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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한 장의 차이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05.18 10:04
  • 수정 2020.05.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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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6호 기사]

최근 모 게임에서 표절 논란이 일어나 시끌벅적했다. 전체적인 일러스트는 일본의 어느 만화를, 게임 자체는 국내 인디게임을 표절했다는 것이 골자다. 결국 그 게임은 출시 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살펴본 그 게임의 각 요소들은 너무하다 싶은 수준이다.

음악 애호가인 기자는 이같은 풍경이 꽤나 익숙한 편이다. 심심찮게 표절 시비가 일어나는 곳이 바로 음악계이기 때문이다. 다만 음악에서의 표절 논란은 ‘장르적 유사성’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가려내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심지어 ‘좀 심했다’ 싶은 곡조차도 그렇게 어영부영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쯤에서 표절과 오마주의 차이를 떠올려보게 된다. 해당 만화나 게임을 좋아해서 한번쯤 비슷한 느낌을 표현해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실제로 표절과 오마주는 ‘종이 한 장 차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이 내놓은 결과물은 오마주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 게임을 만든 곳에서 소비자들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서비스를 종료했다는 점이다. 사실 법정 싸움으로 간다 해도 길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결과 역시 찜찜한 구석이 남는 경우가 상당수다. 그동안 서비스를 강행한다고 해도 막을 방법은 딱히 없는 것도 사실이라, 원작자의 피해는 상당량 누적될 것이다.

이 사건에서 기자가 느끼는 바를 정리하자면, 게임 개발도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는 말이나 슬로건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스스로의 행동으로 증명해보이는 것이 진짜 정의가 아닐까 싶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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