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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존키트] 홈조이의 몰락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0.05.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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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6호 기사]

2010년 가정용 청소 서비스를 내세운 스타트업 ‘홈조이’는 저렴한 청소 비용과 모바일 예약 플랫폼으로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좋은 스타트를 보였다. 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한 지 만 5년, ‘홈조이’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홈조이’의 철수는 청소 용역 인력들의 소송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그 뒤로 서비스 자체에 문제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스타트업들에게 교훈을 남기고 있다.

‘홈조이’가 실패한 첫 번째 원인은 상생 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홈조이’는 청소를 대행해주는 사람들에게 50%의 수수료를 요구했다. 이렇게 과다하게 책정된 수수료는 ‘홈조이’를 통해 청소업을 하는 사람들의 반감을 불러왔다. 이는 곧 청소업자와 고객 사이의 직접 거래로 이어졌고, ‘홈조이’는 새로운 고객을 영입하는 영업 도구가 됐다. 좋은 서비스와 퀄리티를 앞세운 청소업자들은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자 더는 ‘홈조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홈조이’를 청소 퀄리티가 떨어지는 청소업자들만 사용하면서 서비스 품질도 시작 시점과 비교해 급감했다.

반면, 경쟁자인 ‘핸디’는 서비스 전문가로 등록한 파트너에게 시간당 20~40달러 수준의 시급을 보장했다. 또한, 사용자에게 서비스 요금을 받거나 팁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해, 파트너와 사용자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더욱이, 서비스 전문가에 대한 교육, 테스트, 검수 등의 시스템을 구축하며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 퀄리티를 유지했다.
‘홈조이’의 두 번째 실패 원인은 고객의 니즈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홈조이’는 ‘온디맨드 홈서비스’를 선언하며 사업에 나섰지만, 사실상 청소라는 틀에 한정됐다. 반면 경쟁자인 ‘핸디’는 청소, 수리, 교체, 정원 관리 등의 서비스를 추가해 진정한 의미의 홈서비스를 창출했다.

‘핸디’는 1분 내 모든 서비스를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이는 ‘홈조이’를 사용하며 갈증을 느낀 소비자를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더불어, ‘홈조이’의 문제로 지적된 불공정한 매칭 시스템을 개선해 거리, 평점, 시간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프리랜서 서비스 전문가와 소비자를 연결했다. 이러한 서비스 개선은 곧 서비스 만족도로 이어지며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가능하게 했다.

* 박병록 칼럼니스트는 게임 전문지 기자를 시작으로 게임/IT 업계와 인연을 쌓아왔다. 이 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게임과 IT 분야에서 VC, 스타트업 코파운더, 스타트업 창업 등의 경험을 했다. 실패를 통해 얻은 스타트업의 생존 노하우를 코너를 통해 전하고자 한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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