확증편향을 유도하는 것이 없는 호랑이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 게임인들은 없는 호랑이를 기대하면서 게임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임들은 사람들에게 외면 받는다. 망하는 지름길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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