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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준 서울대 교수 “‘게임이용장애’ 도입 시, 연간 5조 원 피해”

  • 시청=정우준 기자 coz@khplus.kr
  • 입력 2020.05.2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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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세계보건기구)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시, 매출과 고용 등 대다수 게임산업 관련 지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했다.
이와 관련해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5월 28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A에서 열린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의 경제적 효과 분석’ 토론회에서 그간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사진=경향게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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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에 나선 유병준 교수는 “‘게임이용장애’ 질병분류는 추가적인 규제와 국제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부정적 인식 확산이나 관련 산업 위축 등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직·간접적 효과를 분석했다”고 연구의도를 밝혔다.
먼저 유 교수와 전성민 가천대 교수, 강형구 한양대 교수가 참여한 연구팀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효과를 다차원적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유사 사례를 통한 비교분석이나 설문조사, 계량적 규제효과 수치계산 등의 작업이 이뤄졌다. 다만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의식 변화를 신체적 신호로 확인하는 fMRI 실험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이 연기됐다.
 

사진=경향게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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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연구팀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으로 산업 전반의 매출 및 고용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유사사례 비교유추 연구에서 담배·사행·만화산업은 규제 도입 이후 큰 폭의 매출 감소가 발생했는데, 이를 ‘게임이용장애’에 대입할 경우 연평균 최대 3조 5,206억 원의 매출액이 줄어든다. 여기에 매년 불필요한 국가적 손실은 약 8,648억 원씩 발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의무 부담금과 신규 의료수요로 인한 부정적인 간접효과도 우려된다. 지난 2013년 손인춘 의원이 발의했던 법률안을 기준으로 연간 약 7,000억 원의 부담금이 생겨나며, 게임과몰입 치료를 위해 매년 1,131억 6,300만 원의 사회적 의료비용도 발생 가능하다. 특히 인터넷이나 SNS 중독 등으로 확대될 경우, 연매출 약 40조 원 규모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 약 1,416억 원의 부담금이 매년 부과되게 된다.
 

사진=경향게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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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게임산업의 생산유발계수가 1.4에 달하는 만큼,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으로 관련 산업 전반에서 총 5조 2,526억 원의 생산 감소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더불어 30대 이하 고용률이 높은 산업 특성 상 최대 34,007명의 고용기회 감소도 예상된다. 해당 지표에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5,000번 반복한 결과, ‘게임이용장애’ 질병분류로 인한 총생산 및 고용 감소효과가 예상보다 높을 확률도 62%에 달한다.
아울러 총 503명의 응답자가 참여한 설문조사에서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시 취지와 전혀 다른 효과가 도출된다는 데이터도 발견됐다. 전체 응답자 중 47.9%가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34.8%의 응답자는 자신의 게임수준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정상집단과 과몰입위험군을 비교할 때, ‘게임이용장애’ 도입 이후 구매 감소 의사는 정상집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즉, 개선이 필요한 집단이 반응하지 않는다면 정책의 효과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개인보호 논리에 치우친 나머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으로 인한 경제적·산업적 피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단순히 입안건수만을 자랑하기보다 각 법안이나 정책이 얼마나 성과를 거뒀고 부정적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꼼꼼히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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