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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타다와 유니콘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0.03.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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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3호 기사]

최근 국내에서 유니콘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벤처기업을 말한다. 국가 경쟁력과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서는 이런 유니콘 벤처 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무척 좋은 이야기이다.

얼마 전 일명 “타다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현행 타다 서비스는 불법이 되는 것으로 정해졌다. 필자는 타다 서비스 자체를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타다 서비스 중 만족하는 부분도 있고, 불만인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기존 법에서 합법으로 판단한 서비스를 법률을 개정해 불법으로 만든 사례이며, 작은 벤처기업에 행해진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산업과  새로운 산업의 상생을 위한 법이라고 말하지만, 새로운 산업은 불법이 됐고, 기존 산업은 보호를 받았다. 거기에 이용자의 선택권은 반영되지 않았다.

유니콘은 상상의 동물이다. 그 만큼 현실에는 보기 힘든 존재이다. 국내 벤처 기업의 역사는 아무리 짧게 잡아도 20년이 넘었고, 그 기간 100만개가 넘는 법인이 설립됐다. 국내 유니콘 기업의 수는 10개 정도이니, 창업 기업이 유니콘이 될 확률은 0.001%도 되지 않는다. 많은 벤처 기업들은 기존 산업의 사업 모델을 개선하고, 기존 산업과 경쟁하여 유니콘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창업한다. 수많은 준비를 하고, 투자를 하여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소지자가 선택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그것은 창업자가 책임질 문제이다. 그러나 소비자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기존 사업자의 투정을 국회가 손 들어줘서는 망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소비자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노력은 기존 사업자가 할 일이다. 모든 창업 기업은 기존 사업자의 시장을 뺏으며 성장한다. 아마존도 기존 유통 사업자의 시장을 잠식하며 성장했고, 테슬라도 기존 자동차 시장을 잠식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구산업의 시장을 잠식하지 않고, 유니콘이 되는 벤처 기업은 없다.

이번 결정은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유니콘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죽인 일이며, 앞으로도 국내에서 기존 산업과 충돌하는 벤처기업이 언제든지 기존 사업자 카르텔의 압박으로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을 국회가 보여준 것이다. 어차피 전통 택시 산업은 이대로 갈 수 없다. 이미 소비자는 타다를 이용해 보았고, 기존 택시에 대한 불만은 더 높아졌다. 이번 결정은 새로운 신인 선수로 전력을 보강해야 하는 야구팀이 은퇴를 앞둔 노장 선수를 지키기 위해 신인 선수를 퇴출한 것과 같다. 그 신인 선수가 나중에 어떤 선수가 될지는 몰라도 최소한 그 팀에 다른 좋은 신인 선수가 입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대 역행적 결정이다.

국내 유니콘의 대표 기업 중 하나가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다. 게임 산업은 중독법의 공격도 받았고, 다양한 규제 공격도 받았다. 언제 갑자기 망중립성 개정안이 나와 이용자의 인터넷 사용 요금을 게임업체에게 부과할지도 모른다. 이런 불안함 속에서 창업해야 하는 환경이 지속된다면, 유니콘은 더 보기 힘들어질 것이다. 진짜 상상속의 유니콘의 될지도 모른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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