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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 블록]美,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놓고 CBDC ‘화두’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05.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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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빚어진 혼선 때문이다. 실물 화폐의 감염 우려를 낮추고 재난지원금 지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중앙은행의 발행 및 관리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각국에서 CBDC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어떤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미국에서 CBDC, 소위 ‘디지털 달러’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기 시작한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이 있었다. 지난 3월 미국 상·하원 의회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에 국민이 개별 계좌를 개설하고록 하고, 각종 지원금을 해당 계좌로 바로 지급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연이어 발의했다. 4월 중순에는 코로나19 경기부양법안이 통과되고 1인당 1,200달러의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은 지원금을 받지 못했는데, 대부분 이민자 가족 등 은행 계좌가 없거나 국세청에 등록된 계좌가 없는 이들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가장 절실한 금융소외층이 사각지대로 내몰린 것이다.

최근 주변국에서 들리고 있는 CBDC 연구개발 소식도 관련 논의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해당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스웨덴, 한국 중앙은행들이 관련 연구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특히 중국은 일부 지역에서 테스트에 돌입했으며, 스웨덴역시 연내 테스트에 돌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의회를 중심으로 CBDC 논쟁이 다시금 일어나는 상황이다. 기존 시스템 하에서는 재무부에서 현금을 입금하거나 수표를 지급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CBDC를 활용하게 되면 이같은 절차를 간소화해 지급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CBDC 도입은 금융소외층을 아우르면서도 보다 효과적인 결제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으며, 화폐 정책을 운용하는 데도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실물 화폐가 감염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된 의학적 근거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지만, 한국이나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화폐 오염에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디지털 달러’ 발행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감지된다. 관련 법안이나 사용처 등 인프라가 전혀 구축돼있지 않고, 테스트 등의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IMF는 시중은행의 역할이 축소되고 중앙은행의 역할이 대폭 커지는데, 이렇게 되면 경기 호황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위험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에 걸리게 되는 부담도 적지 않다. 발행 및 유지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거니와, 시장 반응을 살피는 책임까지 중앙은행이 떠안아야 한다. 그러나 미 의회를 중심으로 이같은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는 점은 CBDC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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