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쩍벌남과 다꼬녀같은 저격방송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0.04.12 09:0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령 774호 기사]

‘쩍벌남’, ‘다꼬녀’ 이런 단어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지하철 등의 대중 교통에서 다리를 과하게 벌리고 앉아 옆의 승객에게 불편을 주거나, 다리를 꼬고 앉아 앞의 승객에게 불편을 주는 공중예절이 부족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런 공중예절이 부족한 사람 유형에서 이제는 사라진 유형이 있다. ‘신문 펼쳐보는 사람’이라는 유형이다. 불과 십년 전 지하철 예절 캠페인에는 ‘신문은 접어서 보고, 내릴 때 가지고 내리자’는 캠페인이 있었으나, 지금은 지하철에서 신문을 보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그만큼 신문을 보는 사람이 줄어든 영향이다.
현재 대부분의 중년층 이하는 종이 신문을 거의 읽지 않는다. 필자의 경우도 본지를 제외하면 최근 몇 년간 종이 신문을 읽은 횟수가 손으로 꼽는다. 대부분의 뉴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읽고 있다.

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국내 주요 언론사의 매출은 독자 감소에 비하여 크게 줄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독자는 크게 줄었으나, 광고 매출은 크게 줄지 않았다. 유동인구가 대폭 줄었는데 상가 임대료는 떨어지지 않은 것처럼 이해가 안 되는 현상이다. 임대료를 낮추지 않아도 임대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가 광고주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이다. 언론이 제대로 된 비판 기능을 하지 못하니 점점 신뢰를 잃어가고, 신뢰가 없으니 독자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나마 새로운 기기에 익숙하지 못한 노년층과 장년층이 전통 미디어를 지켜주고 있어 일정 수준은 유지하는 중이다. 그 결과 지금 대한민국 언론의 신뢰도는 주요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본지 771호에서 김상현 편집국장이 쓴 인터넷 저격 방송에 대한 글을 읽었다. 몇 몇 유명 인터넷 게임 방송에서 구독자를 근거로 과한 광고료를 요구하고, 광고를 하지 않으면 악의적인 평가를 방송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인터넷 방송은 하나의 대안 미디어로 주목받아왔다. 그들은 소비자의 입장에 서 있다는 이유로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았으며, 신뢰를 받았다. 미디어의 생명은 신뢰이다. 신뢰를 잃는 순간 그들의 목소리는 소음과 다름없다. 그러나 악의적인 저격 방송은 그들의 신뢰를 갈아먹을 것이다. 신뢰를 잃는 순간 그들은 서있을 자리도, 신뢰도, 명성도, 명예도 다 잃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지속적인 지지를 보내줄 노년층도 장년층도 없다.

십년 전 출근길 지하철역 앞에는 많은 종류의 무료 신문을 나눠주었다. 필자 역시 2~3개를 챙겨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지하철에서는 그것들을 볼 수 없다. 필자는 인터넷 게임 방송이 이렇게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많은 게임 방송이 게이머들에게 신뢰를 받기 바란다. 신뢰받는 많은 게임 방송이 게임의 저변을 늘려주기 바라고, 게임의 이미지 개선에 기여하길 바란다. 그러나 이런 저격방송이 계속 문제가 된다면, 쩍벌남, 다꼬녀 추방 캠페인처럼 인터넷 게임 방송 추방 캠페인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