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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에 정액제 부활 ‘할 수 있을까’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0.03.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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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2호 기사]

1990년대 말,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가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줄 이어 다양한 PC온라인 MMORPG가 흥행했던 시기, 우리는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서 정액제 모델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한달에 2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된 가격에 대해서 큰 부담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MMORPG들이 정액제 모델을 선택했을 때, PC방도 가장 큰 부흥기를 맞았다. 단순히 가격적인 측면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정액제 모델에 대한 부담을 1시간에 1,000원으로 즐길 수 있는 것에 대한 매력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정액제 게임을 PC방에서 즐길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MMORPG를 하는 이들에게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사실 기자는 이때가 너무나도 그립다. 비록 온라인게임서 만난 사람들이지만, 그들과 게임을 함께 플레이하고 목표를 갖고 싸웠던 낭만을 다시한번 느끼고 싶다.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PC온라인과 모바일 중에서 월 정액제를 채택하고 있는 게임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유일하다. PC온라인 ‘리니지’, ‘리니지2’ 등 엔씨소프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모든 PC플랫폼 기반 MMORPG가 모두 부분유료화로 전환됐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모바일게임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PC게임에 대한 접근성이 현저하게 떨어져 유저 이탈이 가속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물론, 서비스가 장기화되면서 충성 유저를 제외한 신규 유저 확보를 위한 마케팅을 일환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사실, MMORPG는 부분유료화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정액제가 아닌, 부분유료화는 MMORPG에서 어떻게든지 밸런스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모바일 MMORPG를 보면 과금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 간의 갭은 콘트롤이나, 플레이 타임으로 좁힐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공성전, 보스 레이드 등과 같은 핵심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과금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 달에 2만 원 대의 가격을 지불하고 동일한 조건에서 플레이하던 시절에는 누구나 노력하면 강해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 달에 수백만 원은 우습고 라인 길드에서 메인 캐릭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억 원을 과금해야 하는 이 현실이 슬픈 것은 비단 기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환경이 자꾸 게임 방송에서 대리 만족을 느끼는 시청자로 유저들을 전락시키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유튜브 관련 영상만 보더라도, ‘수억 원 캐릭터 공개’, ‘100만 다이야 뽑기 결과는’ 등의 과금에만 맞춰진 자극적인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부분유료화로 최고의 효과를 보고 있으니, 아마 다시 정액제로 회귀할 생각은 1도 없을 것이다. 이미 트렌드가 굳혀진 상황으로, 회사의 경우에도 이익을 극대화해야하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 낭만을 떠올리면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어하는 유저들은 아직도 다수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월 정액 3만 원으로 충분히 게임의 재미를 즐기고, 많은 이들과 만나면서 소주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그런 MMORPG가 이제는 모바일에서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기에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 또한 덧붙이고 싶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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