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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03.26 09:40
  • 수정 2020.03.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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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3호 기사]

기자의 주변에는 게임이나 웹툰, 소설 등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단순 선호를 넘어 관련업계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게임업계 전문지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사회진출 전 단계에 있는 학생들의 상담 요청도 꽤나 받는 편이다.

씁쓸한 사실은, 이들에게 자신 있게 콘텐츠업계를 추천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로망과 다른 현실 때문이다. 기자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 상당수가 콘텐츠업계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품고 있다. 창의성을 요구하기에 자유분방하고, 제약이 별로 없다는 등의 식이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경험한 업계의 모습은 상당히 다르다. 제조업 수준으로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다. 제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진 고급 인력들이 상당량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라서, ‘언차티드’와 ‘라스트 오브 어스’로 유명한 너티독 역시 강도높은 노동으로 유명하다. 반도체 업계의 근무 관행을 두고 흔히 ‘공밀레’로 비유하곤 하는데, 게임산업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차이가 있다면, 게임산업의 경우 종사자들의 열정이 뒷받침된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종사자 치고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을 찾기 어렵다. 사업, 마케팅 등 비개발 부서 인력들도 게임에 대한 열정이 상당히 뜨겁다. 모 관계자는 업계인들이 모이는 ‘지스타’ 출장길에 콘솔 게임기를 가져와 다른 이들과 함께 게임을 즐겼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타 업계와 달리 게임 기자들 역시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열성 소비자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열정은 무엇으로 보상받아야 할까. 혹자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고, 또 어떤 이는 금전으로 보상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기자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혹은 ‘게임 러버’로서, 둘 다 괜찮은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한 업계 종사자가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방역 당국에서 공개한 그의 동선을 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의 젊음과 열정, 건강까지 불태운 대가를 과연 그는 받았을까. 부디 그랬길 바라며, 그의 쾌유를 빈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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